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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란트 한국인 캐릭터 '제트' 국적 논란
송진원 기자 | 승인 2020.03.05 16:03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게임 발로란트의 세부 정보가 공개됐을 때, 커뮤니티에서 소동이 빚어졌다. 한국인으로 설정된 캐릭터 ‘제트’의 투척 무기가 닌자의 수리검과 유사하다는 의견 때문이다. 

플레이 영상 ‘라운드’에서 제트는 바람의 힘으로 코너를 공략하거나 높은 장애물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 투척 무기를 바람으로 띄워 적에게 발사하는 기술도 있는데, 이러한 콘셉트가 일본의 대표적인 아이콘 중 하나인 닌자와 겹쳐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닌자를 다룬 영화, 만화에서 바람의 힘과 수리검 기술은 등장한 적이 많다. 개발진이 인터뷰에서 요원 캐릭터로 전 세계 문화를 대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뚜렷하게 한국적인 색채를 원했던 유저라면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제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콘셉트가 캐릭터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수리검 요소로 한국인이란 설정의 무게감이 가벼워지고 있다. 그동안 해외 게임에서 한국인 캐릭터가 보여줬던 개성 강한 모습을 감안하면, 제트를 둘러싼 논란은 아쉽게 느껴진다. 

한국인 캐릭터를 살펴보면 해외 개발사가 가진 한국의 이미지를 엿볼 수 있다. 시기와 연관지어 봤을 때 파악할 수 있는 트렌드의 변화도 흥미롭다. 

대표적인 대전격투 캐릭터는 태권도다. 택견과 씨름처럼 한국의 무술, 스포츠는 많지만, ‘김갑환’으로 대표되는 한국인 캐릭터의 계보는 태권도로부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권 시리즈의 화랑, 백두산 그리고 스트리트파이터의 한주리가 보여주는 기술, 강점을 살펴보면, 해외 개발사가 정리한 태권도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격투게임의 태권도는 물 흐르는 듯한 연계기와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을 기술로 표현된다. 품새와 각이 살아있는 발차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처럼 게임적 허용이 가미되어 있어도 태권도의 특징은 가라테와 MMA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개성이다. 정확한 기술명을 몰라도 화려한 발기술은 곧 태권도로 연결되며, 더욱이 시전자가 동양인 캐릭터라면 한국과의 접점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태권도와 더불어, 신작이 등장할수록 컴퓨터 천재와 한국인을 연결한 캐릭터 속성도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게임 세계 챔피언에 오른 ‘D.Va’ 송하나, 해킹으로 능력을 증명한 ‘도깨비’ 남은혜, 드론을 활용하는 ‘크립토’ 박태준까지. 태권도와 관계 없이 뛰어난 컴퓨터 활용 능력을 특기로 삼은 캐릭터들이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이들의 진가는 게임 내에서 판도를 바꾸는 플레이메이커 역할로 드러난다. 해킹으로 상대의 위치정보와 정찰 수단을 막는 도깨비나 드론, EMP를 다루는 크립토 등은 까다롭지만 파괴력 있는 면모를 보여주며 정보전을 승리로 이끈다. 

이러한 속성들이 한국인 캐릭터의 매력을 보다 잘 드러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인 캐릭터만의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데드오어얼라이브의 릭은 태권도를 사용하는 캐나다인이다. 오버워치의 솜브라나 와치독스 시리즈의 에이든 피어스, 데드섹 일당 등 태권도, 컴퓨터 전문가 기믹을 가진 캐릭터의 문화적 배경은 다양하다. 

캐릭터가 각 지역의 문화를 대표할 때, 불분명한 경계로 실망할 수 있지만 단편적인 면만 보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제트는 국적과 외형만 공개되었을 뿐 배경과 설정, 구체적인 스킬 정보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바람을 다루고 힘을 투척 무기에 싣는 기믹은 이미 많은 캐릭터가 즐겨 사용하고 있는 설정이니, 보다 세부적인 정보가 공개된 이후에 토론해도 늦지 않다. 

특히,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아리, 신바람탈 샤코, K/DA로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증명해왔다. 각 지역의 다양한 콘셉트를 반영한 챔피언과 문화적 특색을 살린 스킨처럼 발로란트 또한 부족한 설정과 디자인이 있다면 유니버스를 비롯한 스킨, 요원 등으로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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