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영웅 로테이션이 5일부터 PTR(Public Test Realm) 서버에 적용됐다.
 
게임의 메타와 영웅 밸런스 조정 등 그동안 수많은 유저들의 요청이 있었던 부분에 블리자드가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영웅 로테이션이란 1주일 동안 사용할 영웅들이 지정되고, 1주일 후 영웅 목록이 바뀌는 시스템이다. 블리자드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총괄 디렉터는 “로테이션이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경기마다 구성을 달리하거나 기간을 조정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며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웅 로테이션은 알고리즘에 의한 무작위 조합이 아닌 오버워치 개발팀이 직접 결정하며, 오로지 경쟁전에만 적용된다. 빠른 대전이나 아케이드 모드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영웅 로테이션이 가져올 순기능은 다채로운 영웅 구성을 활용한 전략성이다. 현재 메타를 주도하고 있는 시그마, 오리사, 모이라 등의 영웅이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경우, 유저들은 대체 영웅을 활용해야 한다.
 
사용되는 영웅이 바뀌면 게임의 양상은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기존과 다른 플레이 경험이 가능하다. 또한 사용 가능 영웅이 주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메타 역시 지속적인 변화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정 메타의 고착화를 방지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역기능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로 예상되는 부분은 유저의 챔피언 풀이다. 오버워치를 즐기는 유저 모두가 여러 캐릭터에 능숙하지 않다. 소위 원챔 유저(하나의 영웅만 플레이하는 유저)라 불리는 이들은 해당 영웅이 금지 목록에 포함됐을 때 경쟁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해당 기간에 경쟁전을 플레이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숙련도가 부족한 다른 영웅을 플레이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자신이나 팀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빠른 대전이나 아케이드 모드는 영웅 로테이션이 적용되지 않아 원하는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오버워치를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경쟁전에서 티어를 높이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만큼, 완벽한 보완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영웅 로테이션이 몇몇 소외된 영웅을 유저들이 플레이하게 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특정 영웅이 로테이션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대체재가 존재해 애쉬, 트레이서, 겐지 등 완전히 버려진 영웅들이 등장하기엔 무리가 있다.
 
영웅 로테이션은 오버워치 리그에도 적용된다. 3월 7일부터 시작하는 2020 시즌 5주 차 일정을 기점으로 매주 하나의 지원 영웅과 돌격 영웅, 두 개의 공격 영웅을 선택할 수 없다.
 
금지 영웅은 최근 2주간 오버워치 리그에서 선택된 빈도를 분석해 각 영웅 그룹에서 무작위로 정해진다. 단, 어떤 영웅도 2주 연속 제외되지 않으며 미드시즌 토너먼트, 플레이-인 토너먼트, 플레이오프 및 그랜드 파이널은 정규 시즌과 달리 모든 영웅의 활용이 가능하다.
 
오버워치 리그는 해당 시스템의 도입으로 팀마다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유도하고, 새로운 영웅 조합을 통해 보다 많은 영웅들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효성은 의문이 남는다. 현재 오버워치는 총 31개의 영웅이 존재한다. 즉, 영웅 로테이션을 도입할 만큼, 풀이 넓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영웅 로테이션이 도입되기 전 메타의 추이를 보더라도 사용되는 영웅의 가짓수는 한정적이다. 4개의 영웅을 제한한다고 해서 새로운 메타가 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블리자드는 영웅 로테이션으로 그동안 오버워치의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방향성은 다소 손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오버워치는 기존 FPS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루시우의 음파 증폭기, 염주를 모티브로 만든 무기를 사용하는 젠야타, 몸 자체가 무기인 레킹볼 등 독창적인 무기와 이를 활용한 개성 있는 전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버워치 인기의 원동력이 이러한 것들이라면, 블리자드는 영웅 로테이션이라는 밴시스템으로 유저의 선택을 제약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메타를 파훼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신규 영웅 추가가 옳은 방향성으로 보인다.
 
마지막 신규 챔피언 시그마가 출시된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오버워치는 다양성을 강조했던 초심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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