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레이드로 맞이한 봄날은 맑았다. 하지만 날씨가 영원히 같을 수는 없다. 올해는 베스파의 다음 계절을 지켜봐야 하는 전환점이다.

킹스레이드가 입소문으로 역주행한 뒤 글로벌 '대박'까지 기록하면서, 베스파는 단숨에 주목할 만한 중견 회사로 떠올랐다. 킹스레이드는 곧 3주년을 맞이한다. 존립이 불투명하던 영세 기업에서 전세계에 게임을 선보이는 위치까지 왔다. 중소기업 성공신화라고 표현하기 충분하다.

2020년 베스파는 6종 가량의 신작 출시를 목표로 한다. 게임사 규모에 비해 많은 규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오랜 시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다. 자회사 개발작을 통한 서비스 준비도 포함된다.

주목 포인트는 '포스트 킹스레이드'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 하나만으로 2018년 매출 124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역시 1천억 매출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년 대비 감소한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올해 다양한 신작을 예고한 것도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자회사 코쿤게임즈의 신작은 출시를 눈앞에 둔 상태다. 모바일 MMO 전략게임 임모탈즈: 엔드리스 워페어(Immortals: Endless Warfare)는 이미 유럽과 북미, 동남아 일대 5개 국가에서 소프트런칭을 진행 중이며 준수한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며, 장르 특성상 글로벌 시장 잠재력에 특히 기대가 몰린다. 그밖에 캐주얼 및 퍼즐게임들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킹스레이드 IP를 활용한 게임들이다. 현재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에서 각각 개발 중으로 알려져 있다. 속도보다 품질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만큼, 언제쯤 세부적인 정보를 공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킹스레이드의 2019년은 평화롭지 않았다. 연초부터 개발과 운영 측면에서 각종 이슈가 발생하며 진통을 앓았고, 실적 역시 전성기에 비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내 매출에서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점은 불안 요소를 남긴다.

9월 업데이트한 소울웨폰에서 밸런스에 큰 변화를 줬다. 캐릭터별 전용무기를 극적으로 강화하는 콘텐츠로, 관련 설정과 스토리도 함께 공을 들이면서 색다른 플레이 경험을 시도했다. 하지만 캐릭터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뛰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벌어졌고, PvP 경쟁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소울웨폰 발동 그래픽이 평균적으로 아쉽다는 유저 의견도 흘러나왔다.

다양한 건의와 우려가 맞물리는 가운데,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의 세계관과 미디어를 동시에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 게임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걸그룹 드림캐쳐와의 콜라보레이션은 각별한 인상을 남겼다. 아이돌 그룹의 정식 활동 타이틀('Deja Vu')에 게임 메인 스토리를 결합하고, 메인보컬 시연이 참여해 킹스레이드 OST 'Blind Days'를 부른 것. 지난달 드림캐쳐 다미, 클래스메이트 병민, 디원스(D1CE) 우진영 등 K-POP 보컬이 다수 참여한 프로모션 영상 'Not a Dream'을 공개했다.

결과물의 퀄리티도 훌륭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점은 미래 가치를 다져나갔다는 점이다. 서로 세계관을 맞춰나가며 협업 콘텐츠를 완성했고, 글로벌 활동력이 높은 것을 이용해 시너지를 냈다. 작품과 사업 양방향에서 만족스러운 일이다.

킹스레이드 애니메이션 제작 소식도 베스파의 그림 중 일부를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원작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반영하되, 새로운 시점과 각색으로 풍성한 이야기 볼륨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개될 신작 게임과 어우러질 '킹스레이드 미디어 프랜차이즈'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스파는 2013년 김진수 대표와 이재익 이사 2인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3년의 암흑기를 걸었고, 3년의 성장기로 날아올랐다. 이제 다음 3년을 바라볼 차례다. 킹스레이드 신화 다음은 어떤 스토리가 자리잡을까. 확장과 진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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