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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M, '고전 트렌드'의 정수를 모으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8.31 16:31

키워드 '힘과 전투'에 걸맞다. 복잡한 것은 다 쳐냈다. 거대한 필드와 성장에 집중한 싸움의 세계만 남았다.

웹젠이 25일 출시한 R2M은 크게 독특할 것이 없다. 모바일 MMORPG의 기본 공식이 그대로 나타나고, 메인 퀘스트를 충실히 따라가면서 사냥을 반복하는 형태다. 그래픽이나 편의성이 눈에 띄게 훌륭한 것도 아니다. 기존 게임을 버리고 플레이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R2M은 폭넓은 유저를 위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경쟁과 전쟁을 위한 MMORPG로서 확실한 목표를 가진다. 공급과 수요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한국 시장에 자리잡은 고전적 트렌드의 법칙이 여기서 드러난다.

다른 문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아재 MMORPG'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 유저층이 완전히 분리됐지만 구매력은 다른 모든 장르를 합한 것보다 높다. 게임을 평가하는 잣대도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게임사 사업성과 특정 유저층 니즈가 맞물리면서 역설적인 트렌드가 생겼다. 조작과 성장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고전적 회귀가 그것. 이런 현상은 2017년, 리니지M 출시를 기점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기적의검 같은 중국 MMORPG가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오는 것도 같은 문법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은 복잡하고 심오한 시스템을 원하지 않는다. 나와 내 세력이 강해지는 것이 목표이며, 그 강함을 활용해 성취감을 느낄 시스템과 콘텐츠가 존재해야 한다. 시간이나 과금을 투자한 만큼 성장이 체감되는 동기부여 요소도 중요하다.

웹젠은 그간의 IP 운영으로 장르 노하우를 쌓아왔고, 뮤 아크엔젤 흥행을 통해 구체적인 답안지를 얻은 듯하다. R2M은 퀄리티나 기술력에 크게 집중하기보다는 핵심 유저층을 만족시키는 구성을 택했다. 발전이 없는 듯하지만 가장 최신화된 형태다.

초반 조작부터 아주 간단하다. 바포메트와의 전투를 보여주는 짤막한 프롤로그가 끝나고, 퀘스트를 클릭할 때마다 바로 순간이동이 가능하며 자동사냥 역시 알아서 켜진다. 비슷한 MMORPG를 모바일에서 즐겨본 유저라면 평소 해왔던 그대로 플레이를 하면 될 만큼 정보의 장벽이 없다.

게임 무대는 원작과 동일하게 콜포트 대륙이다. R2M의 시스템에 맞게 세계관이나 스토리가 조금씩 달라지지만, 극적인 차이는 아니다. 대륙은 출시 버전에서 4개 영지로 구성됐다. 영지마다 마을과 대형 던전이 하나씩 있고, 무수한 사냥터가 다양한 기후와 함께 포진되어 있다.

조금씩 끈기가 필요해지는 시점은 30레벨 이후다. 초반 푸리에 영지가 초반 분위기를 익혀나가는 과정이라면, 블랙랜드 영지부터 고된 사냥과 성장의 길이 시작된다. 장비의 강화와 매터리얼 장비가 필요해진다. 장비가 손상되지 않는 지점은 +6까지이기 때문에 한계까지만 강화를 해두면 큰 고생은 겪지 않는다.

필드를 형성하는 기술은 큰 티가 나지 않지만 준수하다. 향후 추가될 공성전에 필요한 2가지 기반이 심리스 오픈월드와 충돌처리 기술인데, 모두 구현에 성공했다. 가장 많은 개발력을 투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서버다. 렉과 안정성 면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유저 캐릭터가 다수 몰린 장소에서 서로 지나치다 보면 충돌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튕겨나가거나 순간이동하는 경험을 자주 겪는다. 심리스와 충돌처리 특성상 서버에 잦은 과부하가 오기 마련인데, 향후 어디까지 개선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형화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릴 위험은 있다. 다른 MMORPG와 차별되는 R2M만의 '플러스 알파'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에 큰 영향을 받았고, 다른 게임들의 일부 부분을 벤치마킹한 느낌이 강하다. 그중에서도 과금모델은 리니지2M 출시 버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흡사한 필드버프 유피테르의 계약이 존재하고, 효과와 구매 가격도 비슷하다.

변신과 서번트(펫)는 원작부터 존재했지만, 패키지 구성과 UI 등 세부 모델은 역시 리니지2M과 흡사하다. 뽑기 방식으로 존재하면서 따로 묶음 패키지를 판매하고, 가격과 등급 구분과 합성 요소도 유사점이 있다. 여기에 장비, 변신, 서번트에 모두 적용된 콜렉션 시스템도 동일한 특징을 가진다.

결국 앞으로 과금유도 수준은 유피테르의 계약 인게임 수급량, 변신 및 서번트 뽑기 제공 수준에 달려 있다. 개발진이 관련 시스템에 대해 인게임으로 충분한 양을 제공한다고 밝혔으므로 향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다만 콜렉션으로 인한 과금 격차만큼은 분명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카드 PvP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러 거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싸우는 스팟전과 공성전 시스템은 오직 R2M만의 장점이었고, 장수 운영을 가능하게 만든 기반이었다. 전황에 따라 아군 연합의 스팟을 지원하거나 상대 후방 지역을 급습하는 등 거시적 전략 요소가 특히 빛나는 시스템이다.

R2M의 정체성은 공성전 업데이트에서 선명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게임의 알파와 오메가인 만큼, 롱런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 4개 성과 12개 스팟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기서 원작의 맛을 제대로 살릴 것인지, 그리고 서버에 대한 우려를 공성전 진행 과정에서 씻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데이트 시기도 중요하다. 너무 늦으면 콘텐츠 문제로 유저들이 떠날 위험이 크고, 너무 빨라도 초반 성장격차로 인해 세력구도가 싱겁게 굳어질 수 있다. 퀄리티와 타이밍, 서버 기반이 모두 갖춰질 때 유저들이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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