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리워크 챔피언 대다수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반면, 피들스틱은 여전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 

통계 사이트로 집계된 챔피언 자체 승률과 픽률은 평균이다. 현재 승률은 50.7%이며, 픽률은 2.6%로 정글 챔피언 평균 1.49%를 웃돌고 있다. 픽률 대비 승률이 상승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숙련 유저가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선 리워크와 달리, 피들스틱은 화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딜과 군중제어기 측면에서 많은 버프를 받았음에도 LCK 해설진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챔피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신규 패시브 스킬 ‘무해한 허수아비’는 장신구를 챔피언 외형과 완벽하게 동일한 허수아비로 교체한다. 상대는 허수아비를 타격하거나 다가가기 전까지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데, 이를 활용한 기습 전술도 가능하다. 레벨이 오를수록 허수아비의 지속시간과 충전 속도가 올라, 시야 장악과 함께 위치를 속이는 심리전도 가능하다. 

얼핏 보면 기존 와드에 전술 기능을 더한 상위 아이템으로 보일 수 있으나 한계는 명확하다. 장신구가 허수아비로 강제되어 제어 와드와 망원형 개조를 사용할 수 없다. 6레벨을 달성해 허수아비에 제어 와드 기능이 추가되어도 그전까지 자신의 정글 동선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리워크로 버프를 받은 ‘공포’ 역시 기능 발휘에 많은 조건이 걸려있다. 공포의 새로운 기본 지속 효과는 상대 시야에 보이지 않을 때, 스킬 피해를 입히면 강제로 공포를 건다. 만약 사각지대에서 까마귀폭풍을 다수에 적중하면 광역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다. 

다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행되어야할 과정이 많다. 우선 시야 장악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상대 와드가 있을 경우 기본 지속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스킬 연계 역시 까다롭다. 최대 피해를 입히려면 까마귀폭풍으로 진입하고 공포를 연계해야 하는데 패시브 스킬효과가 바뀌어, 상대에게 접근하기 어려워졌다. 

플레이에 까마귀폭풍 비중이 높은 점도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기습에 특화됐지만 까마귀폭풍을 제외하면 이동기가 전무하다. 올라프와 니달리, 신짜오 등 공격적인 정글 챔피언을 상대로 만났을 때, 견제할 수단도 없고 아군 연계기가 없다면 직선 갱킹도 불가능에 가깝다. 

제약이 많다 보니 피들스틱의 프로경기 등장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 정글 동선을 시간 단위로 체크하고 와드 위치까지 전술적으로 고려하는 무대에서 피들스틱의 약점은 치명적이다. 더구나 장거리 견제가 가능했던 ‘어둠의바람’도 중거리 스킬 ‘수확’으로 바뀌어, 서포터로서 입지도 애매해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경기흐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필요로 한다. 상대 와드 위치부터 정글 동선, 갱킹 루트, 한타 시 가장 효율적인 진입 경로와 딜 포커싱 등 피들스틱으로 제 몫을 해내기까지 익혀야할 정보가 많다. 다른 챔피언보다 성능이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조건은 더 까다롭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추가 패치로 풍작의 기본 피해량을 높였으나, 구조적인 변화가 없는 이상 피들스틱의 한계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피들스틱 리워크는 모데카이저, 아트록스, 아칼리 등 OP 챔피언보다 누누의 사례와 비슷한 점이 많다. 스킬 구조를 전면 수정하기보다 콘셉트 기조를 유지한 채,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리워크 결과가 높은 픽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적폐 논란도 없었다. 

성능에 비해 높은 운영 난도는 리워크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존 챔피언과 신규 챔피언 간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한 리워크임에도 승률과 픽률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단점을 감수한 변화를 단행했음에도 성능과 화제성 면에서 기존 챔피언들을 밀어내지 못했다. 

이미 앨리스, 사일러스, 그라가스 등 AP 챔피언이 1티어 챔피언으로 프로무대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즈의 사례처럼 스킬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리워크를 거치지 않는 이상 피들스틱이 리워크 OP 챔피언 반열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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