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초창기, 과금할 돈이 없는 어린 유저에게 광고 시청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시간이었다. 한동안 멸종 직전이었던 인게임(인앱) 광고 모델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서구권 모바일게임들은 꾸준히 애용한 모델이다. 작년 돌풍을 일으킨 궁수의 전설은 게임 속에서 보물상자를 제공하고, 열기 위해서는 유료 재화를 쓰거나 광고를 시청하도록 유도했다. 그밖에 수많은 광고 모델 사용으로 인해 인게임 광고만 따로 취급하는 시장까지 형성됐다.

반면 한국 게임계에서 인게임 광고 인식은 좋지 않았다. 확률형 아이템의 등장과 하드코어 MMORPG의 흥행으로 더욱 효율적인 대안 과금모델이 자리잡았고, 유저들 역시 광고 시청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최대한 빠른 게임진행을 원했다. 자사 게임 속에 타사 게임 광고가 노출되는 것의 거부감도 존재했다. 

올해 들어 조금씩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해외 캐주얼 모바일게임이 국내 인기 최상위권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이 주요 계기였다. 그 수익모델의 효율성에 시선이 몰렸고, 거기에 확률형 과금모델을 향한 피로감도 한 몫을 했다.

데브시스터즈가 작년 쿠키런:오븐브레이크에 도입한 인게임 광고는 당시 기준 과감한 결단이었다. 이름 있는 한국게임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시청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게임 곳곳에 광고 시청을 통한 추가 보상을 제공했다. 

쿠키런은 패키지 가격이 높지 않은 만큼, 소과금 유저와 저연령 유저도 다수 있었다. 완전 수동조작 게임이기 때문에 쉴 시간도 필요했다. 여러 효율이 맞물리면서 유저 반응은 갈수록 좋아졌고, 급기야 광고를 더 넣어달라는 의견까지 생겨났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 20분기만에 적자 탈출을 달성했다.

선데이토즈가 6월 출시한 애니팡4도 좋은 사례다. 하트를 모두 소진한 경우 무료 하트를 지급하거나 퍼즐 이동 횟수 추가, 우편함 및 상점에서 무료 코인 획득 등 다양한 기회를 광고 시청으로 제공했다. 중장년층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유저층 특성은 광고 시청에 더욱 거부감을 없앴다.

이는 애니팡4가 매출 순위와 상관없이 알짜배기 실적을 보여주면서 증명됐다. 인게임 광고 매출은 앱마켓 매출 순위에 반영되지 않는다. 인앱 결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의 국내외 광고 사업은 상반기 매출의 16%를 차지했다.

넷마블도 올해 출시한 마구마구 2020에 이례적으로 인게임 광고를 도입했다. 일정 시간마다 광고를 시청하면 거니와 보석 등 게임 내 재화를 무작위로 얻는다. 광고 보상을 꾸준히 모을 경우 선수 카드 구매에도 큰 도움이 되는 수준이다.

조이시티의 캐릭터 수집형 RPG 히어로볼z도 광고를 보면 루비와 무료 선물을 증정하거나 일정시간 자동 플레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그밖에 유저가 쉬는 시간이 오래 존재하는 게임들 역시 인게임 광고와 좋은 상성을 보인다. 방치형게임 장르가 대표적이다.  

인게임 광고의 이점은 한 가지가 더 빛난다. 바로 최근 논란이 불거진 수수료 문제와 이어진다. 애플과 구글이 게임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고 30%의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게임사들이 과금모델의 수익률에 민감한 반응을 취하고 있다.

광고 수익모델은 이런 수수료에서 자유롭다. 한 관계자는 "인게임 광고는 앱 마켓과 별개로 진행되므로 결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과금 요소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캐주얼 게임들이 활용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인게임 광고 모델의 진화는 게임계의 새로운 과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있다. 광고가 유저의 게임 흐름을 해쳐선 안 된다. 최근 다시 도입되는 광고모델은 대부분 강제 시청이 아니다. 추가 보상을 제공하거나 아예 광고를 보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인게임 광고 모델은 전세계 트렌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돌고 돌아 최초로 돌아오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은 결과다. 광고는 필수가 아니지만, 피해야 할 존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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