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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굿즈' 시장, 크고 아름다워졌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1.28 15:53

캐릭터 굿즈 사업은 언제나 황금시장이었다. 국내 게임 굿즈의 규모와 퀄리티는 한 발 늦어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 그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3N'부터 움직임은 감지되어 왔다. 엔씨소프트는 2018년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Spoonz)를 공개했고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캐릭터 사업에 공들여왔다. 넷마블도 자사 캐릭터들인 넷마블프렌즈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스토어를 운영하며 대표 게임들의 굿즈 판매를 늘렸다.

넥슨 역시 자체 굿즈사업을 강화했지만, 그보다 주목할 점은 네코제를 통한 새로운 모델 창조다. 2015년부터 키워온 네코제는 유저들이 2차창작을 서로 판매 및 구매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했다. 수익이 아닌 문화사업 및 팬서비스의 취지를 가지며, 실제로 시간이 흐를수록 정기적인 문화축제 형식으로 정착해나가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 공간이 급증하는 것도 특징이다. 홍대 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상시 및 임시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예스24가 2017년 오픈한 서브컬처 복합매장인 홍대던전은 게임 굿즈를 다채롭게 판매하면서 이목을 끌었고, 뱅드림과 킹스레이드 등 국내 서비스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열어 기간제로 판매 공간을 마련했다.

게임브릿지가 2018년 오픈한 꿀템카페 역시 짧은 기간에 인지도를 높였다. 카페와 매장이 혼합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넥슨의 네코제스토어나 웹젠 굿즈스토어 등 다양한 게임사의 상품이 자리잡았다. 2020년 오프라인 매장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스타와 작가, 클리에이터까지 아우르는 마니아 플랫폼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캐릭터 굿즈사업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게임은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이다. 작년 11월 오븐브레이크 3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쿠키런 OST 한정판 패키지는 첫 예약판매를 24시간 만에 매진시키면서 3차 예약까지 연장됐다. 일러스트 미니북, 2020년 달력, 트랙카드 등 구성물에서 훌륭한 디자인을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겨울을 맞이하며 등장한 쿠키런 윈터 티타임 세트는 특히 여심을 사로잡은 상품이다. 컵과 컵받침을 포함해 감상과 장식에 모두 활용 가능한 미니북 구성이 겨울 콘셉트로 통일되면서 구매욕을 자극했다. 우리카드와 제휴해 선보인 '카드의 정석 COOKIE CHECK' 쿠키런 디자인 역시 이름과의 궁합까지 맞물리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저예산 및 인디게임들 역시 오래 전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굿즈를 준비해나갔다. 그 흐름도 점차 전문화되고 있다. 캐릭터 상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외주업체가 많아지면서 공정이 수월해진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에코백과 컵홀더 같은 간단한 제품에서 머무르던 과거와 달리, 텀블러부터 시작해 피규어까지 사전제작되는 사례도 보인다.

게임계 초창기에 캐릭터 및 굿즈 사업이 유독 정체된 이유는 다양하다. 내부에 제작 노하우가 없었다는 점이 먼저 꼽힌다. 그래픽과 실물은 디자인에서 큰 차이가 있고, 접근 방법과 판매 방식도 다르다. 제작하더라도 조악한 품질로 인해 유저들의 2차창작에 비교당하면서 비판받는 일도 흔했다.

특정 콘텐츠의 굿즈는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품질이 뒤떨어지면 팔리지 않는 현상을 보인다. '가성비' 개념이 없는 시장이다. 거기에 사전에 수요 조사를 가져도 실제 판매와 괴리가 커 부담이 컸다는 말도 나온다.

한 사업부 관계자는 "과거 게임 굿즈는 수요 예측부터 어려움이 있었고, 품질이 좋지 않으면 모두 악성 재고로 남아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지금은 유저 구매력 증가와 함께 외주 업체와의 협업도 활발해지면서 퀄리티와 판매량을 보장 가능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답변했다.

평균적으로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세븐나이츠 굿즈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게임사 규모가 성장했고, 디자인 역량도 한층 발전했다. 또한 디자인 관련 업체가 많아지면서 외주 및 협업도 순조로워졌다. 

'굿즈'의 개념과 가치를 향한 인식도 달라졌다. '키덜트' 열풍이 말하듯 세대를 불문하고 취미생활에 지갑을 여는 모습을 보이지만, 10대와 20대에서도 스스로 즐기는 콘텐츠의 기념물을 소장하려는 성향이 더 강해졌다. 타인과 가족의 눈치로 인해 상품 구매를 자제하던 소비자들이 점차 제약을 거두는 모습이다. 1인 혹은 2인 가구의 증가도 무관하지 않다.

가장 큰 포인트는 게임 유저의 충성도와 구매력 상승이다. 국내 게임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장수 IP도 늘어났고, 게임에 애착을 가지는 유저 비중도 늘었다.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흔히 나오는 "Take my Money"라는 말이 상징하듯, 아끼는 콘텐츠에서 매력적인 물건이 나오면 소장하려 드는 것은 당연한 욕구가 됐다.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결국 캐릭터로 움직인다. 게임계가 정체기라고 하지만, 한 발짝 나아간 지점이 있다는 것을 굿즈 사업의 확대가 증명한다. 2020년 유저들을 설레게 할 '덕질' 굿즈는 어떤 것들이 나올까. 그것을 기다리는 것도 게임계를 짚어보는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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