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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을 둘러싼 '돈벌이' 시작되나?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2.19 17:26

피 검사, 눈 검사로 게임중독을 진단한다는 연구에 차례로 특허가 등록됐다.

가톨릭대학교 정연준 교수 연구팀은 혈액에서 검출한 순환 마이크로RNA를 분석해 게임중독을 미리 감지하는 기술 특허가 등록됐다고 밝혔다. 유전적 특질을 통해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법을 게임에 적용한 것이다.

이어 한양대학교 임창환 교수 연구팀이 출원한 안구전도 측정법이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눈 깜빡임과 안구의 운동 등으로 게임에 대한 갈망 상태와 게임중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의학계를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게임이 의료 산업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계속됐다. 게임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는 반응과 함께, "답을 정해놓고 치료하려 드는 것 아니냐"는 거친 반응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빈약한 표본, 엄청난 편차... '생사람' 잡는 것 아닌가"

속속들이 등장하는 특허 연구의 핵심에는 2015년 한국연구재단이 발주한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이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약 250억원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다. 보고서에 나타난 연구 표본이 부실하고 예산 집행방향 및 연구 전문성이 불투명하게 나타나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어왔다.

혈액 검사 특허는 게임중독의 '가능성을 예측'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심각하다. 특정 질환이나 니코틴 등 일부 물질의 중독 가능성을 미리 살피는 데에 써온 방법이지만, 문화콘텐츠로 분류된 대상에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는 것.

안구전도에 나타난 갈망 상태를 측정해 게임중독을 진단한다는 주장도 기본 개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WHO의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에서도 갈망 관련 항목은 빠져 있으며,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갈망 현상은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플랫폼과 장르에 의한 차이도 구분되지 않아 조사 전문성에도 물음표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구가 과잉 의료화는 물론, 정말로 상담이 필요한 대상을 제대로 짚어내지도 못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혈액은 유전적 특질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으며 안구전도의 민감도 역시 개인차가 심하다. 즉 선천적 특성에 따라 게임을 적당히 즐기거나 거의 하지 않는 사람까지 게임중독 환자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침 시술로 게임 멀리하세요" 이미 성행하는 無근거 상품들

작년 4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결정과 동시에, 각지에서 게임장애를 치료하겠다는 움직임을 드러냈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것은 일부 한의원들이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게임중독 클리닉이란 이름의 치료 상품을 내놓은 한의원이 나타났고,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 아이들의 뇌가 게임 중독에 취약하기 때문에, 뇌신경 해독과 혈액순환을 돕는 두침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검사 기준과 치료법도 한의원마다 일관된 기준 없이 제각각이다. 치료 방법에 따라 특정 한의원은 한 달치 가격을 50만원 가량 제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치 판단기준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 시작한 치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역시 불분명하다.

게임은 결국 '식탁'에 올라오나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에 국가 예산이 투입된 5년 전부터, 게임을 중독 물질로 전제하고 연구가 진행된다는 지적은 매년 따라오고 있다. 그에 비해 게임 본질에 대한 연구는 비용 면에서 열악했다. "게임을 둘러싼 눈먼 돈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가 없다"는 지적이 따라오는 것은 필연적이다.

게임중독 예방과 치료 명분으로 속속들이 등장하는 특허는, 이러한 치료 상품들의 난립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허 등록이 과학적 신빙성으로 연결되는 인식에서 중요한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부 의학계에서 게임과 뇌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증명하려 애쓰는 것도 정신의학적 치료방법을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존재한다. 자녀가 게임에 빠지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공포를 상업적으로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여기서 나온다.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을 절대적으로 긍정하거나 부정할 것이 아니라, 본질을 향한 연구에 정무부처의 노력과 게임업체의 협조가 함께 어우러져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모두가 게임중독을 치료하겠다고 나서는데, 게임이 무엇인지 말하는 사람은 없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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