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4의 고착화된 서버 구도에 변화를 가져온 첫 번째 서버이전이 마무리됐다.
 
서버이전은 16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진행됐으며, 모든 서버의 구도가 180도 바뀔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이동했다.
 
많은 유저가 몰려 특정 서버의 입장이 불가능해지거나, 이탈이 심해 더 이상 이전이 불가능한 서버가 발생하는 등 5일 동안 치열한 눈치싸움과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고착화된 서버 구도의 변화>
V4는 서버 경쟁이 중요한 게임이다. 필드보스를 제압하거나 성물전에서 획득한 성물 버프들이 서버 단위로 적용된다.
 
그동안의 V4는 서비스가 장기화 되면서 서버 구도가 고착화돼 있었다. 인원이 부족한 몇몇 서버의 통합도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각 서버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그 결과 한 번 주도권을 잃은 서버는 계속해서 서버 단위 콘텐츠에서 소외됐고, 버프 차이로 인해 주력 서버와 성장 격차가 벌어졌다.

이번 서버 이전은 이러한 현상을 초기화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서버에서 플레이하던 유저들이 다른 서버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서버를 통제하는 라인 길드가 이동하며 구도가 뒤바뀌었다.
 
카마오스 서버는 서버 이전으로 구도가 바뀐 대표적인 예다. 기존 카마오스는 카마오스1과 카마오스2의 대립 구도였는데, 카마오스1의 라인 길드가 다른 서버로 이전하면서 카마오스1과 카마오스2의 연합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피엔체와 라시트 서버 등 대부분의 서버가 유저들이 뒤섞이며 구도가 재편성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서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서버 밸런스 붕괴>
서버이전이 고착화된 서버 구도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나 반대로 서버 밸런스가 붕괴된 곳도 존재한다.
 
서버이전 자유롭게 이뤄졌기 때문에 전체 서버를 통제하기 위해 하나의 서버로 랭커들이 몰리면서 독주 체재를 막을 수 없는 현상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서버가 파밀라와 다르칸이다. 파밀라 서버는 파밀라4 서버에 고투력이 집중됐다. 전투력이 190만을 넘는 유저가 셋이나 포진해 있으며, 100위권 커트라인이 140만에 달할 정도로 평균 전투력이 높다.

파밀라4 서버를 제외한 파밀라 서버 전체에 190만 전투력이 넘는 유저가 1명인 것을 감안하면, 파밀라4 서버가 얼마나 압도적으로 강한지 가늠할 수 있다.
 
다르칸 서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르칸3 서버가 파밀라4 서버와 마찬가지로 전체 서버를 상대해도 압도적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밸런스 불균형은 비단 서버 콘텐츠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V4에는 전체 서버 중 랜덤으로 3개의 서버가 매칭되는 월드보스와 차원난투전이 존재하는데, 고투력 유저가 모두 빠져나간 서버는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실제로 서버이전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 열린 차원난투전은 압도적인 전력차로 인해 입구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패배한 서버가 다수다. 패배한 서버 유저들은 보상을 획득하기 위한 최소 조건도 달성하지 못할 정도로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결국 모든 서버 유저들을 위해 준비한 콘텐츠가 서버 이전으로 생긴 밸런스 붕괴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버이전 정책의 문제>
서버이전 정책은 분명한 허점을 노출했다. 기존에 힘을 쓰지 못하는 서버 유저들이 강한 서버로 몰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었는데 대책이 전무했다.
 
소위 ‘망섭’이라 불리는 서버에서 탈출하려는 유저들이 늘자 강제로 서버이전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렸으며, 기존 2회였던 서버이전 기회를 4회로 늘려 유저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파밀라4, 다르칸3, 카마오스2 같은 인기 서버는 이전 가능한 인원의 확장이 없으면 이동 가능한 서버 목록에 노출조차 되지 않았다.
 
특정 서버로 이전이 자유롭지 않다 보니 길드 단위로 이동하려는 유저들 중 몇몇은 마지막 날까지 같은 서버로 모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서버이전은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게임사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유저 쏠림 현상이 예상됐던 만큼, 대책이 필요했는데 안일했던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서버이전 대상에 아스카탄 서버가 포함된 것도 의문이다. 아스카탄 서버는 서버이전에 포함된 서버들과 비교했을 때 약 6개월 정도 늦게 열린 곳이다. 시간이 곧 성장으로 연결되는 MMORPG에서 6개월이란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아스카탄에서 플레이하던 유저들은 일부 상위권을 제외하면 타 서버 유저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신규 서버 출시와 함께 많은 과금을 한 유저들도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향후 신규 서버가 나와도 결국 기존 서버들과 서버이전이 가능하다면, 누구도 새로운 서버에서 게임을 시작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생겼다.
 
<득보다 실이 컸던 서버이전, 대책이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평가를 해보면 V4의 첫 번째 서버이전은 미흡한 준비로 인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서버 밸런스 붕괴로 향후 월드 콘텐츠가 제대로 된 재미를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나아가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인 서버 경쟁의 의미가 퇴색됐다. 더불어 아스카탄 서버에서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의 신뢰마저 잃었다.
 
만회할 기회는 있다. 서버이전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후 선보일 서버이전은 초기 단계부터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미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원이 부족한 서버를 통합하거나 해당 서버로 신규 및 복귀 유저를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발 빠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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