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9.24 목 18:33
상단여백
HOME 인사이트
인기게임도 한순간, 페미니즘 논란은 '현재 진행형'
송진원 기자 | 승인 2020.08.06 16:45

최근 게임 커뮤니티의 화두는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 이슈는 몇 년째 게임계와 커뮤니티에서 민감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새로운 스토리, 캐릭터, 스킨이 출시될 때마다, 페미니즘과 젠더 혐오 등 사상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이 피해를 입거나 유저들이 떠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의 도화선, 클로저스 성우 교체 논란
클로저스의 캐릭터, 티나는 출시 전부터 화제였다. 티나를 연기한 김자연 성우가 개인 SNS에 레디컬 페미니즘 단체,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다. 이에 클로저스는 해당 논란이 불거진지 하루 만에, 성우 교체 소식을 발표했고 메갈리아, 워마드를 포함한 페미니즘 단체의 지탄을 받았다.

페미니즘 단체가 문제로 지적한 부당해고 논란은 주장과 달리, 명료하게 종결됐다. 게임사 측은 성우에게 작업물에 대한 계약금을 모두 지불했다. 김자연 성우 역시 상호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했고 게임사를 향한 오해와 비난을 삼가달라는 메시지를 개인 블로그로 남겼다.

하지만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정 단체 지지로 계약을 종료했다는 점에서 게임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대로 기업이 이미지 손상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협의 하에 계약을 마쳤으니, 게임사의 손을 들어주는 의견도 함께했다.

논란은 서브컬쳐 업계와 정치권으로 번져나갔다. 몇몇 웹툰, 일러스트 작가들이 게임사의 사상 검증을 문제 삼고 비난하자, 독자들이 해당 작가들이 소속된 웹툰 플랫폼을 집단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반대로 특정 커뮤니티를 지지했던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물을 즉시 교체한 소울워커 개발사, 라이언게임즈에게 선물과 기부금을 보내는 ‘소매넣기’ 운동이 이슈화 되는 등 페미니즘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측의 대립은 계속됐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8일, 게임업계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및 작가가 페미니즘 이슈에 동의를 표했다는 이유로 퇴출당한 사건에 대한 개선 의견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해서는 게임업계의 여성 혐오와 차별적 관행 개선, 실태조사 및 제도 검토를 요구한 상황이다.

다시 불붙은 사상 논란, 가디언테일즈를 향한 여론이 나빠진 이유
국가인권위원회가 의견을 밝힌 지 한 달여 만에, 게임업계의 사상 논란은 가디언테일즈를 계기로 재점화됐다.

사건은 ‘기사, 학교에 가다’ 이벤트로부터 시작됐다. NPC의 비속어 대사가 등급에 어울리지 않는 높은 수위로 문제 되자, 카카오게임즈는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공지 없이 대사를 수정하고자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접속 불안정 현상으로 플레이 중인 유저들이 혼란을 겪었고 운영진이 공지 없이 대사를 훼손하며 특정 성향의 집단을 옹호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남성 혐오 단어를 막지 않는 욕설 필터링 또한 논란에 신빙성을 보태는 증거로 지목됐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운영진을 교체하는 강수로, 이미지 회복에 나섰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4점대를 기록했던 구글 플레이 평점은 1점대로 하락했고 최상위권 유저가 게임에서 이탈하는 등 평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업본부장이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가디언테일즈의 평가는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유저들은 혐오 단체에 동조하는 직원이 없고 혐오 단어를 선별적으로 등록했던 과정을 실수로 결론 내린 게임사의 해명을 믿지 않았다. 재발 방지에 신중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은 관계자가 여전히 남아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게임업계와 딜레마에 가까운 페미니즘
게임사 입장에서 페미니즘 문제는 정답을 내릴 수 없는 난제다. 개개인마다 다른 유저들의 성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은 없다.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콘텐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소수의 시선이 있기 마련이다. 의견이 갈리는 주제가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사상과 혐오에 대한 내용이라면, 해결 과정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인권과 혐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현대사회에서 소수자의 의견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다. 티나 사태 이후, 신규 콘텐츠가 정서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공론화되는 사례는 늘어났다. 소수의 의견은 수치화된 심의 기준과 마케팅 데이터 이상으로 무겁게 다뤄지고 있다.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도 쉽지 않다. 티나 사태 이후, 수집형RPG 개발사는 일러스트레이터와 성우 선별 절차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개인 SNS활동과 생각을 점검하는 과정 자체가 사상검증의 일환으로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까지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에서 대중성을 기반으로 마케팅과 새로운 콘텐츠를 전개하기 쉽지 않다. 유저 타겟층이 명확한 게임일수록, 개성이 뚜렷한 만큼 논란의 대상으로 지목될 확률도 높다. 게임사가 게임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할수록, 대중들의 소수자들을 향한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진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