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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전부개정안 초안에서 확인한, 핵심 문제 3가지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2.26 17:48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부개정안 초안이 공개됐다. 

게임법 전면개정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게임이 세계적 신기술의 집약체가 되면서 빠른 속도로 트렌드가 변화했고, 신규 플랫폼이 대거 등장하면서 법안이 시류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18일 공개된 초안은 업계의 오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부개정안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의 트렌드를 담지 못했고, 진흥이 아닌 규제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등 게임에 대해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는 의견이다.

문체부는 이번 개정안이 어디까지나 '초안'에 머무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토론회 및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내용을 대폭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의와 유저의 의견을 포함해, 게임인들이 지금 내는 목소리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게임사 책임 필요하지만, '기준'과 '방향'은 물음표

제83조 6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68조제3호를 위반하여 게임의 내용구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운영방식 또는 기기ㆍ장치 등을 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는 자에 대하여 그 운영방식을 개선하거나 그 기기ㆍ장치 등을 개선 또는 삭제하도록 하는 등의 시정을 명할 수 있다.

제68조 : (전략) 선정성 및 사행성을 예방하기 위하여 게임 및 컴퓨터 설비 등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고시하는 프로그램 또는 장치(이하, “프로그램 등”이라 한다)를 설치할 것. 다만, 프로그램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여도 선정성 및 사행성이 예방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자율규제 명시와 사행성 관리가 개정안에 포함된 것은 게임업계 역시 원인제공을 한 부분이 크다. 상당수 게임사가 자율규제의 확률 명시를 강화나 합성 등 사각지대를 통해 피해나간다는 사실과, 업계 성찰이 없을 경우 법적 규제 대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 등 사행성 논란에서 이번 초안이 합리적 해결 방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사행성의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것이 맹점이다.

유료 재화로 구입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모두 사행성인지, 확률형 성장 재료에 유료 재화가 일부 포함되는 것은 괜찮은지, 인게임 재화로 확률형 아이템을 돌리는 것은 모두 허용되는지 등 수많은 기준차가 사행성에 존재한다. 퍼센티지나 수급 기대값처럼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이 없어 판단 근거가 불분명하다.

기준과 함께 게임사가 져야 할 책임도 불분명하다. 즉, 어느 정도의 사행성이 어떤 규제를 받게 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 문체부에서 고시한다는 프로그램과 장치에 대해서도 추가 설명은 없다. 이 부분에서 디테일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사행성이 심각한 정도가 아닌 게임까지 묶어서 산업 전체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

한국게임을 향한 유저들의 차가운 시선이 한계치까지 치솟은 것은 분명하다. 중심에는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한다. 지나친 페이투윈 시스템으로 인해 거대해진 아이템-계정 거래시장도 묵과하기 힘들다. 이런 문제를 뿌리부터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게임 속 사행성의 기준과 게임사의 협조 방향을 합리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령'의 사각지대

제34조 1항: 게임위원회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등급분류를 신청한 게임에 대하여 사행성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2항: 제1항에 따른 사행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항: 게임위원회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요청 또는 직권으로 게임의 사행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술심의를 할 수 있다.

개정안 초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표현은 무려 90회 이상 등장한다. 법안의 세부 기준이 아직 빈약한 점이 많은 데서 나오는 현상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판단근거가 필요할 수 있다. 다른 법안에서도 고정시키기 위험한 항목은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부분은 많다. 그러나 적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할 경우 법안의 명시성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권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정권교체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청와대 및 정무부처의 성향에 따라 성향과 기준선이 달라지는 일은 예사다. 극단적인 경우 5년마다 법리적 지형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특히 장기 프로젝트가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게임계에는 거시적 운영이 조심스러워지고 기존 개발의 답습에 머무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역시 "사업자에게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침해하고, 창작 활동을 제한하는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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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관점에서 '콘텐츠'가 빠졌다

법률 제명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사업법'으로 변경된 것부터 우려는 나타난다. 

국내에서 '사업법'이라는 명칭은 공적, 기계적 인프라 또는 도박이나 담배와 같이 유해물로 분류되는 대상에 적용된다. 게임은 문체부 관리 대상이며, 자타공인 문화 콘텐츠 분류에 들어간다. 제명 변경부터 의문이 흘러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로 인해 게임과몰입을 향한 병리적 프레임이 법안에 포함된 점도 우려가 커진다. 개정안 제74조에 따르면 게임과몰입을 '사행성, 선정성, 폭력성'으로 규명한다. 이어서 정부가 예방과 치료를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 콘텐츠를 치료한다는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아직 미흡한 과몰입 관련 연구가 절실한 시점에서, 과몰입 치료에 초점을 둘 뿐 연구 추진 관련 항목이 빈약한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해 건국대학교 서종희 교수는 "게임과몰입을 질병과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은 지양할 필요가 있으며, 완화나 개선 등으로 순화된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입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것만 해야 한다"는 포지티브 규제가 아니라 "이것만 하지 마라"는 네거티브 규제가 계속 요구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첨단산업과 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게임의 특성에서, 급변하는 트렌드가 나타날 때마다 법안에서 허용 여부를 검토하는 일은 늦다.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 모두, 콘텐츠의 관점에서 해결 방향을 바라볼 때 합리적 진흥과 규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의 게임법 개정안은 이제 초안이 나왔다. 게임 이해도가 높은 관계자들과 최대한 소통을 거쳐 의미 깊은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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