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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액션 탈을 쓴 RPG? 러브라이브 신작의 융합장르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3.06 15:15

한 곡을 플레이하자마자 리듬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러브라이브!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ALL STARS(스쿠스타)는 일본에서 작년 9월 선출시했고, 2월 25일 한국어 버전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 이후 6년 만의 모바일 신작이다.

융합장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올라간 시점에서, 스쿠스타는 흥미로운 형태로 나타났다. 리듬게임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단순하다. 2라인에서 단순하게 떨어지는 노트는 누구든 칠 수 있고, 상위 난이도는 풀 콤보를 쳐도 '실패'가 뜬다. 그래서 사전정보를 모르고 시작한 유저는 오해하는 일도 생긴다. 

시스템 설명을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이 게임은 새로운 형태의 RPG다.

캐릭터 리듬게임에 육성 요소는 오래 전부터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다. 특히 아이돌 소재 게임들은 기본으로 채택하던 장르다. 많은 캐릭터와 다양한 보유곡을 활용할 수 있는 IP의 특성에 최적이다. 뮤직비디오를 삽입해 팬들의 만족도를 올리기도 좋았다. 러브라이브 전작인 스쿠페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스쿠스타는 리듬게임의 형식만 빌렸을 뿐 본격 RPG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라이브 플레이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기믹을 가진 던전과 같다. 노트에 효과가 있어서 처리할 경우 다른 기능을 발휘하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리듬 노트는 몬스터와 같아서, 모두 처리해도 자연스럽게 HP가 소모된다. 

유저 스펙에 비해 너무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할 경우 미스가 없어도 도중에 실패할 수 있다. 기믹 정보는 플레이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으므로, 미리 전략과 조합을 갖춰야 한다.

곡마다 어필 찬스(AC) 구간도 존재한다. RPG 보스의 패턴 개념이다. 수행해야 하는 미션은 각기 다르다. 단순히 볼티지(점수)만 쌓아서 넘기는 AC도 있지만, 반드시 SP특기를 써야 하거나 작전변경을 강제하는 경우도 있다. SP게이지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SP특기는 볼티지를 크게 늘리는 한편, 택틱을 맞춰 사용하는 필살기 역할을 한다.

작전 편집 화면

일반적 RPG의 '탱커-딜러-서포터' 파티구성도 구현한다. 파티 구성은 총 3개 작전으로 파트가 나뉘고, 각 작전에 캐릭터가 3명씩 투입되어 9인 파티가 완성된다. 이 작전 개념이 스쿠페스 시스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실드나 체력 회복, 볼티지 증가, SP게이지 상승, 특기발동률 상승 등 캐릭터들은 서로 다른 역할의 특기가 존재한다. 일반적인 작전 구성은 실드나 회복(탱킹), 볼티지 관련 특기(딜링), SP게이지 관련 특기(서포팅)로 나누게 된다.

곡마다 던전 공략처럼 존재하는 기믹

상대적으로 쉬운 곡은 다른 RPG처럼 스탯으로 밀어버릴 수도 있지만, 보통은 상황에 따른 작전변경이 중요해진다. 볼티지 작전으로 점수를 올리다가, SP특기 기믹이 다가오면 다급히 관련 작전으로 바꿀 수도 있고, 체력이 위험하다 싶으면 탱킹 작전으로 바꿔 플레이하는 식이다. 

해당 곡의 기믹에 맞게 파티를 조합하고, 노트는 빈틈없이 처리하면서, 중간 변수에 따라 작전을 바꿔나가고, 중요한 순간에 SP특기를 발동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파티의 HP가 고갈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조금씩 캐릭터를 키워나가며 상위 난이도에 도전을 거듭할수록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리듬게임과 캐릭터RPG의 융합은 우려도 존재한다. 설계에 따라서는 과금모델이 매우 가혹할 수도 있다. 다양한 기믹을 만들어내고 그에 맞는 캐릭터들을 따로 내놓으면 필수 뽑기가 늘어나 부담이 생긴다. 스쿠페스는 동일 캐릭터로 특훈 상한을 높이는 한계돌파 시스템이 존재해 위험이 더 컸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에서 큰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 리세마라로 1티어 캐릭터를 모두 가지고 시작한 것도 이유지만, PvP 콘텐츠가 아예 없어서 아주 강해져야 할 필요는 없다. 굳이 찾자면 이벤트 스코어링 순위 정도인데 보상이 칭호뿐이다. 

포인트 보상만으로 최고 등급인 UR 캐릭터를 주면서 유저의 카드풀 확보도 신경 쓴 모습이다. 벤치마킹을 하려는 곳이 있다면, 이런 완화방식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옵션별 특훈을 위한 아이템 파밍도 필요

러브라이브 IP는 아직도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무난한 시스템의 리듬게임이나 육성게임으로 만들었어도 흥행을 기록할 가능성은 높았다. '팬심'에 안주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만들어냈다는 점만으로 칭찬할 만하다.

진정한 의미의 '융합'을 이끌어냈다는 점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융합장르를 외치는 게임 중에서는 그저 두세 가지 다른 장르를 개별 콘텐츠로 만들어 집어넣는 경우도 많았다. 스쿠스타는 2개 장르를 완벽하게 플레이 하나에 녹였다. 캐릭터 리듬게임의 매력인 곡과 뮤직비디오 감상, RPG의 매력인 조합 전략과 패턴 대응이 모두 들어갔다.

신선한 게임성을 만나면서 의외의 재미와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융합은 곧 진화와 연결된다. "우리가 알던 그 장르가 아니다"라고 외치게 되는, 동시에 재미를 갖춘 게임을 자주 만나게 되길 바란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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