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인 캐릭터가 만드는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2차 CBT가 일주일의 레이스를 마쳤다. 주행감과 UX 개선, 추가 콘텐츠 검증에 큰 중점을 뒀다. 유저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는 의지 속에 광범위한 설문조사도 이루어졌다.

테스트의 주요 셀링포인트가 캐릭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캐릭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첫 CBT에서 가능성을 보인 수준이었다면, 이번 테스트에서 추가된 캐릭터와 커스터마이징은 독립된 캐릭터 파워를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글로벌에 도전하는 캐주얼 레이싱에서 캐릭터 비주얼과 개성은 강력한 무기다.

2차 CBT는 신규 캐릭터로 디지니를 내세웠다. 카트라이더의 공식 히로인 포지션이고,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버블파이터 등 크레이지 프랜차이즈를 통틀어 폭넓은 존재감을 드러낸 캐릭터다. 카트 드리프트의 비주얼 스타일과 만나자 시너지는 더욱 크게 살아났다.

카트라이더의 글로벌 버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진은 캐릭터 외형 전면 개편에 공을 들였다. 지역에 따라 캐릭터 표현의 핵심부터 다르다. 아시아권은 눈으로, 서구권은 입으로 표정과 감정을 말한다. 브로디가 국내에서 크게 눈에 띄는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서구권에서는 인기 1순위 캐릭터로 꼽혔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을 설명한다.

게임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치고 세계 각지 의견을 수렴한 결과, 뚜렷한 이목구비가 강조된 캐주얼 3D 캐릭터가 재탄생됐다. 다오와 배찌 역시 색다른 느낌을 줬지만, 디지니의 생동감은 한 차원 위에 있었다. 인게임 감정표현과 리액션이 부드럽게 이어지면서 다른 유저의 캐릭터도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결과물이 나왔다.

유저 제작 커스터마이징도 화제다. 2차 CBT부터 유저가 직접 제작한 그림을 인게임 디자인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실제 레이싱카 같은 고품질 디자인이 등장하는 한편, 배달이나 택배업체 로고 등 센스 있는 디자인을 그려넣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출처 : 공식 커뮤니티 'aledmadl7'님
출처 : 공식 커뮤니티 'aledmadl7'님

캐릭터 파워가 생긴다면 운영이 편리해진다. 콘솔 멀티플레이 게임이 가진 과금의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다.

개발진 인터뷰에서도 드러난 부분이다. 과금이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페이투윈'은 절대 없다고 공언했고, 배틀패스를 포함해 치장 아이템과 콜라보 상품 정도로 과금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배틀패스 시스템은 2차 CBT에서 시범 공개했고, 캐릭터 감정표현과 카트 치장 등이 주요 구성품에 포함됐다.

결국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비주얼만으로 사고 싶어지는 상품'들이 등장해야 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이 방면에서 기반을 다진 모습이다. 카트 외형은 인게임에서도 도드라지고, 캐릭터 스킨 역시 선명한 감정표현과 함께 가시성을 드러낸다.

이 방면의 좋은 사례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스팀 및 콘솔에서 롱런하고 있는 로켓리그다. 카트라이더와 공통점도 있다. 레이싱은 아니지만 카트(RC카)를 조작하며, 밸런스와 관련 없는 배틀패스가 주요 과금모델이다.

로켓리그 역시 차체 커스터마이징을 주력 상품으로 배치했다. 데칼 문양과 파츠 디자인은 물론 부스터 이펙트나 부가 액세서리 등 매력적 디자인이 다수 등장했다. 현실 팀의 엠블럼이나 깃발을 커스터마이징으로 판매하는 등, e스포츠와 연계된 치장 상품을 초창기부터 구현했다. 카트라이더 리그 역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벤치마킹할 요소가 충분하다.

캐릭터 디자인은 IP를 폭넓게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카트라이더는 아시아 지역 외 인지도가 약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작업에 캐릭터가 중심이 된다. 개발 초창기부터 캐릭터 디자인에 공을 들인 이유와 연결된다.

기술적으로 완성된 버전은 아니지만, 비주얼 면에서 기본기를 잡고 들어간다는 사실은 전망을 밝게 만든다. 콘솔 캐주얼 멀티플레이의 디자인이 글로벌 트렌드에 합류할 수 있다면 불모지를 개척하는 작업에서 큰 자산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2차 CBT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일정을 준비한다. 추가 테스트가 이루어질 수도 있고, 정식 출시를 위한 걸음을 내딛을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이든 새롭게 만나게 될 결과물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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