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5.28 목 21:53
상단여백
HOME 리뷰
블레스 모바일의 3대 잠재력 '탐험, 성장설계, 피드백'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4.06 16:26

RPG를 플레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답하는 모바일 MMORPG는 많지 않았다. 빠르고 편한 성장은 대부분 갖춘다. 성장에 더해 한가지 잊은 요소가 있었다. 새로운 곳을 모험하고, 다른 유저와 마주치는 재미다.

블레스는 좋은 뼈대를 가졌지만 온전히 완성되지 못한 IP였다. 블레스 모바일이 조이시티를 통해 다시 태어나면서 주목한 지점이기도 하다. 모바일 환경에서 어떤 RPG로 완성되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었다.

블레스 모바일은 IP에 어떤 살을 붙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기획은 흥미롭고, 아트는 준수하다. 성장과 탐험의 재미는 무난하면서도 개성을 더했다. 단, 살을 붙이는 솜씨는 아직 조금 투박하다.

그래픽에서 합격선은 넘겼다. 모델링이 각별히 정교한 것은 아니지만 표현력으로 극복해낸다. 색감과 광원이 뛰어나고, 장비 디자인과 질감도 잘 살렸다. 유저 시점에서는 기술적 구현보다 전체적 비주얼이 중요한데, 그 지점에서 조화로운 배경이 완성됐다.

무기와 장비 디자인은 장비 성장 시스템과도 연결된다. 일반 등급 장비를 오직 인게임 획득 재료만으로 최고 등급까지 올릴 수 있는데,  세밀하게 변화하는 캐릭터 디자인도 정성이 느껴진다.

과금모델에서 불안 요소는 장신구와 펫에 뽑기가 있다는 점. 특히 장신구는 등급 향상이 불가능해 성능 격차가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큰 필요성은 없다. 결투에서 서버 10위권 랭킹을 차지하려는 것이 아닌 이상 고등급 장신구가 필수는 아니다. 각종 PvE와 길드 콘텐츠는 과금 없이 모두 즐길 만한 상황이다. 

레벨링 설계도 깔끔하다. 완전히 고레벨로 넘어가지 않는 이상, 40~50레벨 구간까지는 플레이 도중 생기는 목표만 수행해도 부드럽게 콘텐츠가 진행된다. 단, 열쇠는 수동 컨트롤에 있다. 수호신 변신은 시간제한 필살기와 같은 개념이고, 컨디션 스킬은 조건을 만족할 때 수동으로 시전해야 한다. 단순히 자동 무한사냥이 해법이 되지 않는 구조다.

베스트 포인트를 꼽자면 탐험 콘텐츠다. 크게 2개 요소를 한번에 보완한다. 첫째는 서사 볼륨, 둘째는 성장 서브 콘텐츠다.

블레스 모바일은 스토리 비중이 촘촘하다. 메인 퀘스트만으로 수많은 인물과 대화를 만나는데, 여기에 탐험을 통한 기록 열람까지 추가되면서 배경 이해를 돕는다. 미처 다루지 못했던 주요 인물의 속사정, 사건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 등 조사 결과는 다양하다. 이야기를 중시하는 유저라면 탐험만으로 재미를 느끼기 충분하다.

탐험 관련 퀘스트는 의무가 아니다. 플레이 방식에 따라서는 완전히 무시하고 넘어가도 상관 없다. 하지만 꼼꼼하게 수행할수록 돌아오는 이득은 쏠쏠하게 쌓인다. 경험치 외에도 알짜배기 보상이 많이 들어와 무과금유저에게 큰 도움이 된다.

장점만큼 보완점도 선명하다. 서사, 그리고 기술이다.

앞서 스토리가 촘촘하고 볼륨도 크다는 평을 남겼지만, 스토리에 쉽사리 흥미를 붙이기 쉽지 않다. 게임 진행과 함께 나타나는 수많은 인물들은 외형과 내면 모두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컷신 역시 마찬가지다.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장면이지만 연출이 눈에 크게 들어오지 않아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전투 파트가 심심하다는 점도 걸린다. 타격감이 좋다고 일컫는 게임들에 비해 아쉬운 점은, 시각과 청각 효과가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킬 이펙트는 가벼운 편인데 소리는 둔탁하다. 스킬 외에 부가 액션이 없어 단조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수동사냥에 최대한 이점을 부여한 것은 좋지만, 그만큼 수동의 재미까지 보완할 필요가 있다.

파티 전투로 들어가면 또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난이도나 보스 패턴이 단순한 편이라, 당초 계획인 역할분담보다 단순히 집중공격으로 클리어하는 편이 높은 효율을 보인다.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는 맞다. 모바일 환경에서 패턴이 지나치게 복잡할 경우 라이트유저가 떨어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와 간편함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춰나갈지 궁금해진다.

출시 일주일간,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술적 문제 해결이었다. 계정연동 오류로 인해 일부 유저 캐릭터가 사라지는 치명적 이슈가 발생했고, 서버 불안정과 퀘스트 진행불가 버그 등 굵직한 오류가 이어졌다. 기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게임 신뢰 전체에 악영향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해결 의지를 발빠르게 드러낸 점은 눈에 띈다. 출시 이틀 만에 플레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건의한 사항을 대부분 반영해 밸런스를 대폭 개편했다. 캐릭터 손실 현상은 해결 속도가 빠르지 않았지만 공식카페 1:1 문의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시 초창기 확보한 재산은 3가지다. 크게 필요하지 않은 과금, 빠른 인게임 피드백, 그리고 탐험의 맛이다. 지금의 3요소를 잃지 않으면서 개발 역량을 보완해나가면 출시 전부터 계획해온 운영 미학은 살릴 수 있어 보인다. RPG 본연의 재미를 유저 옆에서 함께 만들어나가는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길용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