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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질병코드 등록, "산업 피해 규모 5조원 이상"
송진원 기자 | 승인 2020.05.29 09:40

게임의 질병코드 등록으로 ‘국내 게임산업 매출이 5조 원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유병준 교수, 가천대학교 전성민 교수, 한양대학교 강형구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 질병코드가 국내 산업에 타격을 입히는 과정과 피해액을 공개했다. 

유병준 교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28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질병코드로 인한 일자리 및 매출 감소 등의 경제적 문제를 경고했다. 산업의 매출 감소는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 전체의 비용 지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산업 위축으로 발생하는 매출 감소 규모는 게임 질병코드와 유사한 형태의 담배, 만화 산업의 사례에서 산출했다. 질병코드 등재 이후 담배 산업은 매출이 평균 2조 80억 원에서 3조 5,206억 원 감소했고 청소년 유해 매체로 분류된 만화 산업은 연간 8,648억 원의 손실이 있었다. 

질병코드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20세 이상 성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8%가 ‘게임 이용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경우 플레이 타임과 과금을 줄이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질병 코드 등록 이후 게임을 지속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과몰입 위험군 집단이 정상집단보다 긍정적인 답변을 제출했다. 

유병준 교수는 “질병코드를 적용했을 경우, 과몰입 위험군의 게임 시간, 지출 비용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라며 “질병코드 등재 여부가 잠재적 위험군보다 정상집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타 산업과 연계한 총 생산 감소효과는 5조 2,526억 원에 달하며 3만 4,007명이 취업기회를 잃어버릴 것으로 추정된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러한 감소효과가 심화될 가능성은 약 60%에 달하며, 경제 침체와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이후, 뇌신경영상기법 기반의 인지실험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며, 게임 질병코드 등록으로 인한 파급효과를 개인 규모로 세분화해서 확인할 예정이다. 

발제 이후, 게임 질병코드 등록의 대응 방안, 정책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과 유병준 교수, 전성민 교수, 강형구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이형민 교수, 한국 콘텐츠진흥원 박혁태 팀장, 게임산업협회 최승우 국장, 한국노동연구원 김유빈 실장이 참석했다. 

Q: 게임 질병코드 등록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패널들의 의견이 궁금하다
김유빈: 사회 이슈는 경제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질병코드 등록의 파급효과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앞서 문제가 됐던 등급 규제와 셧다운제, 웹보드 게임 규제도 산업의 성장을 억제하고 고용을 축소시켰다. 

특히, 질병코드 분류는 규제보다 더 큰 피해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3만 5천 명이 넘는 인원의 취업기회도 위태로워진다. 여기에 타 산업과의 연관성까지 고려하면 폐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형민: 가치 측정이 어려운 재화의 손실도 고려해야 한다. 게임이용장애의 검사와 치료에 필요한 금액과 낙인효과로 인한 비급여 진료 지출을 감안하면 최소 12조 원에서 최대 28조 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이용장애의 주된 치료법으로 꼽히는 약물의 부작용과 함께 병리학적인 담론도 이뤄져야한다. 게임이용장애는 게임 콘텐츠의 문제라기보다, 환자가 겪고있는 정신병리학적인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게임에 몰입하면 우울증을 먼저 치료해야 하듯, 원인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유병준: 경제적 손실이 크다 해서, 게임과몰입의 폐해를 간과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치유 재단과 지원 사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련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해야한다. 

웹보드게임 규제는 매출 하락과 해외 불법사이트 확산을 야기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규제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산업 성장 억제를 우려하는 것이다. 

Q: 질병코드 등록을 예고한지 1년이 지났는데, 업계가 우려하는 부작용은 무엇인지
최승우: 부정적 인식이 계속해서 확산 중이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게임을 바라보기보다 일방적인 비난이 앞서고 있다. 게임이 개연성 없이 강력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코드 등록은 더 많은 폐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게임업계 종사자를 향한 낙인효과가 걱정된다. 종사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명을 감당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게임 이용이 급증하는 만큼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Q: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는지?
유병준: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효자산업과 중독의 원인을 넘나든다. 원칙을 세우고 유의미한 연구를 가능케하는 체계적인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국내 게임 관련 데이터는 미국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다. 
 
Q: 정부의 게임 관련 정책은 그대로 추진될 예정인지
박혁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 이용장애에 대한 심리 치료 지원을 병행하고 있으며, 지난 7일 게임산업진흥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게임이 질병으로 등록된다 해도 계획을 수정하기보다 변화에 따른 새로운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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