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리니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성구 총괄PD의 발언은 현장을 놀라게 했다. 엔씨소프트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 신작 발표회에서, 트릭스터M 개발 방향을 설명하며 등장한 멘트다.

트릭스터M은 2003년 엔트리브가 출시한 온라인 RPG 트릭스터 원작의 모바일 신작이다. 필드에서 아이템을 채굴하는 드릴 액션 등 원작의 시스템과 2D 도트 그래픽을 재현한다.

이성구 PD는 "트릭스터M은 엔트리브 신작인 동시에 엔씨소프트의 차기 MMORPG이며, 엔트리브가 가진 IP에 엔씨의 기술을 접목해 원작 복원을 넘어 모바일 최적화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질의응답의 핵심 방향은 자연스럽게 트릭스터M과 리니지의 상관관계로 향했다.

Q: 리니지 IP로 잘 알려진 개발자로서, 캐주얼 화풍 게임을 담당하며 위화감은 없었나?

이성구: 사실 개인적으로는 캐주얼 게임을 좋아한다. 동물의숲도 아직까지 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리니지로 많이 알려졌는데, 트릭스터M에서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만나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

Q: 트릭스터M을 '귀여운 리니지'로 표현했는데, 리니지2M 같은 성장 방식도 적용되나?

이성구: 이 게임을 원작으로 구현했을 때 현재에 맞는 재미를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많은 게임이었다. 필드 전투와 보스 쟁탈전 등에서 주요 보물을 캐내는 스팟이 있고, 그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되는 것이 리니지와 공통점이다.

아인하사드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좀더 라이트하고 젊은 유저들에게 리니지 방식 재미를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거래소는 있다. 합성과 강화는 존재 하지만, 강화에 실패해도 아이템이 파괴되진 않는다. 좀더 라이트하고 소프트한 재미를 주겠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Q: 트릭스터M의 득템 재미도 궁금하다. 핵심 콘텐츠인 드릴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상한선은?

이성구: 모바일 플랫폼이니 자동사냥은 들어가는데, 거기서 얻는 재화도 존재한다. 드릴의 종류와 스팟도 다양하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스팟은 경쟁이 필요하고, 드릴과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달라서 분배 플레이가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쓰임새에 맞는 드릴을 사용하는 재미도 있다.

Q: 리니지처럼 확률형 아이템도 들어갈 예정인가?

이성구: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본적 MMORPG의 틀을 따라가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 원작 팬들의 감성을 해치지 않는 것도 중요할텐데, 그것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이성구: 귀여운 리니지라는 표현은 순한 맛 리니지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리니지는 리니지만의 스타일이 있고, 트릭스터M은 원작 팬들의 요구사항을 온전히 복구하는 것이 기본 목표지만, 그대로 가져오면 지금 기준에서 맛이 떨어지므로 리니지의 맛을 살짝 섞은 정도다. 리니지는 워낙 대형 게임이라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 나 역시 트릭스터 유저이기도 했다.

Q: 퍼플 서비스에 트릭스터M도 포함되나?

이성구: 물론이다. 오늘 공개한 모든 신작은 퍼플에 들어간다.

Q: 트릭스터M과 팡야M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궁금하다.

이성구: 트릭스터M은 기본적으로 배틀 커뮤니티나 유저 경쟁과 성쟁에 초점을 맞췄다. 팡야M은 원작이 캐주얼 스포츠게임이었는데, 그에 비해 RPG 장르에 가깝다. 캐릭터 성장 방식과 대결 구도가 원작과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둘 모두 원작 팬들이 매우 많은데, 좋은 게임으로 기다림에 보답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도 많이 사랑을 받아서 원작이 출시됐던 지역은 모두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

Q: 팡야 모바일이 동남아에서 출시된 적이 있었는데, 팡야M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

이성구: 팡야 모바일의 실패를 토대로 만들었다. 당시 유저들 반응은 "이건 팡야가 아니야"였고, 우리가 봐도 공감할 수 있었다. 서비스 종료 이후 전체 개편과 재수정을 진행했다. 완전히 새로 만든 게임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Q: 팡게아 스킬은 어떤 방식으로 획득할 수 있나?

노우영: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고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조합도 가능하다. 기계, 마법, 자연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활용하게 된다. 꾸준히 플레이만 해도 얻게 된다.

Q: 캐릭터의 다양한 의상도 팡야의 매력인데, 어떤 식으로 얻게 되나?

고윤호: 의상은 리그매치 등 다양한 모드를 플레이하면서 보상으로 얻는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Q: 팡야는 '각도기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팡야M에 퍼플을 도입할 경우 PC로 즐기는 유저가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 같은데.

노우영: 게임이 아니라 국방부에서 포병을 양산하는 프로젝트라는 말도 기억이 난다. 그래서 팡야M은 피지컬과 경험 요소를 완화시켰다. 스포츠RPG란 설명대로 성장 요소를 게임에 녹여서 유저가 꾸준히 플레이하기만 하면 홀인원의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프로야구 H3에서 선수들은 어느 연도까지 구현됐는지, 해외 진출 선수들의 라이선스 문제는 해결되는지 궁금하다.

심재구: 2010년부터 최신 시즌까지 예상이다. 출시 후 과거 연도를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Q: 이적시장과 트레이딩 카드 거래 등이 존재하는데, 이용등급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이성구: 외국에는 선수 카드를 사고 파는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유독 국내에서 약하다. 이 점을 강화해보고 싶었다. 물론 심의에 위배되지 않을 만큼의 시스템을 구성했다.

Q: 오프라인 트레이딩 카드 연동도 가능한지 궁금하다.

심재구: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동은 준비 중인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이르다.

Q: 신작 3종의 출시 시점은?

이성구: 전부라고 확답할 수는 없지만, 3종 중 하나 정도는 올해 안에 출시된다.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 H3를 올해 출시하는 것이 목표고, 팡야M는 내년 초 정도다. 엔씨소프트도 신작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 출시 시기 조율은 필요하다.

Q: 다른 IP도 살아날 수 있나?

이성구: 물론 살려야 한다. 엔트리브가 인원이 많진 않다. 동시에 많은 게임을 개발할 수는 없어서 3종 신작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성과가 좋으면 새로운 팀을 꾸릴 기반이 만들어진다. 앨리샤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등이 남아 있는데, 좋은 소식으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앨리샤도 후보 중 하나였는데 트릭스터를 우선 선택했다.

Q: 엔트리브의 게임은 엔씨와 어떻게 차별화된 철학을 가지나?

이성구: 경영이나 철학보다도, 원래 잘하던 것을 잘하는 회사가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도 엔트리브의 과거 IP가 살아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릭스터와 팡야를 통해 그런 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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