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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비슷한 반복, 게임 이벤트가 재미없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2.20 17:33

모든 기념일은 게임 이벤트의 명분이다. 그중에서도 발렌타인 데이는 이벤트계의 명절에 가까운 날이다. 때문에 이벤트를 향한 기대감은 줄어들고 있다.  

게임 경쟁이 강해지면서 온갖 기념일마다 이벤트는 필수적으로 열린다. 보상으로 유저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이번에는 무슨 이벤트가 우리를 맞이할까"란 기대는 이제 유저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이 나올지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용 스테이지가 나온다. 클리어마다 정기적으로, 혹은 확률적으로 이벤트 재화가 나온다. 스테이지 추가 없이 기존 콘텐츠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반복 플레이로 재화를 모아 이벤트 상점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한다'

현재 국내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이벤트 설명을 읽어보면, 십중팔구 이 공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수집형 게임의 경우 한정 캐릭터가 추가되는 정도다. 스테이지에 평상시와 다른 게임성이나 기믹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스킨과 맵 구성만 조금씩 바뀐 채 난이도 옵션을 넣어 추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벤트 매너리즘을 최소화하는 모습은 많이 보인다. 이벤트 스테이지에 메인 스토리에서 미처 다룰 수 없었던 이야기를 넣어 가치를 부여하는 서브컬쳐 게임들이 대표적이다. 코어 유저들에게는 이런 사이드 스토리가 중요한 '떡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도 정성을 들이는 게임도 국내 게임 중에서 많은 비율이 아니다.

이번 발렌타인 베스트 이벤트로 꼽고 싶은 테일즈런너 이심전심 협동퀴즈

실무진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탓하기는 무리가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개발 시간과 인력 부족이다. 대부분 게임사에서 라이브 서비스팀은 인원과 예산을 넉넉하게 잡지 않는다. 기념일은 1개월에 2회 이상 찾아오기도 한다. 개발 코스트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지금의 이벤트 형태다.

한 개발자는 "시간 단위로 일정을 쪼갤 정도로 빡빡하게 돌아가는 라이브 서비스에서, 매번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하고 논의한 뒤 리소스를 새로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존 이벤트 방식을 재활용하고 적당량의 선물 지급"이 최선의 방법이란 것이다.

이벤트 재활용은 리스크 관리에서도 유리하다. 이미 검증된 이벤트 방식은 지겹다고 불만을 내비치는 유저가 있더라도 서비스가 흔들릴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반면 새로운 이벤트를 시도했다가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경우 큰 사고로 번지는 운영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현재 이벤트는 모바일 RPG의 고질적 문제인 빠른 콘텐츠 소모를 막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획일화 상태가 길어지면서 그 자체가 콘텐츠로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 의문은 짙어진다.

탐정런 등 매번 새로운 이벤트로 실적을 끌어올린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더욱 재미있는 이벤트를 위해서는, 내부에서 아이디어를 시도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으로 꼽힌다. 다만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소규모 게임사는 원천적으로 여력이 닿지 않는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중국 수집형게임들의 방식처럼, 기념일 챙기기는 코스튬 판매 정도로 보완하는 대신 이벤트 텀을 길게 가져가는 방향도 고려할 만하다. 짧은 기간에 매달리는 것보다 특색을 가지고 제대로 만드는 이벤트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벤트 과정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저 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매력적이다.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는 게임들이 역으로 주목을 받는 시대다. 새로운 아이디어 논의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인력과 자본을 무기로 삼은 중국, 강력한 IP가 다수 존재하는 일본 사이에서 창의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더 재미있게 하고 싶은 소망도 빠질 수 없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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