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로 부활, PC로 연착륙. 다음 코스는 플랫폼간 시너지다. 디제이맥스 IP는 충실한 미션 수행에 나섰다.

2017년 PS4로 출시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죽어가던 IP를 살린 공신이다. PC 이식판 리스펙트V가 작년 12월 스팀에 얼리액세스로 출시됐고, 지난 3월 정식 버전으로 등장했다. 

우려도 있었다. 리스펙트는 그동안 사후관리가 충실했던 게임이다. PC판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PS4판이 버려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하나 남은 정규 DLC인 포터블3가 늦어지고 있었고, PC판으로 등장한 수많은 신곡의 추가 시기도 불투명했다.

개발사 로키 스튜디오는 4월 업데이트 플랜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우려의 상당 부분을 기우로 만들고 있다. 플랫폼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플랫폼별 버전 차별화를 이뤄낸 시점부터 좋은 운영은 시작됐다. 고정팬이 많은 IP이기 때문에, PS4판의 콘텐츠만 그대로 PC에 이식해도 흥행에 큰 무리는 없었다. 개발력 대비 수익으로는 오히려 효율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스팀에 등장한 리스펙트V는 이식판 개념을 뛰어넘었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곡 다수 추가, 유저 유입을 겨냥한 리그오브레전드 콜라보, 키보드 환경에 맞춘 SC 패턴 추가 등. PS4 리스펙트의 모든 콘텐츠를 즐겨본 유저도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콘텐츠는 온라인 매치 도입이다. 단방향 플레이에서 끝나던 PS4판의 한계를 인식하고, 오픈매치와 래더매치의 쌍방향 콘텐츠로 유저 놀이공간을 새로 구성했다. 특히 래더매치는 사전 테스트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한 부분은 호평을 보낼만 하다. 

14일, 리스펙트V는 PS4판 DLC 중 트릴로지 팩과 그루브코스터 콜라보 팩을 추가했다. 기존 DLC 혜택을 모두 포함하는 동시에, PC판의 정체성인 SC패턴이 함께 마련됐다. 1개월에 2개 DLC가 이식되면서 이후 추가 이식을 향한 기대감도 함께 높였다. 

PS4판 역시 끊겨 있던 업데이트가 되살아났다. 리스펙트V에 존재하던 신곡 5곡을 지난달 무료 업데이트했고, V익스텐션과 이모셔널센스 팩을 16일 추가했다. 라이센스 계약 조건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외부 곡을 제외하면 PS4를 버리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지킨 셈이다.

PS4와 PC 플랫폼 버전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콘텐츠를 쌓아나가는 관계로 자리잡고 있다. 아직 실행되지 않은 콜라보레이션 계획까지 감안하면 유저들이 기다릴 추가 콘텐츠는 충분하다. 그만큼 개발팀이 일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지만, 디제이맥스는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디제이맥스 IP '암흑기'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과거 국내 리듬게임을 이끈 주축이었지만, 확장 전략의 실패로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시기가 있다. 리스펙트로 극적 부활에 성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유저들이 아직도 미래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혹시나 다시 넘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당분간 안심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2개 플랫폼에서 모두 평가와 실적을 잡았고, 안정적 사후관리와 차기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동력을 확보했다. 신곡들의 질이 매우 만족스럽고 트렌드에 발을 맞춰간다는 사실도 장기적으로 밝은 신호다.

콘솔 플랫폼과 리듬액션 장르, 2개 모두 척박한 국내 환경을 지니고 있다. 어려움을 딛고 콘텐츠와 퀄리티를 함께 궤도에 올렸다는 것으로 박수를 보낼 만하다. 네오위즈의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가 함께 쌓여가는 시점에서 디맥 IP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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