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양면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평가는 게임 안과 밖에서 극명하게 나뉜다.

7월 7일 출시 이후 차트에서 쾌속 전진했고, 최고 매출 4위까지 기록하며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이와 함께 각종 사건사고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다양한 의미에서 화제의 주인공이다.

각종 사고와 운영 지적에도 불구하고 매출 순위가 흔들리지 않는다. 뚜렷한 '핵과금' 강요가 지금까지 없다는 것을 참조할 때 게임에 한번 재미를 붙인 유저들의 잔존율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안심할 때는 아니다.

플레이할수록 잘 만든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2차전직 이후 파티플레이가 활성화되면 크게 체감된다. 인게임 파밍으로 레벨과 장비를 맞춰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원작 분위기 반영도 적절하게 이루어졌다. 파티나 레이드 던전 패턴 역시 PC플랫폼 MMORPG에 견줄 만큼 촘촘하게 준비되어 있다.

수동과 자동 밸런스도 플레이가 길어지면서 빛을 발한다. 콘텐츠가 다양하고 많지만 숙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장점이 된다. 피곤하거나 바쁜 날은 2시간 자동사냥만 돌려놓고 끄면 그만이다. 거기에 길드 콘텐츠에 기여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정도다. 콘텐츠 제한이 주간 단위로 걸려 있어 하루 날 잡고 플레이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스토리도 볼 만하게 구성됐다
스토리도 볼 만하게 구성됐다

향후 인게임 콘텐츠 전망도 밝다. 아직 카드를 다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저 대부분은 2차 전직 상태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3차 전직에 진입할 경우 캐릭터 스킬과 직업 활용도가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달라진다.

계열도 다양하게 생기면서 육성 자유도 역시 올라간다. 상인 3차 화이트스미스를 예로 들면, 도끼질 일변도에서 벗어나 돌격포를 여러 대 소환해 타워디펜스 같은 플레이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콘텐츠 고갈 우려도 적다. 원작을 충실하게 계승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존재하던 상위 레벨 콘텐츠들이 모바일 환경으로 충실히 구현될 예정이다. 게임성으로만 따지면 모처럼 많은 유저가 진득하게 즐길 만한 MMORPG가 나온 셈이다.

반면 운영과 이슈 대처 분야는 쉬지 않고 잡음이 나온다. 출시와 함께 불거진 서버 폭주와 DB 손실사건은 서막이었다. 뽑기 아이템 확률 표기 차이로 소동이 한 차례 발생했고, 고성능 카드 뽑기가 테이블에 완전히 빠져 있던 것이 발견됐다. 엔드 콘텐츠에 속하는 기어 아이템이 무한 복사되는 등 버그도 수차례 발목을 잡았다.

출시가 조금 급했다는 느낌도 준다. QA에 조금 더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 디버깅과 안정화 작업을 거쳤다면 대부분 해결이 가능했을 문제다. 유저들의 제보에 따르면, 출시 이후 발견된 버그 대부분은 같은 시기에 진행 중인 중국 테스트 빌드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그것보다 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은, 길게 보지 못하는 사후 대처다. 고성능 카드가 테이블에 없다면 유저 절대다수는 상품을 구매하는 의미가 없었는데, 지불한 냥다래의 10%만 환급해준다는 초기 공지는 오히려 유저들을 화나게 했다. 결국 100% 환급으로 조정됐지만 신뢰 손실은 막기 어려웠다.

최근 오버밸런스로 꼽힌 뱀머리 코스튬을 판매중단할 때도 사전 예고가 없었고, 변경점을 적용할 때 안내가 부실한 사례가 종종 드러났다. 문제점이 생겼을 때 확실한 보상과 해결책으로 대안을 제시했다면 보다 좋은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었다.

게임에서 운영 이슈가 크게 불거질 경우 게임 본연의 재미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잘 만든 게임은 결국 다시 올라가는 힘이 남는다. 인게임 불만이 쌓여 있었다면 폭발하는 계기가 되어 급락하기도 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분명 게임의 힘이 살아 있다.

소통은 유저 피드백을 수렴하는 것에서 만족하면 안 된다. 유저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어떤 점이 새로 바뀌었는지, 건의사항 중에 무엇을 받아들일 것인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유저가 원하는 말을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점이 많은 게임이기 때문에 외부 잡음에 더 아쉬움이 남는다. 운영 시스템의 재정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게임의 평가는 만듦새에서 나오지만, 게임의 수명은 운영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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