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목할 만한 라그나로크가 나왔다.

행운의 숫자가 통했을까. 7월 7일 출시한 라그나로크(라그) 오리진은 빠른 속도로 날아올랐다. 서버 폭주를 비롯한 이슈가 유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열풍은 거셌다. 출시 며칠 만에 인기 및 매출 최상위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8월 7일, 라그 오리진은 아직도 매출 5위 안팎을 지키고 있다. 출시 30일 만에 첫번째 대형 업데이트도 발표됐다. 많은 사랑을 받은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 이후 가장 시원한 순풍을 탔다. IP와 게임 파워, 그리고 독특한 사업전략이 어우러진 합작품이다.

출시 전부터 생경한 마케팅이 감지되고 있었다. 남성잡지 맥심 표지모델에 라그 오리진 캐릭터가 실린 것은 특히 큰 화제가 됐다. 언제나 실사 표지만 올라오던, 당연하게만 생각한 법칙이 깨졌다.

블랙스미스와 머천트 등 3개 캐릭터가 커버걸 역할을 했고, 잡지 내부에서도 총 18페이지에 걸쳐 게임이 소개됐다. 이달 맥심의 테마는 '여행'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멀리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상세계의 여행을 추천한다는 콘셉트로,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기는 유저층과도 맞물려 주목도를 높였다.

또 주목받은 이색 마케팅은 한정판 과자 제작이다. 롯데마트 내 토이저러스 지점 100여개 지점에서 판매했고, IP 대표 캐릭터인 포링과 바포메트가 유용하게 쓰였다. 과자에 동봉된 쿠폰 보상이 큰 수준은 아니었지만 게임 유입을 이끌기에 충분했고, 고정 유저를 넘어 폭넓은 연령층에 게임을 알린다는 의미를 가졌다.

현재 게임광고의 기본이 되는 온라인 영상 노출도 활발했다. 사전예약 오픈과 함께 공개된 티저 영상은 조회수 600만에 육박했고, 라그 IP의 장점 중 하나인 이야기를 살려 제작한 인어 스토리 영상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게임이 부정적 이슈에 휘말릴 때, 분기는 2개 갈래로 나뉜다. 기준은 게임 자체의 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다. 아쉬움을 감수할 만큼 플레이가 재미있고 대체할 곳이 없다면 유저들은 결국 게임에 남는다. 반면 재미가 높은 것이 아닐 경우 이슈를 계기로 하락하는 게임도 많다.

라그 오리진은 전자였다. 게임의 만듦새는 인정을 받고 있다. 콘텐츠와 볼륨은 풍부하고, 적은 과금으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설계다. 스토리와 음악 역시 전통의 퀄리티를 지킨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파티플레이 콘텐츠 완성도는 대체할 게임을 찾기 어렵다.

그 결과는 굳건한 최상위권 수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금 논란이 거의 없는 MMORPG가 매출 순위에서 지금 성적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유저의 절대수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평가를 받는 것은 게임의 힘이고, IP의 잠재력과 조화를 이루면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그라비티는 6일 첫번째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핵심 콘텐츠는 ‘10vs10 PVP 전장’. 매주 주말마다 열리며 5인이 파티를 맺고 참여하는 방식이다. 상대팀의 성문 파괴 후 전장 지역의 탑을 점령하는 것이 승리조건이다.

그밖에 탈것, 신규 시나리오, 신규 PVP 지역, 새로운 의상 및 머리장식 등이 8월 내 추가된다. 이번 업데이트를 맞이해 TV CF까지 새롭게 제작해 송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시 시점에서 하지 않았던 투자가 더 진행된 것. 기회가 왔을 때 분위기를 이어나가려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과거 IP 경쟁작들이 대거 순위다툼을 시작했다. 신작 MMORPG가 계속 등장하는 흐름에서 라그 오리진은 지금까지 파도를 헤쳐나가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업데이트와 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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