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8.11 화 16:35
상단여백
HOME 인사이트
창세기전, 포트리스, 팡야... '잊힌 게임'들이 돌아온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7.03 16:48

게임 서비스가 끝나도 모든 것이 사라지진 않는다. 추억 속에서 남아 있는 게임은 많다. 아직도 서로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한다. 그 과거의 게임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추억을 되살리기 위한 신작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창세기전2, 포트리스, 트릭스터, 팡야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게임들인 동시에, 지금 구매나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이번달 바람의나라와 라그나로크 등 유명 고전 IP가 모바일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런 게임들은 '정신적 고향'이 아직 건재하게 서비스를 계속하는 경우다.

과거 추억을 회상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지만 다시 좋은 게임으로 탄생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기억의 귀환'은 어느 지점까지 완성되고 있을까.

가장 오랜 시간을 뛰어넘는 게임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창세기전2의 리메이크작이다. 1996년 PC패키지로 출시한 SRPG 창세기전2는 한국게임 초창기를 대표한다. 시리즈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열었고, 흑태자를 비롯한 핵심 캐릭터를 통해 오랜 고정팬을 확보한 시작점이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개발된다. 2022년 출시 예정으로, 일정에 맞추더라도 26년의 세월을 건너뛴다. 라인게임즈는 4년 전 개발 소식을 최초 발표했고, 그동안 추가 소식이 없었다.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종종 흘러나왔다. 하지만 2020년 들어 구체적인 정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공개된 최초 티저 영상은 올드 유저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걱정했지만 괜찮다'는 감상이 지배적이다. 인기 캐릭터인 칼스의 필살기 천지파열무 연출은 강렬했고, 그외 전투 모델링 구현도 인상적이다. 2000년 창세기전3 파트2 이후 팬들이 인정하는 계승작이 없었던 만큼, 기나긴 갈증을 마침내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포트리스'도 돌아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포트리스2 블루의 귀환이다. 신생 게임사 레티아드가 포트리스 스팀게임 개발 저작권을 얻고 포트리스 V2를 개발 중이다. 스팀 기반의 PC 멀티플레이 플랫폼으로 연내 얼리액세스 출시 예정이다.

포트리스2 블루는 2000년경 PC방 국민게임으로 불렸다. 점유율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등 더욱 강한 게임이 있었지만, 성별과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폭넓게 사랑받았다는 점이 포트리스의 매력이었다. 귀여운 탱크 캐릭터와 직관적 게임 방식, 거기에 '밸리 캐논전' 등 명확한 콘텐츠가 만들어지면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포트리스 V2는 탱크 성장과 같은 페이투윈 요소를 일체 없애고 패키지 구매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팀플레이를 강조하고 탱크별 역할 분담을 강화한다. 유저들이 좋아하던 포트리스의 초심을 살리는 동시에, 현재 트렌드에 발맞추고자 하는 개발 방향이 돋보인다.

엔트리브소프트 역시 잊힌 게임의 귀환을 준비한다. 팡야와 트릭스터가 모바일로 돌아온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출시될 예정이다.

팡야는 한때 많은 유저들이 게임 중 각도기를 지참하도록 한 주범이다. 판타지 골프라는 독특한 콘셉트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조각감이 어우러지며 기록적 흥행을 거뒀다. 마스터하기 매우 어려운 게임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바람 계산과 발사각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포병 양성게임'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팡야M은 판타지 골프RPG에 해당한다. 원작의 세계관을 모두 담는 동시에, 원작 유저들을 위한 선물로 스토리 모드를 마련한다. 매력적인 캐릭터 획득과 성장, 팡게아 스틸을 통한 다채로운 플레이 등 발전 요소가 여럿 존재한다.

트릭스터는 인기작이 아니었다. 오히려 출시 1년도 채우지 못하고 2014년 초 서비스 종료를 맞이한 비운의 게임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회자된 이유는, 땅을 파서 아이템을 채굴하는 드릴 시스템 등 MMORPG에서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한 요소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매우 좋았으나 디테일에서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의 운영 노하우 기술력이 트릭스터M에 반영되면서 나타날 결과에 대해 궁금증이 몰리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캐릭터 충돌처리와 심리스 오픈월드, AI 기술을 반영한 필드 변화 등 원작의 기획을 반영할 기반이 갖춰졌다. 원작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후속 스토리가 다시 이어진다는 것도 유저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억과 현재의 만남이 반드시 좋은 결말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융화되지 못한 채 추억만 손상시키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고전 원작은 게임 경험에서 중요한 자산이고, 유저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소재다.

성공 요건은 원작 유저들이 가장 사랑한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긴 시간 공백을 겪은 IP들이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길용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