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를 온택트(ontact)로 활용하는 시대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일상을 바꾸었고, 온라인을 통한 연결은 늘어났다.
24일 오전 10시, 인디크래프트 2020의 B2C 전시장이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걱정은 없다. 게임쇼 개최 장소는 가상 공간이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런처를 내려받고,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거쳐 실행하면 누구든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B2C 개막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 실행과 함께 인디크래프트 간판과 입구 통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작은 wasd 이동 방식과 마우스 시점 전환이면 충분했다. PC 하나를 통해서, 60여종의 인디게임과 그 정보를 둘러보는 관람객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게임 속 게임쇼였다. 전시장 풍경은 실제 야외 전시장과 동일하다. 길을 따라 게임 부스가 늘어서고, 광고판에서는 스폰서들의 게임 홍보가 함께 이뤄진다. 주변 음성채팅도 자연스럽게 들려온다. M키로 지도를 눌러 전시장 구성을 바로 확인할 수도 있다.
부스에는 게임 트레일러와 함께 INFO 버튼이 놓여 있고, 그 앞으로 캐릭터를 움직이면 게임 정보가 바로 나타난다. 게임명과 장르, 개발사 이름을 포함해 홈페이지와 메일 주소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바로 접속이 가능하다.
부스 앞은 그 게임의 개발자 캐릭터가 손님을 맞이한다. 물론 NPC가 아니고, 직접 조종하며 소통하는 수단이다. 게임을 보는 사이 "안녕하세요,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직접 게임해보실 수 있어요"라고 말을 걸어와서 놀라기도 했다. 음성채팅으로 개발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편한 구성이다.
시연이 가능한 게임은 부스 앞에 QR코드를 안내하고 있다. 코드를 인식시키면 개발사 홈페이지나 게임 데모 다운로드 페이지가 열리는 방식이다. 금요일 이른 아침이지만 이미 서너명이 한곳에 모여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긴 시간 섬세하게 만들지 못한 탓인지 최적화는 덜 된 모습이다. 런처를 실행하려면 20기가가 넘는 하드디스크 여유 공간이 필요하고, 기본 사양도 어느 정도 받춰줘야 한다. 공간 볼륨에 비해서는 조건이 크다. 저사양 PC나 노트북으로 접속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쾌적하게 보기 힘들 위험도 있다.
하지만 일견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다. 인디크래프트는 작년 오프라인 행사로 운영했고, 온라인 가상게임쇼로 전환을 결정한 시기는 5월이었다. 2개월 만에 전례도 없는 일을 추진해 완성해야 한 것이다.
언리얼엔진으로 맵을 구성하고, 개발자들과 협의해 부스를 배치하고, 스폰서 광고 편성 등을 게임 프로그램에 모두 담기에 매우 짧은 시간이다. 대기업의 인력이 투입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최적화 작업까지 거치는 것은 무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짧은 시간과 악조건 속에서 보여준 결과물은 인상적이다. 업계 관계자만 참여하는 B2B에 이미 800명 이상이 방문했고, 아바타와 음성채팅 활용도 큰 사고 없이 이루어졌다. 코로나19 시대에 급변한 게임쇼 환경이 온라인을 통해 재구성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말, 가상의 공간에서 부스를 돌아다니며 인디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여보는 것은 어떨까. 인디크래프트 2020은 26일까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