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21대 국회 상임위 구성이 끝났다. 게임 정책과 이슈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명단 역시 공개됐다. 게임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국회의사당으로 향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게임 관련 논점은 급격히 비중이 늘었으나, 정계 안팎의 난관으로 끝매듭을 짓지 못한 채 회기를 마쳤다. 게임산업법 전면 개정, 중국 외자판호 발급 문제,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논란,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쟁 등 반드시 마무리해야 할 정책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9명, 미래통합당 및 무소속 7명으로 문체위 정원 16인이 구성됐다. 도종환 위원장과 이상헌, 김석기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새 얼굴이다. 21대 국회에 새로운 인물이 다수 진입했고, 여야 구도가 급격히 전환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도종환 문체위원장
도종환 문체위원장

문체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위원장이 선출됐다. 2017년부터 약 2년간 문체위 장관을 지냈으며, 대표적 친게임 의원으로 분류된다. 장관 취임 열흘 만에 판교에서 게임업계 인사들을 만나 "규제 정책에서 벗어나 게임문화 진흥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자율규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등 게임과 문화 전반에 관심을 보였다.

반면 장관 재직시기 위치와 언행에 비해 세세한 게임산업 이해도가 부족했고, 산업과 문화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상임위원장이 법안 논의에 핵심 진행을 담당하는 자리인 만큼, 합리적인 조율을 통해 게임 이슈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상헌 의원
이상헌 의원

그밖에 주목받는 여당 위원으로 이상헌 의원이 꼽힌다. 문체위에서 e스포츠 진흥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질병코드 논란에서도 게임의 여가문화 가치를 강조하며 등재 반대에 앞장섰다. 지난 국회 이동섭 의원실에서 대리게임 금지법안 등 유저 친화적 법안을 담당한 이도경 비서관이 합류해 전문성 면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비례대표 초선인 전용기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최연소 국회의원(28세)이며,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을 직접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세대의 감각과 게임 이해도를 앞세워 시대에 맞는 게임법 개정을 요구하는 중이다. 특히, 위헌적 사전심의제도를 강력하게 지적하면서 해결 및 소통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병훈 의원 역시 원 구성 전부터 게임법 개정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 면제 및 게임 오류로 인한 이용자 피해 구제 조치를 명문화하기 위해 협조 요청에 나서기도 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왼쪽), 윤상현 의원(오른쪽)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왼쪽), 윤상현 의원(오른쪽)

미래통합당의 새 얼굴인 황보승희 의원도 주목할 인물로 꼽힌다. 부산 영도구의원부터 시작해 시의원을 거치며 하나씩 단계를 밟아왔고, 시의원 시절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지스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지역 게임업체를 지원하는 조례를 추진해 가결까지 이끌었다.

미래통합당 김석기 의원과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중국 판호 이슈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중 윤상현 의원의 행보는 조금 더 눈에 띈다. 지난 국회 외통위 소속이었지만 게임 이슈에서 적극적으로 진흥을 외쳤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 입장에 섰다.

지난 6월에 주한중국대사를 직접 만나 한국게임이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지 못하는 일에 대해 전달한 바 있고, 문체부 소관을 넘어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최근 한한령 해제가 가시화되는 만큼 판호 이슈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정책은 당 구분보다 의원 개인의 역할이 강조되어 왔다. 게임법 전면개정안이 시급한 만큼 문체위 친게임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정쟁과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최적의 진흥안을 완성할 것인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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