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 사태로 게임업계가 행사 방식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단체 집회와 모임 자제 권고로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대만게임쇼와 GDC(게임개발자 컨퍼런스) 등이 행사 일정을 후일로 미루었고 최대의 게임쇼 중 하나로 손꼽히는 E3도 취소가 결정됐다.  

국내 게임사도 연이은 행사 취소로 청사진 공개 기회를 놓쳤다. 펄어비스와 엔씨소프트가 E3에서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플레이엑스포와 AWS 서밋, 노랑던전2 등 국내 게임 및 IT 관련 행사도 취소돼, 게임사들의 고민도 늘었다. 

문제는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 행사 개최지인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가 증가하며, 일정을 연기한 대만게임쇼와 GDC까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X 등 신기종 콘솔과 블록버스터급 신작으로 관심이 높았다. 지난해 GDC 주인공이었던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처럼 5G와 AI, VR, AR 등 최신기술의 개발상황과 방향성도 미리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태의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게임사들은 오프라인 행사를 대체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e스포츠 리그는 선수와 관계자의 안전을 위해 중단한 경기 일정을 온라인으로 재개했다. 각 프로팀의 숙소에 심판진을 파견하거나, 특정 장소를 대여해서 방역을 강화하는 식이다.

e스포츠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온라인 중계를 강점으로 활용했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의 시점을 골라서 따로 시청할 수 있는 옵저빙 기능을 비롯해, 게임과 방송 플랫폼을 연동해서 아이템을 제공하는 이벤트 등 온라인 친화적인 콘텐츠를 접목했다.

오버워치 리그와 배틀그라운드는 스트리밍 방송 시스템으로, 중계의 수준을 높였다. 오버워치는 리그의 모든 경기를 집에서 복기할 수 있는 리플레이 뷰어를 개발했고 배틀그라운드 또한 선수들의 개인화면을 유저가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e스포츠처럼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이원화한 대표적 사례는 블리즈컨이다.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일정을 위한 전용 어플리케이션과 오프닝 세션의 실시간 통역으로 현장의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러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위기를 넘길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소를 미리 대절하고 이벤트 기획을 강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행사 참가를 취소한 게임사 중 대다수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미 소니는 GDC에서 공개 예정이던 PS5 시스템 설계 관련 해설을 온라인으로 발표했으며, ‘시작해요 언리얼’, ‘텐노콘’ 등 많은 오프라인 행사들이 온라인 중계로 진행 방식을 전환했다.

또한 오프라인 행사는 수용 인원이 제한적인데 반해, 온라인 행사는 별도의 제약이 없고 활용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블리즈컨처럼 게임과 온라인 행사를 가상입장권으로 엮으면 단발 이벤트로 끝날 오프라인 행사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여기에 게임사의 서로 다른 특징, 색깔을 녹일 수 있다면, 기존 행사와 구분되는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비록 게임사들이 자의적으로 선택한 방식은 아니지만, 온라인 행사의 평가가 좋아진다면 임시방편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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