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2020년 키워드는 변화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체질 개선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시작은 2019년 3분기부터다. 넥슨의 2019년 3분기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면 ‘수가 적지만 규모가 큰 게임, 강력한 IP, 깊이 있는 플레이 경험을 위해 조직 체계를 정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넥슨의 사업 방향성 변화는 올해 출시된 게임의 숫자만 보더라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이맘때쯤 넥슨은 스피릿위시와 배틀라이트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신작을 선보였으며, 트라하, 어센던트원, 크레이지아케이트 BnB M을 비롯해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차기 라인업을 준비했다.

분주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넥슨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11월 출시돼 꾸준히 인기인 V4의 라이브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다수의 신작보다 카운터사이드 하나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외부에 공개된 출시가 임박한 넥슨의 차기 라인업은 두 차례의 테스트로 게임성을 검증한 바람의나라:연 정도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준비 중인 라인업이 상당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넥슨의 올해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 있다. 지난해 페리아 연대기, 드래곤하운드를 비롯한 각종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중단했으며 니드포스피드 엣지, 야생의땅: 듀랑고 등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라이브게임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4년 동안 꾸준히 참석했던 지스타에 불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넥슨 이정헌 대표 역시, 신년사에서 “올해는 라이브 서비스 역량에 더욱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겠다.”라며 다수의 신작보다는 라이브 서비스에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넥슨이 선택한 변화는 빠르게 성과를 냈다. V4는 출시 이후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넥슨의 대표 MMORPG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카운터사이드 또한 논란에 빠른 대처를 선보이며 좋은 운영으로 호평받고 있다.

넥슨이 성공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로 분석되는 것 중 하나는 성공적인 조직 개편이다. 넥슨은 지난해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하고 개발 자회사의 지배 구조를 개편하는 등 조직 정비를 마쳤다.

그동안 넥슨의 모바일게임은 경쟁사들에 비해 롱런하는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부 통합 이후, 넥슨의 장수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경험한 인력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모바일로 이식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직 개편 이후 출시된 V4와 카운터사이드가 운영적인 측면에서 별다른 잡음 없이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카운터사이드는 최근 붉어진 사내 직원의 쿠폰 판매와 허위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빠르게 대처했으며, 모든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는 등 깔끔한 운영을 선보였다.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그동안 국산 모바일게임에서 운영 이슈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분명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신뢰감 있는 운영으로 만들어낸 긍정적인 이미지는 출시를 준비 중인 게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을 강타한 일련의 운영 이슈로 미루어 볼 때, 신뢰감 있는 운영은 게임의 장기 서비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아직 넥슨의 변화가 100% 성공이란 결론은 이른 감이 있다. 변화의 칼을 뽑아든지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지금의 성과만으로 평가하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넥슨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고전하던 모습을 V4를 통해 쇄신했으며 이어 출시된 카운터사이드의 인상적인 성과는 분명 변화된 사업 방향성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준비 중인 라인업의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퀄리티 높은 신작으로 유저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있는 넥슨이 차기작으로 긍정적인 흐름에 쐐기를 박을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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