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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라이크 액션 '스컬', 완성된 개성과 재미 확인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2.24 13:53

큰 기대만큼 결과를 보여주었다. 보편적인 액션의 맛은 스팀 플랫폼에서도 경쟁력을 가진다. 고유의 개성 역시 뚜렷하다.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의 스컬(Skul)이 지난 19일 스팀 얼리액세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인디게임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BIC페스티벌 등 각종 시연 행사에서 극찬을 받았고, 데모 버전을 통해 개성을 입증해왔다. 여기에 네오위즈의 지원 및 퍼블리싱이 더해지면서 막바지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시작은 순탄하다. 1천 개가 넘은 리뷰에서 긍정률 91%를 유지하는 동시에, 국내 최고 인기게임과 글로벌 인기 10위권이란 쾌거를 함께 이뤘다. 험난한 로그라이크 시장 액션에서 스컬이 유저를 매료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특정 테마와 콘셉트를 내세우는 게임은 많다. 테마를 고유한 게임성으로 녹여내는 데 성공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스컬은 이 지점에서 성공을 거둔 채로 시작한다.

'왜 해골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스컬은 게임 자체로 선명하게 대답한다. 유저가 조작하는 해골은 '머리'를 변신의 비결로 삼는다. 게임 도중에 새로운 머리를 발견하거나 구매하는 방식이다. 머리를 바꿔 착용하면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진 캐릭터(스컬)가 된다. 

머리는 최대 2개를 한번에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취향과 전략에 따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미노타우로스처럼 묵직한 파워 스컬로 상대를 찍어누르거나, 스피드형 스컬로 빠르게 치고 빠지거나, 광대와 같은 원거리 스컬로 견제하는 등 다재다능한 액션이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세계관도 역발상을 이룬다. 주인공은 마왕군의 일개 졸개인 스켈레톤이다. 상대는 인간이나 자연 생물이고, 용사 등 보편적 게임의 아군들이 주인공을 막아서는 중간 보스로 등장한다. 주인공의 조력자는 마녀나 마수들이다. 사망 정보창에 나오는 '당신은 적의 경험치가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도 게임의 클리셰를 역전시키는 유쾌함을 선사한다.

스컬 액션의 핵심은 전투 중 자연스럽게 머리를 교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교대할 때 바뀌는 스컬의 체인지스킬이 자동 발동되는데, 이 체인지스킬이 액션의 가교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진으로 변신하자마자 광역 어퍼컷을 날리고 무적 3연타 스킬을 쓴 다음 뒤로 빠졌다가 웨어울프의 체인지스킬로 난입해서 다시 스킬로 적을 청소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야말로 물 흐르는 듯 호쾌한 액션을 구현하는 것이다.

캐릭터 세팅이 다변화되면서 생기는 변수도 각별하다. 해골 중에서도 등급과 특성이 나뉘고, 아이템을 비롯해 액티브 사용이 가능한 정수를 얻으면 원하는 대로 세팅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다만 로그라이크치고 아이템 선택의 자유도가 적은 편인데, 정식 버전에서 다채로워질 것으로 생각된다. 

조작감도 이미 완성되어 있고 UI도 간편하다. 게임 특성상 게임패드가 아니면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키보드도 생각 이상으로 편해서 초반 이후 키보드를 중심으로 플레이하게 됐다. 특히 기본공격 연타가 필요한 캐릭터는 키보드가 오히려 편하다.

지나치게 하드코어할 수 있다는 단점은 성장 시스템으로 보완했다. 정통 로그라이크가 아닌 로그라이트(lite)로 통칭되는 부류에 들어간다. 사망하면 보유한 해골과 아이템을 잃어버리지만 전투를 통해 얻은 마석은 남는다. 그 마석으로 영구적인 스탯이나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컨트롤이 서투른 유저도 꾸준히 도전하면 클리어하는 시스템이다.

얼리액세스 과정에서 추가했으면 싶은 부분도 많다. 무작위성이 조금 더 강해진다면 한층 다채로운 변수가 창출되지 않을까. 현재 맵 구성은 무작위 생성이 아니라 몇 가지 형태 중에서 하나를 가져오는 방식이다. 개발 코스트로 완전 무작위가 어렵다면, 맵 형태의 가짓수를 늘리는 방법은 생각해볼 만하다.

'머리' 이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도 더 있을 것이다. 지금의 머리 교체만으로도 만족할 만하지만, 엄밀히는 머리가 아니라 코스튬을 바꾼다는 개념으로 느껴진다. 오리지널 스컬이 머리를 던져 공격하고 그 지점으로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스킬 면에서 머리를 활용한 액션이 더 추가될 여지가 있을지 모른다. 

스토리 비중이 적어 큰 단점은 아니지만, 등장 캐릭터들의 대화가 심심한 감이 있다. 문장도 긴 편이라 초반 스토리 설명에서 템포가 늘어진다. 인물 개성을 뚜렷하게 가져가거나 대화를 깔끔하게 다듬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얼리액세스 버전은 챕터3까지 열려 있다. 정식 버전은 스토리 완결까지 모든 챕터가 오픈되며, 추가 콘텐츠와 도전과제도 추가된다. 사우스포게임즈는 얼리액세스 과정을 가능한한 짧게 가져간 뒤 상반기 정식 출시에 들어갈 예정이다.

스컬은 기대만큼 부담도 많았을 게임이다. 그리고 얼리액세스만으로 부담을 시원하게 떨쳐낸 모습이다. 한국 게임을 향한 애정과 인디게임의 애착을 넘어서, 순수 유저으로서 정식 출시를 기다리게 만든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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