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오버워치의 영웅 로테이션이 경쟁전에서 사라졌다.
 
블리자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9일부로 경쟁전에서 영웅 로테이션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영웅 로테이션은 도입된 지 약 3개월 만에 폐지되면서 씁쓸한 실패 사례로 남았다.
 
영웅 로테이션은 특정 기간 동안 4개의 영웅을 지정해 선택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블리자드가 고착된 메타에 신선함을 더하기 위해 고안한 시스템이다.
 
영웅 로테이션이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시작부터 방향성에 문제가 있었다. 의도는 좋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 영웅 로테이션으로 유저들의 선택지를 좁히는 것이 아니라, 신규 영웅 추가와 밸런스 패치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됐어야 했다.
 
특히, 역할 고정과 영웅 로테이션은 서로 맞물리며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오버워치의 경우 공격군을 제외한 돌격, 지원군은 선택지가 적을 뿐만 아니라 그중에서 주류로 사용되는 영웅이 정해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웅 로테이션까지 적용되다 보니 돌격군과 지원군에서 나오는 영웅만 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유저에 의한 밴픽이 아닌 게임사가 강제로 특정 캐릭터를 제한하는 행위는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유저들의 반발도 상당했다.
 
즉, 메타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 오히려 메타를 강제하는 역효과를 낸 셈이다.
 
영웅 로테이션이 유저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오버워치의 본질적인 재미와 상반되는 업데이트였기 때문이다. 오버워치는 출시 초기부터 조합 구성에 제약이 없는 자유로움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 선택한 영웅으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중간중간 필요에 따라 팀이 원하는 영웅으로 변경해 전략적인 노림수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영웅 로테이션으로 인해 안 그래도 적은 영웅풀에서 선택의 여지가 더욱 줄었고,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무너졌다. 또한 자신이 잘하는 영웅이 제외되는 경우, 해당 유저가 경쟁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팀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까지 가져왔다.
 
영웅 로테이션의 폐지로 기대되는 효과는 명확하다. 선택과 조합의 자유로움이다.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 영웅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으며, 활용할 수 있는 조합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7월 초 업데이트가 예정된 역할 고정 없는 자유 경쟁전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쟁전은 공격, 지원, 돌격 영웅이 각각 2명씩 포함된 222 조합이 강제되어 있는데, 자유 경쟁전은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롭다. 자신이 원하는 영웅을 선택하면, 조합과 상관없이 팀이 정해져 빠른 매칭이 가능하다.
 
영웅 로테이션의 폐지와 더불어 자유 경쟁전이 추가되면, 오버워치는 결국 돌고 돌아 가장 인기가 많았던 초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시스템이 서비스 초기로 돌아간다고 해서 인기가 회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오버워치가 현재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기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오버워치는 신규 영웅 에코를 추가했는데, 상대방의 궁극기를 복사하는 창의적인 플레이와 강력한 스킬 구성으로 유저들로부터 재밌는 캐릭터가 추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C방 점유율 순위 역시, 더 로그 기준 6.94%로 3위(11일 기준)를 탈환하며 FPS 장르 1위의 타이틀을 되찾았다.

전성기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지만, 한때 PC방 점유율 5위까지 밀려났던 것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상황이다.
 
이처럼 오버워치는 신규 영웅 추가, 자유 경쟁전 도입, 영웅 로테이션 폐지 등 유저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한 업데이트를 연이어 선보이며 반등의 여지를 마련했다.
 
단순히 영웅 로테이션을 폐지한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유의미한 반응이 나타난다고 확신할 수 는 없다. 하지만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단계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오버워치가 전성기의 위용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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