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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게임 시장 뒤흔든 '아이온 돌풍'을 추억하며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9.24 17:21

"엔씨소프트 하면 떠오르는 게임은?"

십중팔구 리니지란 대답을 들을 것이다. 단순히 엔씨의 대표작이기 때문이 아니다. 한국게임 역사를 관통하는 IP다. 게임을 넘어 사회현상과 이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나를 더 물어본다면, 보통 블레이드앤소울이 언급된다.  

어느새 '아이온'이라는 이름은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려나 있다. 위의 두 IP는 후속작과 플랫폼 전환을 활발히 실시하면서 아시아권에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아이온은 2008년 출시 이후 게임 하나로 명맥을 이어왔다. 그만큼 새로운 이슈 중심에 설 일이 없었다.

후속작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온 IP가 걸어온 길과 잠재력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는 유저도 많지만, 출시 당시 파급력과 흥행 성적은 상상 이상이었다. 사업 성과뿐 아니라 한국 게임계에 미친 영향도 곱씹어볼 만하다.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에서 160주 연속 1위. 리그오브레전드가 2015년 8월 넘어섰지만, 지금도 한국게임 중에서는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2008년은 온라인게임 격변의 시대였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전세계를 휩쓸었고, PC MMOPRG 장르는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만큼 새로운 한국 MMORPG를 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아이온은 그 시기 출시됐고, 실제로 새로운 세대를 열었다.

지금 기준에서 민망할 수도 있지만, 당시 '아름다운 그래픽'이라는 말이 모든 유저들에게 통용되는 온라인게임은 아이온 외에 찾기 힘들었다. 품질을 넘어서 광원과 아트워크 및 레벨디자인에서 차원이 다른 감각을 선보였고, 이후 개발된 한국 MMORPG들의 단골 래퍼런스로 자리잡았다.

4년 가량 지난 2013년 2월, 아이온은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리니지가 9년에 걸쳐 쌓은 기록을 절반도 되지 않는 시간만에 달성한 것. 리니지2 이후 침체기에 빠졌던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출시 2년 만에 10배 가까운 주가 급등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지금의 엔씨를 있게 한 자양분이다.

이후 국내 시장에서 MMORPG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충성도 높은 하드코어 유저가 많은 WoW, 국내 순수 유저 숫자에서 앞서는 아이온. 커뮤니티 화제성은 비교적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점유율과 매출에서 아이온은 오랜 시간 최고 자리를 지켰다.

160주 동안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왕좌를 노리는 도전자가 항상 나타났다. 가장 위험한 라이벌은 2011년 등장한 테라였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아이온은 2.5버전 주신의 부름 업데이트로 다시 그래픽과 커스터마이징을 업그레이드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전성기를 유지해나가는 계기가 됐다.

아이온의 음악 역시 큰 족적을 남겼다.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을 중심으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가 대거 참여했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블록버스터급 게임 OST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전까지 한국게임에 없던 시도였다. 이후 형성된 엔씨 사운드 역량은 지금까지 업계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2012년부터 아이유와 작업을 진행하며 인지도가 더욱 올랐다. 그 과정에서 발표된 신규 OST '아트레이아'는 지금까지도 게임 유저와 아이유 팬 양쪽에서 숨겨진 명곡으로 손꼽힌다. 아이유의 대표곡 중 하나인 '금요일의 만나요'가 아이온 인게임 라이브 이벤트에서 최초 공개된 일화도 유명하다.

곧 아이온 출시 12주년이다. 지금까지 IP의 다른 후속작은 나오지 않았다. 아이온의 흥행 기록이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아이온은 지금까지도 연간 4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 유저 충성도와 사업적, 작품적 의미에서 놓칠 수 없는 의미다.

기다리던 아이온의 후속작, 아이온2는 2021년 출시 예정이다. 블레이드앤소울2와 더불어 내년 최대 타이틀로 꼽힌다. 전작의 PC 플랫폼을 계승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독립 플랫폼 퍼플로 PC 최적화를 선보인 리니지2M의 선례를 볼 때 원활한 크로스플랫폼을 기대해도 될 듯하다.

10여년 전, 아이온의 비전 영상이 공개된 적이 있다. 대부분 기술의 한계로 인해 현실화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최초 공개하는 자리에서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산이 한번 변한 지금, 오래된 비전을 드디어 이룰 수 있을까. 내년은 아이온이 움직이는 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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