2010년대가 끝났다. 2020이란 숫자는 세상이 눈에 띄게 바뀔 듯한 느낌을 주지만, 결국 중요 이슈는 과거에서 조금씩 흐름이 바뀐 채 이어지기 마련이다.

게임계를 둘러싼 이슈 역시 연장선에 서 있다. 2020년 연말 결산이 벌써 어느 정도 예상될 만큼, 이미 정해졌다고 할 만큼의 관심사들이 많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보내고 또다시 다사다난할 2020년을 미리 바라봤다. 올해는 아래 이슈들이 조금 더 즐거운 결과로 다가오기를 바라며.

1. 총선 뒤 '21대 국회', 게임계에 줄 영향은?

첫 전환점은 4월 국회의원 총선거다. 세상 모든 일이 정치와 떨어질 수 없지만 지금 게임산업은 특히 중요한 화제 위에 놓였다. 게임을 둘러싼 진흥안과 규제안이 엇갈리며 수많은 발의가 계류되고 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지정 여부를 둘러싼 민관협의체가 활동할 내용이다.

현재 정계에서 게임산업은 정당보다 의원 개인의 시각에 따라 입장이 나뉜다. '친게임'과 '반게임'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재선 여부와, 새로 모습을 보일 구성원들이 가지는 게임 인식이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이 어떻게 구성될지도 중요하다. 양쪽 방향에서 민관협의체를 움직이게 될 축이기 때문이다.

2. 리니지M-리니지2M의 '아성', 올해도 유지될까?

2017년부터 리니지M이었고, 이제 리니지2M까지 가세했다. 모바일로 재탄생한 리니지 2종이 매출 1위와 2위 자리를 굳혔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장기 공동집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게임계에 '리니지'라는 세 글자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하는 현상이다.

올해도 모바일 플랫폼으로는 많은 신작이 기다리는 만큼 경쟁사들의 해법도 궁금해진다. 리니지와 비슷한 장르를 뛰어넘거나, 다른 게임성으로 차트를 흔들거나, 혹은 다른 플랫폼으로 돌파구를 여는 등 다양한 시도가 기획됐다. 아직까지는 큰 결과물이 없었다. 올해부터 게임계 전체에 던져진 숙제라고 볼 수 있다.

3. 3년째 닫힌 중국 판호, 올해는 열릴까?

2017년부터 한국게임은 판호의 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판호는 중국 정부가 국내외 게임들에게 발급해주는 서비스 허가다. 한동안은 외산 게임뿐 아니라 자국 게임마저 판호를 발급하지 않는 기간도 이어졌다.

2019년 초 드디어 게임 판호를 다시 발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외 게임에게 지급하는 외자판호까지 발급했지만 그 목록에 한국게임만큼은 없었다. 유독 한국게임을 철저히 배제하는 현상에 대해, 게임산업 경쟁 상대에 대한 견제가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문체부가 나서서 중국 기관들과 만나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지만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한국게임의 판호를 막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판호 발급은 명확한 기준이 없고, 판호가 나오지 않는 이유도 밝혀지지 않는다. 올해는 굳게 닫힌 문이 열릴 수 있을까.

4. '고개 숙인' LCK와 라이엇코리아, 명예 회복하는 해 만들까?

작년 국내 e스포츠에서 가장 큰 파문을 불러온 사건은 '그리핀 사태'였다. 게임 관련 주제가 청와대 국민청원 20만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김대호 전 감독의 폭로로 드러난 그리핀 게임단의 '카나비' 서진혁 선수 노예계약은 e스포츠 불공정계약 문제 전체로 번졌다. 하태경, 이동섭 의원까지 참여한 끝에 어느 정도 일단락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2020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라이엇코리아는 김대호 감독에게 폭행 의혹만으로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가 보복성 의심을 샀고, 현재 유보 결정으로 선회했다. '도란' 최현준 선수에게 내린 징계 역시 부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고, 차후 LCK 운영위원회 시스템 개선 방안도 확실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향한 대답은 아직 남아 있다.

관련 리그인 LCK의 성적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우승을 석권했지만, 최근 2년 동안 결승에 팀을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리그 내외에서 큰 지각변동을 겪은 뒤 맞이한 2020년, LCK가 다시 세계 최고 LoL 리그라는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5. 연말 차세대 콘솔 전쟁, 소니와 MS 중 누가 웃을까?

과거 PS3 대 Xbox360 대결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웃었다. 다음 승부는 PS4를 앞세운 소니의 압승이었다. 2020년 막바지는 그 다음 세대의 대결이 열린다. PS5와 Xbox시리즈X가 나란히 홀리데이 시즌 출시를 예고했다.

휴대 기능 및 독립적 IP를 보유한 닌텐도 기기와 다르게, 소니와 MS는 거치형 콘솔 플랫폼 포지션이 겹치면서 항상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Xbox시리즈X는 지난 12월 더게임어워드에서 정식 발표를 가졌고, PS5는 2월경 플레이스테이션 행사에서 정보를 공개할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계를 뒤흔들 전쟁의 결과물이 2020년 마지막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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