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PC MMORPG 엘리온이 사전체험으로 새롭게 변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변화폭은 2차 테스트보다 넓었고 내용은 과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사전체험에 앞서, 엘리온의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스킬 커스터마이징을 확대하고 전투 시스템을 논타게팅으로 전환했다. 공중전의 언급은 없었다. 단점으로 지적받던 콘텐츠 구성에 선택과 집중을 거쳤다.

지난 2차 테스트의 평가는 치명적이었다. 게임의 아이덴티티였던 에어의 공중전은 지루했고 지상 콘텐츠와 엮여, 성장 동선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메인 콘텐츠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프롤로그에서 지상 전투를 숙달하기도 전에, 하늘로 날아올라야 했다. 프롤로그 전반을 차지했던 공중전은 기대치에 비해 비행선의 움직임과 전투 방식 모두 단조로웠다.

이에 엘리온은 프롤로그와 공중전을 대폭 축소하고 지상전에 초점을 맞췄다. 몇 십 개의 컷신과 메인 퀘스트로 설명하던 벌핀, 온타리의 유래는 ‘사상이 달라서 나뉘었다’로 요약했다. 변화한 프롤로그는 기본적인 조작만 다루고 바로 메인대륙 하스로 넘기는 징검다리 역할로 바뀌었다.

공중전의 비중은 사전체험에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했다. 향후 등장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비행선은 프롤로그 무대인 인벤투스를 제외하면 어떠한 기종도 볼 수 없었다. 그동안 공중전이 콘텐츠 전반을 차지했던 터라 공백이 우려될 수 있으나, 전투의 변화는 자리를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전투 시스템 개편은 사전체험 테스트에서 확인한 큰 변화였다. 엘리온의 전투는 스킬 커스터마이징과 논타게팅 시스템 도입 후 지난 2차 테스트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큰 변화를 맞았다.

모든 스킬은 서로 다른 4종의 속성을 지닌다. 유물력 투자에 따라 범위와 위력, 메인 속성과 효과, 형태까지 바꿀 수 있다. 주력 딜링기로 사용하는 스킬이라도 속성을 바꾸면 빙결 혹은 감전으로 상태이상을 거는 보조 스킬로 사용할 수 있다.

스킬의 속성은 유물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비전투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전환할 수 있어, 몬스터, 던전의 스타일에 따라 유동적인 전략 선택도 가능하다. 여기에 장비에 장착하는 룬까지 함께 사용한다면 피해량 증가와 자원 회복 등의 부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전투가 논타게팅으로 바뀌면서 스킬 적중 범위도 광범위해졌는데, 이러한 변화는 핵앤슬래시 요소를 반영한 필드와 좋은 시너지효과를 이룬다. 짧은 체험시간에 수많은 유저들이 몰렸음에도, 필드는 항상 다수의 몬스터로 채워졌다. 광역 스킬의 자원 소모값이 크지 않고 몬스터 수도 몰이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해, 일반 필드에서도 장르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메인 대륙 진입 후 성장동선도 직관적으로 개선했다. 공중전의 배제로 콘텐츠의 공백이 커 보일 수 있으나, 오히려 공중과 지상에 흩어졌던 성장 콘텐츠가 집중되면서 레벨별로 클리어할 과제가 명확해졌다. 각 지역의 퀘스트를 수행해서 지역을 개방하고 조사단 콘텐츠로 부가 능력치를 올리는 등 RPG다운 플레이가 강화됐다.

지역 퀘스트를 반영한 RvR 모드는 향후 테스트에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필드는 벌핀과 온타리 소속 혹은 두 세력이 겨루는 분쟁지역으로 나뉜다. 분쟁지역에는 퀘스트에 필요한 자원이 있어, 두 세력 간 전투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운영자들은 사전체험 종료를 앞두고 분쟁지역에 유저를 모아, 대규모 전투를 진행했는데 어떠한 규칙이 없었음에도 각 클래스별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워로드가 전면에서 전선을 유지하는 동안 거너와 엘리멘탈리스트는 화력전을 펼쳤고 이를 상대 어쌔신이 방해하는 등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였다.

이번 사전테스트는 12시간의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2번에 걸쳤던 에어의 테스트보다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성공적인 변화는 향후 운영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개편 콘텐츠 상당수가 이전 테스트에서 지적받았던 피드백을 개선한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엘리온으로 잡은 개발 방향성의 실마리야말로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이번 사전체험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아이덴티티를 바꾸는 선택은 위험한 과정이었으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다음 테스트에서 논타게팅, 스킬 커스터마이징 요소와 함께, 엘리온만의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면 유저들의 기대치와 게임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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