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동안 던파는 업데이트로 인플레이션의 주범인 작업장 계정을 저격해왔다. 작업장 계정이 악용하던 던전 클리어 보상과 파티 플레이 혜택을 하향 조정하고 계정 내 동일 전직 캐릭터로 일반 던전 반복 클리어 보상도 줄였다.

패치의 방향성은 명확했다. 다수의 아수라, 아이올로스로 던파의 넉넉한 일반 던전 보상을 악용하고 골드를 생산하는 진원지를 끊겠다는 의도다. 교환불가 장비인 레전더리와 에픽 장비가 보편화되면서 골드 인플레이션 문제는 ‘보이지않는손’을 벗어나 운영상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과 제한적인 골드 소비처로 칭호와 크리처, 엠블렘 등 구매 가능한 품목들의 가격은 상승하던 상황이다. 신규 유저뿐만 아니라 현역 유저들도 소위 광부, 노가다로 골드 벌이에 나선다 할지라도 노력 대비 가치가 워낙 낮다보니, 작업장 유저에게 골드를 구매하는 방법을 추천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던파는 시즌7 귀환 업데이트에 여귀검사 3차 각성, 최고레벨 확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대거 포함했다. 던전 골드 보상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거래 가능한 레전더리, 에픽 장비를 추가하고 파격적인 강화대란 이벤트로 골드 소비를 유도했다.

특히, 신규 수집 던전 폭풍의항로와 홍옥의저주 진입장벽을 끌어올려, 작업장 계정의 출입을 미연에 방지했다. 두 던전의 필요 항마력은 5,540 이상으로 레전더리 등급의 이상의 장비 세트를 요구한다. 파티 플레이 시 몬스터 체력이 몇 배로 늘어나는 점을 감안한다면 작업장 계정의 양산형 캐릭터로는 클리어하기 어렵다.

공략 과정도 단순하지 않다. 폭풍의항로는 과거 특수 던전에서 등장한 보스몬스터가 매 판마다 랜덤하게 등장한다. 이러한 랜덤 인카운터는 검은신전에서도 볼 수 있는데, 매번 보스 몬스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작업장의 매크로를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던전에서 모을 수 있는 아이올라이트와 시간의 인도석은 각각 새김-계승 재료이자 천공의인도 입장재료로 경매장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 수집던전뿐만 아니라 100레벨 신규 던전 대부분에서 소량 수집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과도기를 지난다면 안정적인 골드 수급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까지 진행한 강화대란 이벤트도 효과적이었다. 새김-계승 업데이트와 대폭 상승한 강화확률에 힘입어 이벤트가 끝나기 직전까지, 특수지역 채널로 유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00만 골드를 호가하는 고강 100레벨 장비 강화 비용을 감안하면 막대한 양의 골드가 회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패치에 따른 변화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이템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골드 가격은 업데이트 이전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작업장 계정을 저격한 던파의 인플레이션 해소 조치가 적중한 셈이다.

골드의 가치가 안정되면 경매장 시세 또한 합리적인 선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최고레벨을 달성할 수 있고 신규 엔드 콘텐츠 시로코 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책정된 칭호와 크리쳐, 엠블렘 등의 가격이 안정화된다면 신규, 복귀 유저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패치의 완성도를 높일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던전의 실질적인 골드 수급원은 시간의결정과 아이올라이트인데, 경매장을 거치다 보니 아이템 시세에 따라 골드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 캐릭터 3차 각성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어, 수급원의 가치는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

또한 100레벨 에픽, 신화장비 드랍 던전에서도 장비와 더불어 시간의결정, 아이올라이트를 모을 수 있어, 굳이 수집 전용 던전을 방문해야할 이유도 설득력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지난 던파 페스티벌에서 골드 인플레이션 해결을 약속했던 강정호 디렉터의 운영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질적이고 경제와 관련된 민감한 문제라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 이른 시기지만 의도했던 방향으로 첫 발을 땠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해볼 만하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