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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엔진 시대, 언리얼 제국의 공습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5.26 16:01

차세대 콘솔에 이어 차세대 엔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게임개발 전체가 한 세대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픽게임즈가 PS5 기반으로 제작한 언리얼엔진5 테크데모 영상은 유저와 개발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기본 영상미도 훌륭했지만, 더 나아가 세대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광원 기술과 폴리곤 구현 능력이 드러났다.

PS4 테크데모 당시,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띄게 향상된 그래픽 수준을 가진 실제 게임들이 나타난 바 있다. 아직 정식 출시는 1년 이상 남았지만, 전세계 개발진이 지금부터 촉각을 곤두세울 이유는 충분하다. 이미 상당수 개발사는 다음 프로젝트에 언리얼엔진5를 사용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엔진은 게임의 뼈대 및 골격에 해당한다. 게임엔진 변화는 유저 입장에서 그래픽이 조금 더 좋아졌다는 느낌으로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개발측 관점은 전체 메커니즘이 모두 바뀌는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 어떤 엔진을 선택하고 관리해나가느냐에 따라 인력, 예산, 작업패턴 등 수많은 것들을 새로 고려하게 된다.

크라이엔진이 대부분 개발사에서 활용 사례가 사라지고, 2010년대 후반부터는 언리얼과 유니티의 2개 선택지로 정착됐다. 몇년에 걸쳐 큰 단위로 새로운 버전을 내세우는 언리얼엔진과 달리, 유니티엔진은 매년 버전 업그레이드를 실행하는 방식을 취한다.

유니티엔진의 장점은 소규모 개발에서도 효율적으로 구현가능한 점, 에셋스토어를 통해 활용 영역이 넓은 점, 상황에 따라 유연한 변경과 확장이 이루어지는 점이 주로 꼽힌다. 반면 최대한의 성능을 구현하고자 할 때는 엔진 기본 기능이 방대한 언리얼엔진에 비해 어려움을 겪곤 한다.

언리얼엔진5에서 발표한 2대 적용 기술, 나나이트와 루멘은 개발 환경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나나이트는 가상화된 마이크로폴리곤 지오메트리로, 개발자가 원하는 디테일을 그래픽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되고 확장되기 때문에 폴리곤 수, 폴리곤 메모리 또는 드로 콜 버짓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이점을 가진다.

루멘은 별도의 레이 트레이싱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않는 일루미네이션 솔루션이다. 하루의 특정 시간에 맞춰 태양의 각도를 바꾸거나, 손전등을 켜거나, 천장에 구멍을 내면 그에 따라 간접광이 자동 적용된다.

두 기술의 핵심은 획기적인 시간 단축이다. 기능이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폴리곤 구현 과정에서 수동으로 제작해야 하는 상당 부분이 퀄리티 저하 없이 자동으로 바뀐다. 자연스럽게 엔진 사용 난이도가 내려갈 가능성도 커진다. 에픽게임즈는 이에 대해 '모든 규모의 개발팀'이 실제 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표현했다.

기존 엔진 기능을 개선해 출시한 언리얼엔진4.25

언리얼엔진5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엔진 상위 및 언리얼엔진4 호환 지원이다. UE2와 UE3, UE4는 각각 완전히 새로운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엔진에 해당했다. 이전 버전으로 출시했거나 개발 중인 게임들이 업그레이드 시도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UE4에서 UE5, 그리고 이후 나올 엔진들은 구조를 공유하게 된다. 즉, 이미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개발사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여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엔진4 기반의 포트나이트를 차세대 콘솔로도 출시할 예정이며, 기능들을 직접 검증해 보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저희의 자체 제작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2021년 중순에 UE5로 엔진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

2D 게임들과 소규모 게임에서 유니티가 편리하다는 이점을 가지나, 그밖의 경우 언리얼이 우선순위로 자리를 굳힐 가능성은 크다. 특히 많지 않은 인력으로도 이전보다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인디게임 역시 언리얼 기반 3D게임에 도전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언리얼엔진 가격 정책이 여러 차례 개선되면서 유니티엔진이 더 저렴하다는 것도 옛말이 됐다"면서 "내년 유니티에 특별한 혁신이 없는 이상, 언리얼엔진5는 이전 세대보다도 채택률이 크게 오르지 않을까"는 전망을 내놓았다.

언리얼엔진5 이후 게임의 모습을 예측하는 일은 시기상조다. 내년 초 프리뷰 버전을 공개하고, 2021년 말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권장사양이 PS5와 그에 준하는 PC 스펙이 되는 만큼, 온라인게임에서 활용되는 모습은 더 늦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 역시 콘솔 및 글로벌 시장에 투자를 늘리는 시점에서, 차세대 엔진의 모습은 다방면의 전환을 예상하게 만든다. 게임의 세대 변화는 곧 새로운 진입 기회를 의미한다. 진정으로 글로벌 게임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노린다면, 차세대 엔진을 맞이할 준비는 필수 조건이다.

언리얼엔진5는 개발의 혁신을 가져오게 될까,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유니티는 또 어떤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 2021년은 게임의 뼈대에 주목해야 하는 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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