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와 테라 IP(지식재산권) 사이에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에 이름을 남긴 흥행작이지만 모바일게임의 성과는 명확하게 다르다는 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리니지1과 리니지2로 790억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게임 1세대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리마스터와 부분유료화 정책으로 신규, 복귀 유저 진입이 이어졌다. 

모바일게임 매출도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리니지2M을 출시했던 4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증가한 3,629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19년 모바일게임 매출의 3분의 1이 넘는 수치로 리니지 IP는 여전히 엔씨소프트의 메인 캐시카우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대로 테라 IP 모바일게임들은 흥행과 거리를 두고 있다. 테라M과 테라클래식 모두 서비스 초기, 매출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금은 신작들에 밀려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출시한 테라 오리진도 4개월 만에 매출차트 300위권대로 내려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IP 모두 온라인게임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모바일게임으로 거두는 성과는 완전히 다르다. 리니지는 1세대 온라인게임으로 시리즈를 거듭하며 엔씨소프트의 주요 매출원이 된 반면, 테라의 모바일게임은 원작의 명성을 따라잡지 못했다.  

매출차트와 함께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만 보면 단순히 인지도 차이로 빚어진 결과처럼 보일 수 있다. 리니지2M의 사전예약자는 리니지M을 뛰어넘은 700만 명을 기록한 반면, 테라M과 테라 클래식은 200만 명에 그쳤다. 

다른 모바일게임에 비해 200만 명도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경쟁작의 수치를 감안하면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실제로 원작 IP를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450만 명을 기록했으며 특히, 트라하는 신생 IP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예약자 400만 명을 기록했다. 테라 IP의 유무가 흥행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리니지보다 스토리 비중이 높은 테라 IP 특성상, 원작팬의 이탈과 접근성 부족은 약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테라M과 테라 클래식 모두 원작 세계관의 과거 이야기를 마케팅 포인트로 부각했지만 별다른 화제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원작의 유려한 그래픽과 논타게팅 액션도 모바일게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향후 신작이 출시된다 해도 검은사막 모바일과 V4, 리니지2M 등 이들을 넘어설 요소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쉽지 않은 경쟁을 해야할 수밖에 없다.

또한 리니지의 ‘쟁’처럼 테라 IP의 강점을 MMORPG로 부각할만한 콘텐츠도 희미하다. 리니지는 전통적인 PvP 콘텐츠로 유저 경쟁을 유도하고 플레이에 목적성을 부여한다. 또한 경쟁 보상도 크다 보니, 참여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테라에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견인했던 요소는 캐릭터다. 소위 배틀그라운드의 어머니로 알려진 엘린과 고혹적인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케스타닉까지. 캐릭터와 스토리 모두 원작에서는 준수한 퀄리티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강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처럼 테라와 모바일 MMORPG 조합의 신뢰도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IP를 부활시키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MMORPG가 아닌 장르로 원작 세계관을 그린 테라 히어로를 17일 간담회에서 공개한다. 언리얼엔진을 적용한 테라 히어로는 현재 18종의 캐릭터 중 12종의 이미지를 공개했으며, 크래프톤이 직접 서비스할 예정이다. 

원작을 다른 장르로 해석하는 과정은 어려운 작업이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 IP를 수집형RPG 리니지 레드나이츠로 영역 확장을 시도했으나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게다가 원작팬층이 얕은 테라 IP라면 신생 IP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유저들의 이목을 끌만한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바일게임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테라 IP는 반등의 기회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존 흥행작들의 절차를 그대로 밟기보다 테라의 장점을 부각시킬 만한 요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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