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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과금모델 고민이 중요해졌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2.07 18:15

잘 만든 게임도 BM(Business Model)이 없으면 실적을 거둘 수 없다. 인디 및 소규모 게임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모바일 유료게임은 오랜 기간 인디게임들의 활로였다. 가장 간편하고 안전한 모델이다. 개발 규모가 작을수록 볼륨과 기술에서 큰 게임사를 따라잡을 수 없다. 결국 내면의 게임성과 독창성으로 승부해야 했고, 완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정석이 됐다.

그러나 유료게임은 레드오션으로 변모했다. 파이가 커지는 속도에 비해 해외 유명 게임들의 모바일판 이식이 더 빠른 흐름으로 다가왔다. 경쟁률은 높고 리턴은 각박해졌다.

작년 출시해 유료게임 순위권에 생존한 한국 모바일게임은 팀 아렉스의 언노운나이츠와 키위웍스의 마녀의샘4 정도다. 대부분 해외 게임들에게 자리를 내줬고, 순위 변동도 크게 없이 고착되는 현상이 이어진다.

순위권에 들어간다고 해도 탁월한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다. 국내 모바일 유료게임 시장 자체가 매우 작기 때문이다. 가격도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해야 한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10위권 내에 장기간 머물러야 간신히 손해를 면하는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BM를 급격하게 변경하기도 쉽지 않다. 멀티플레이 위주거나 업데이트가 잦은 수집형 게임이라면 새로운 상품을 판매할 법하지만, 소규모 게임은 라이브 서비스 인력의 문제로 이런 방식을 채택하지 못한다. 특히 기승전결이 뚜렷한 게임은 완제품 외 방법이 없다.

크라우드 펀딩은 좋은 대안이지만, 모두가 웃는 것은 아니다

PC 스팀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게임이 늘어난 것도 비슷한 이유를 공유한다. 스팀은 훨씬 큰 시장인 동시에 가격 저항이 비교적 적다는 장점을 가졌다. 다양한 개발자들이 시장에 도전하면서 크라우드 펀딩도 함께 활기를 띠었다.

펀딩 역시 한계는 존재한다. 실제 게임을 공개하기 전 데모 버전이나 홍보 자료만으로 모금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스토리 중심 게임은 소재나 도입부만으로 이목을 끌 필요가 있었다. 게임 펀딩 성공사례가 미디어에 자주 소개되지만 그 이면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실패 사례가 존재한다.

스팀에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은 환불로 인한 부담 역시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게임은 인디 태그 판매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높은 긍정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크지 않다는 게임 특성으로 인해 대량 환불을 맞이했다. 그 결과 판매량 대비 매출액이 절반 가량으로 급락하는 수난을 겪었다.

인디게임들은 각자 방법을 공유해가며 BM을 진보시키는 움직임을 보인다. 텍스트 로그라이크 서울2033은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는 유료 후원자 버전을 따로 오픈해 기대 이상의 호응을 받았다. 힐링 방치형RPG로 알려진 용사식당은 패키지 판매 이외에 굳이 뽑을 필요가 없는 확률형 아이템을 추가하며 타협 모델을 선보였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결국 게임 수익이 나와야 상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무과금으로 플레이해도 무방한 게임에서 "개발사 힘내라고 지른다"는 말이 나오는 일은 이제 흔하다.

해외에서 널리 정착한 모델을 공격적으로 도입하는 시도는 중요하다. DLC의 잦은 판매도 본편을 쪼개 팔지 않는 이상 이해받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 최근 대세가 된 시즌패스나 게임패스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이상 생각해볼 만하다.

게임에서 특별히 신경 쓴 요소를 별도로 판매하는 것도 매력적인 수단이다. OST나 아트워크, 스토리북 등 조금이라도 수요가 있을 법한 것을 디지털 상품으로 함께 내놓는 형태가 점차 늘고 있다.

최근 화제몰이를 하는 해외 게임 커피토크의 BM

소규모 게임들이 사업적 계산보다 독창성과 소신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작품의 규모와 상관없이 수익은 필수 조건이다.

어느 문화매체든 인디씬에서는 대놓고 '돈'을 이야기하는 일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곤 한다. 게임도 비슷하다. 열정과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면 이익은 알아서 따라올 거라고 도전했다가, 괜찮은 게임을 만들어도 재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젊은 개발자들의 이야기는 종종 들을 수 있다.

'돈 버는 방법'을 향한 토론과 의견 수렴이 활발하게 요구된다. 직접 발로 뛰며 정보를 찾아야 하는 인디게임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보상 없는 창작은 좋은 작품으로 탄생하기 어렵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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