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에 비해, 파급력이 부족하다. 라이엇게임즈는 연초부터 활발한 신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 10주년 행사에서 공개된 신작은 기존 팬뿐만 아니라, 신규 유저의 관심도 모을 구성이었다. 라이엇게임즈는 CCG와 FPS, 시뮬레이션, 대전격투 등 숙련된 개발 노하우와 이해도가 필요한 장르를 공개하면서, 개발사의 성장과 역량을 보여주고자 했다. 

레전드오브룬테라는 뚜렷한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다. 과금하지 않아도 손쉽게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편의성과 운적 요소를 지양한 플레이 방식 그리고 카드와 레벨업 효과로 반영한 원작과의 연결고리까지. 기존 CCG의 흥행 공식에 크로스플레이 기능을 더해, 초반 흥행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2회에 걸친 온라인 e스포츠 대회에도 불구하고 레전드오브룬테라의 입지는 게임사의 인지도에 비해, 아쉬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커뮤니티 반응도 복합적이다. 공수를 주고받는 경기 방식과 플레이의 긴 호흡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발로란트도 인식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공개테스트에서 수집했던 피드백 대다수를 1.0 버전에 반영했으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보안 프로그램, 뱅가드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놓여있다. 

뱅가드를 둘러싼 논란은 발로란트 흥행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발로란트 출시 전부터 뱅가드를 완벽에 가까운 보안 프로그램으로 소개했으나, 섣부른 자평은 비판의 표적이 됐다. 비공개테스트부터 핵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개설됐고 게임과 관계없는 관리 프로그램과 충돌했다는 사례도 잇따랐다. 

저사양 컴퓨터에서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게임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보다 낮은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출시 시점에 중요하게 다뤄졌어야 했던 뱅가드 논란과 긴 플레이 흐름, 신규 콘텐츠에 대한 정보 대신, e스포츠 환경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비공개테스트 버전에 머무른 유저들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실패했다. 

두 신작 모두 저사양으로 대중성을 추구했으나, 장르는 정반대로 하드코어한 게임성을 강조했다. 때문에 재미 측면에서 높은 진입장벽을 뛰어넘을만한 인상을 드러내야 했지만, 동종 장르의 스테디셀러 게임과 유사한 콘텐츠와 아쉬운 그래픽 효과는 라이엇게임즈의 신작으로 눈길을 돌릴 이유가 되지 못했다. 

이처럼 인식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리그오브레전드는 정반대에 가까운 행보를 밟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개발자노트로 2021년 프리시즌 변화의 핵심을 상점 인터페이스와 아이템 체계의 전면적인 업데이트로 요약했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 아이템 체계를 항목별로 점검하며, 아이템의 깊이와 복잡함에 비해 직관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리시즌 아이템은 명확하게 구분한 하나의 용도로 사용되며, 신규 아이템 기획 또한 단순명료하게 정리할 계획이다. 

신규 상점 인터페이스인 추천 아이템과 모든 아이템은 유저 숙련도에 따라, 아이템 목록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추천 아이템은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유저가 다음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데이터에 따라, 목록을 갱신한다. 모든 아이템 또한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상대 챔피언에게 적합한 아이템을 표식으로 강조한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이러한 업데이트 계획은 모바일버전인 리그오브레전드: 와일드리프트로 계승될 가능성이 높다. 추천 아이템 구매 방식은 좁은 화면 크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AOS게임에서 인기리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와일드리프트가 고민하는 문제는 서로 일맥상통한다. 10년 넘게 축적된 아이템 구성과 챔피언, 운영을 신규 유저에게 보다 쉽게 보여줘야 한다. 레전드오브룬테라와 발로란트가 높은 진입장벽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아이템 체계 개편은 긍정적인 성과에 반드시 필요한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레전드오브룬테라, 발로란트 또한 진입장벽과 인식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여전히 리그오브레전드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강조하고자 했던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면, 과거 이상으로 유저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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