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에 과거 디아블로2의 래더 방식의 ‘시즌’ 방식이 도입된 지 한 달여, 정확히는 5주정도가 지났습니다.

첫 번째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자’가 발매된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나 유저들은 직업 간의 밸런스, 반복적인 플레이에 다소 지쳐있던 시기에 도입된 ‘시즌’ 방식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디아블로3의 업데이트를 앞두고 블리자드의 개발자는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다시 키우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전달하는 본인의 입장에서 ‘기존에 키웠던 캐릭터를 다시 키우는 것이 어떻게 재미있을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캐릭터를 새로 키우면서 다른 유저들과의 경쟁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도 남아 있었구요.


하지만 ‘시즌’ 방식은 디아블로3의 서비스에 큰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게임트릭스 기준 디아블로3의 PC방 점유율은 4% 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은 상당히 늘어난 편입니다. 게임 내에서 복귀 유저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고, 커뮤니티와 각종 게시판의 분위기를 보면 게임의 발매 초기 수준은 되지 않지만 2~3만 이상의 유저들이 복귀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거 대규모 패치가 진행되면 유저들이 잠깐 복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번 2.1.0 업데이트를 통해서는 기존 유저들이 상당히 많이 게임에 돌아와 새로운 콘텐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중심을 잡고 있는 콘텐츠는 ‘시즌’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며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는 것이지만, 다시 말하면 ‘이번 패치로 인해 가장 좋아진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과거부터 자신이 키우고 있는 캐릭터는 왠지 좋아보이지 않고 다른 직업의 캐릭터가 좋다고 느낀 유저들에게 시즌 방식은 가장 좋은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합니다. 게다가 시즌에서는 새로운 전설 아이템, 전설 보석 등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있죠.

디아블로3가 처음 발매되었을 때부터 600시간이 넘게 키워온 캐릭터 보다 이번 시즌에 100시간 정도 투자한 캐릭터가 강해진 부분은 다소 씁쓸하게 느껴지지만, 확실히 시즌 방식은 유저들이 새로운 도전과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어떤 게임이나 캐릭터 밸런스는 개발자와 유저들에게 큰 화두가 되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시즌으로 인해 밸런스가 특정 캐릭터에게 몰리면 그 캐릭터를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하는 방식으로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악마사냥꾼이 대세 캐릭터로 떠올라 소위 ‘대악사 시대’를 열었지만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성기사가 대세가 되면 성기사를 키우면 되고 마법사가 대세가 되면 마법사를 키우면 됩니다. 시즌에서 70레벨까지 캐릭터를 키우는 것은 혼자서해도 10시간 내외, 친구의 도움을 받게 되면 2~3시간 정도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악마사냥꾼에 캐릭터 분포가 다소 몰려있긴 하지만 4인 파티를 하기 위해서는 악마사냥꾼만으로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성기사, 부두술사 등의 캐릭터와의 조합이 필요하게 됩니다. 결국 친구들과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다른 캐릭터를 키우는 유저들도 있고 고행을 즐기는 유저들은 어려운 캐릭터를 일부러 키우면서 파티 조합을 연구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현재 디아블로3 유저들은 대부분 시즌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하고 있고, 시즌이 종료되면 시즌의 캐릭터는 기존 캐릭터 슬롯으로 옮겨져 언제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서 키웠던 캐릭터에 애정이 있으면 다음 시즌에는 시즌 대신 기존 캐릭터를 사용하면 되고, 대세가 변경되면 다른 캐릭터를 육성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여전히 반복적인 콘텐츠는 다소 지루한 느낌이지만 기존 ‘균열’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대균열’을 통해 보다 많은 전설 아이템을 구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체감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높은 대균열 일수록 좋은 성능의 전설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해서 자연스럽게 유저들에게 동기부여를 합니다.

대균열에서 단계를 높여나가면 자신의 기록이 남고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균열을 높여나가면 전설 보석의 업그레이드와 좋은 전설 아이템을 얻을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즐기는 콘텐츠가 됩니다. 전설보석의 업그레이드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대균열을 가야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게다가 새롭게 추가된 전설 보석 역시 새로운 즐길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양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악세서리에 추가해서 써야하는 만큼 어떤 수치를 어떻게 변경해야 할지가 중요한 부분이고, 보석의 성능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이 나뉘기 때문에 다양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디아블로3는 현재 PC방에서 나타나는 수치보다 많은 수의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에서 판매된 패키지량과 최근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자의 50% 할인판매의 영향으로 많은 유저들이 집에서 1~2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는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온라인게임과 달리 디아블로3의 강점은 이미 유저들이 패키지 버전을 구입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게임이 재미있어졌다는 이야기가 유저들 사이에 퍼지면 자연스럽게 유저가 늘어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온라인게임은 기존 게이머들과 격차가 벌어져 복귀가 쉽지 않지만 디아블로3는 직접적으로 유저가 체감하는 격차가 적고 혼자서 게임을 즐기더라도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복귀가 다른 게임에 비해 쉬운 편입니다.

최근 유저들의 분위기와 복귀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시즌과 대균열 등의 이번 콘텐츠가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켜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는 11월 블리즈컨 2014에서 디아블로3와 관련된 어떤 콘텐츠가 깜짝 발표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디아블로3는 게임의 가장 큰 문제였던 밸런스 문제를 시즌 방식으로 다소 해소했고, 전설 아이템 등을 하나하나 수정하면서 롱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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