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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FPS 장르, '굴러온 돌'도 멈췄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7.10 16:23

지각변동을 예고했으나 무풍지대가 됐다.

6월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발로란트가 정식출시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은 2개 방향으로 압축됐다. 밀리터리 FPS에 하이퍼 FPS 성격을 접목한 발로란트가 얼마나 큰 파이를 흡수할 것인지, 그리고 FPS 장르 유저층이 전체적으로 확장될 것인지.

한국에서 FPS 점유율은 무시할 숫자가 아니다. 발로란트 출시 직전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서든어택은 PC방 점유율에서 2위부터 4위까지 나란히 차지하고 있었다. 3개의 게임 점유율을 합치면 20%가 넘는다. 발로란트의 성패에 따라 경쟁작들의 지표가 요동칠 가능성은 곳곳에서 제기됐다.

결과는 고요했다. 발로란트는 '박힌 돌'을 위협할 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런데, 기존 3대장 역시 힘이 떨어지고 있다.

PC방 통계서비스 사이트 더로그(THE LOG)에 따르면, 1년 전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배틀그라운드 점유율은 6.8% 전후로 내려앉았다. 6월 2일까지 8%를 유지하다가 추가 하락했기 때문에 발로란트 출시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전부터 꾸준히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바라보는 편이 타당하다.

오버워치의 하락세는 2019년부터 가속화됐다. 현재 6%를 조금 넘기며, 게임트릭스 기준으로는 5% 초반선까지 내려갔다. '222' 역할고정을 도입하면서 랭크게임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밸런스와 매칭에서 역효과가 발생했다.

서든어택은 16년차를 맞이한 올해 초 1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힘이 조금씩 빠지는 모양새다. 대형 업데이트의 생명력이 소진되고, 라이트유저에게 동기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발로란트의 초반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최근 신작 중에서는 가장 존재감이 크다. 반면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란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다. 출시와 함께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지만, 점유율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한 달째 머물러 있다.

비주얼과 스타일에서 국내 유저의 눈을 사로잡기 어려웠던 점이 꼽힌다. 낮은 사양까지 아우르는 사업 전략을 펼쳤지만, 최근 경쟁작들에 비교해 눈길을 끌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 거기에 사망 속도가 빠르지만 부활 시스템의 부재로 높아진 진입장벽도 지적을 받았다.

안티 치트 프로그램 '뱅가드'를 둘러싼 논란도 한 몫했다. 게임 실행을 위해 강제로 켜야 하지만 PC 프로그램 개입과 오류가 매우 커 유저와 PC방 업체에서 강력한 반발을 샀다. 6월 중순 업데이트에서 개선을 실시한 뒤 문제는 눈에 띄게 줄었으나, 한번 퍼진 부정적 이미지를 단시간에 바꾸기 쉽지 않았다.

의문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FPS의 그 넓은 파이는 어떻게 줄어든 것일까.

FPS 고정 유저가 장르에서 움직이던 과거와 달리, 장르 이동이 자유로워졌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가 하락한 시기는 리그오브레전드 점유율이 50%까지 치솟은 시기와 맞물린다. 비슷한 시기 피파온라인4와 메이플스토리 등 단골 강자들의 파워도 반등했다.

예년에 비해 장르가 세분화되고 다채로워진 시기다.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FPS로 글로벌 대흥행을 기록했고, 오버워치는 영웅 개성을 극대화한 하이퍼FPS다. 서든어택은 직관적 시스템의 저사양 포지션으로 오랜 기간 고정유저를 확보했다. 유저들이 점차 다양한 장르를 쉽게 받아들이고, 거부감 없이 다른 형태의 게임으로 넘나들게 되는 경향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지된다.

모바일게임 이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PC 버전이 점차 고전하는 시기에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다운로드와 매출에서 힘이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모바일에서 기술적으로 FPS를 구현 가능한 시대가 오면서 게임 템포가 빠르다는 장점이 흡수될 위험은 존재한다.

국내외 다양한 FPS 신작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미래 배경의 배틀로얄 FPS 하이퍼스케이프를 공개했고, 스마일게이트 역시 배틀로얄 FPS 크로스파이어 제로를 테스트 중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다시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현재 FPS 시장은 무주공산일까, 아니면 장르 전체의 과포화일까. 새로운 전환점이 발생할 때까지 수수께끼가 풀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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