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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와 혐오 이슈, 단호한 대처 필요하다
송진원 기자 | 승인 2020.03.30 15:04

로드오브히어로즈 윤성국 디렉터가 28일 공식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다. 게임 내 일부 스크립트에 혐오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자체 조사 결과 해당 스크립트 작성자는 단어의 이중적 함의를 몰랐으며, 특정 커뮤니티에 소속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로드오브히어로즈는 패치로 스크립트 내 문제의 표현을 삭제했다. 또한 윤 디렉터는 공지사항으로 특정 인구 집단에 대한 혐오를 일체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혐오에 반대하는 게임사들의 선언은 처음이 아니다. 스튜디오비사이드 류금태 대표도 카운터사이드의 린 시엔 봄스킨 및 김철수 종신계약 대사 논란을 해명하고 모든 혐오와 반사회적 사상에 반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외에도 서비스 중인 게임도 관계자가 직접 나서, 해당 논란이 콘텐츠로 번지지 않도록 조치했다. 

최근 게임을 둘러싼 급진적 여성주의와 혐오 표현 논란은 서비스에 치명적 문제로 떠올랐다. 스토리 개연성이나 윤리, 의상 노출도를 따졌던 과거와 양상, 파급력이 전혀 다르다. 캐릭터의 배경뿐만 아니라 대사, 성우와 일러스트 작가의 개인 SNS 성향까지 문제의 원인이다. 

특히, 신규 캐릭터가 주요 수익인 수집형RPG는 이슈에 더욱 민감하다. 캐릭터 자체는 문제없더라도 제작자의 과거 행적으로 인해, 존폐 위기에 몰리는 경우도 있다.

소녀전선은 국내 총기 K7을 모티브로 잡은 동명의 캐릭터를 출시했으나, 일러스트레이터의 급진적 여성주의 행적으로 캐릭터 출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데스티니차일드도 소녀전선과 동일한 문제로 논란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물을 전면 교체한 바 있다. 

게임사들의 대처는 고용불안을 이유로 여성 및 노동 단체의 질타를 받았으나, 운영과 소통 면에서 유저들의 신뢰를 얻었다. 단호한 대처는 개발사 측이 유저 커뮤니티를 눈여겨보고 있음을 의미하고 문제점 또한 인지하고 있음을 뜻했다. 또한 논란을 무시했을 때 게임사가 짊어져야할 리스크에 비해, 입장발표는 간단하고 유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대처였다. 

점차 확장되고 있는 혐오, 급진적 사상 문제는 게임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 급진적 여성주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점화됐던 클로저스 논란 이후 미소녀 수집형RPG 개발사들의 캐릭터 제작 과정은 까다로워졌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외주 작업을 맡기는 절차도 신중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을 마치고 게임사의 소유가 된 일러스트라 할지라도 작업자의 과거 행적으로 인해 폐기될 가능성이 있어,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과정은 조심스러워졌다. 

출시 전부터 신작의 성향을 검증하는 움직임도 위협적이다. 트레일러로 등장한 캐릭터의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외부 요소로 게임성을 평가하고 게임사에게 급진적 사상에 대한 입장발표를 강요하는 등 혐오를 조장하는 활동도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식을 추구하는 게임사의 입장 표명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사태가 심화되면서, 입장표명이 강제되는 상황은 유저와 게임사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게임사가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모든 유저들의 갈등은 해결하기 어렵다. 심증 하나가 다른 의혹을 낳은 기존 수집형RPG 사례처럼 악순환으로 번질 수 있다. 

악순환은 게임사의 개발력에 제약을 건다. 게임사의 사상을 검증하는 과정은 일시적인 위안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로의 시간과 개발력을 들여야 하는 무의미한 소모전에 가깝다. 사태가 심화될수록 제작자의 과거 전적 조사와 스크립트 작성, 일러스트의 제작에 불필요한 개발력을 투입해야 한다. 

한편, 사태의 원인을 유저들의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몇몇 유저들의 꼬투리 잡기로 보기에 게임사들의 전적도 많다. 일러스트레이터의 SNS까지 관리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소녀전선과 데스티니차일드처럼 대처로 민심을 돌리는 일은 게임사의 몫이다. 신작 또한 기존 게임들이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 시장 조사에서 체크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정황상 혐오 표현과 급진적 사상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콘텐츠라면 반드시 짚고 수정해야할 문제다. 특정 콘텐츠가 사람들 간의 혐오를 조장하는 개체는 다양성과 종목을 떠나, 반드시 배척되어야 한다. 

운영이 게임의 흥행 조건으로 자리 잡은 이상, 혐오 표현과 급진적 사상은 가볍게 넘어가기 어려운 문제다.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수 없는 이슈이기에 까다롭지만 한편으로 게임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져갈 기회이기도 하다. 

상식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유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명확하고 빠른 입장 표명을 피할 이유가 없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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