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게임사다. 지난 2월, 송재경 대표의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한데 이어 3일에는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의 개발사에 230억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엑스엘게임즈 지분 53%와 경영권 인수에 투입된 금액이 약 1,180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벌써 투자 비용은 약 1,4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게임즈가 기대하는 효과는 자체 개발 역량 확보다. 세컨드다이브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개발한 반승철 대표가 설립한 회사이며,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피파온라인1, 2와 모바일 SRPG 삼국지 조조전Online을 개발한 김희재 프로듀서가 설립한 개발 법인이다.

세컨드다이브는 현재 오픈월드 기반의 모바일 액션RPG를 개발 중이며,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전략RPG를 준비하고 있다.

패스파인더에이트는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계열사 전 팜플 서현승 대표가 설립한 개발사로, PC 오토배틀러 에픽체스와 모바일 MMORPG 카이저의 IP(지식재산권)의 카이저2를 개발 중이다.

개발사들의 라인업은 대부분 시장성이 검증된 RPG 기반이다. 또한 전략RPG나 오토배틀러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장르로,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포트폴리오에 다양성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엑스엘게임즈가 보유 중인 아키에이지나 달빛조각사, 신생 개발사들이 준비 중인 신작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할 수 있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퍼블리싱에 편중된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배틀그라운드, 패스오브엑자일,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 등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며 크래프톤의 에어(A:IR)도 예정되어 있다.

단기간에 사업 구조가 퍼블리싱 중심에서 개발로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유망 개발사 인수로 인해 자체 개발의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자체 개발 역량 확보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는 분명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가 개발사에 적극적인 투자를 시도한 또 한 가지 이유는 퍼블리싱 사업만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는 검은사막의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로 위기의 그림자가 있었다. 하지만 패스오브엑자일로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결국 이러한 투자는 퍼블리싱 중심의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게임 시장에서 자체 IP와 개발 역량이 중요해진 만큼, 한단계 도약을 위한 선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 카카오VX와 라이프MMO의 위치기반 서비스 기술 기반 게임과 골프 사업, 스마트홈트,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VX는 지난달 2018 큐씨피 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2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또 다른 자회사 라이프MMO 역시 비슷한 시기에 SBV-KB뉴오퍼튜너티제일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부터 7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VX는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골프 예약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예정이며, 스마트홈트와 헬스케어 등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며, 라이프MMO는 투자 유치를 통해 위치기반 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사업 전개에 힘을 실었다.

아직 신사업에서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프렌즈 IP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게임의 개발력과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유망 개발사 인수로 코어게임 개발 역량까지 확보한 만큼, 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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