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장이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다. 차세대 콘솔 대결에서 서비스 방식의 차이는 유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패키지와 DL(다운로드)로 나뉘었던 구조는 최근 구독형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구독형 서비스는 다양한 게임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형 게임사의 라인업과 플랫폼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또한 엑스박스 시리즈X의 마케팅 포인트로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게임패스는 월 1만 원대 요금으로 독점작을 포함한 모든 엑스박스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초는 아니지만 규모와 퀄리티에서 다른 상품들을 압도한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출시 이후, 라인업은 큰 폭으로 증가했고 게임 유통 매장의 주가는 하락했다. 여기에 9월 초, EA의 EA Play와 협업을 맺으면서 시장 최대 규모의 서비스가 됐다.

MS의 과감한 마케팅은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게임매체 VG247에 따르면,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지난 4월 구독자 1,00만을 돌파한지 5개월 만에 500만 명을 추가로 확보했다. 여기에 MS가 베데스다의 자회사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하면서,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 대형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한 만큼 구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소니는 PS5 공개 쇼케이스에서 스파이더맨, 갓오브워, 그란투리스모 등 독점 라인업으로 대응했으나, 커뮤니티의 유저들은 구독형 서비스의 높은 가성비에 점수를 주고 있다.

게임 콘텐츠의 변화도 구독형 서비스에 힘을 싣는다.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로 AAA급 타이틀은 규모와 퀄리티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 인력과 기간, 제작비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나면서, 타이틀과 DLC의 가격 인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타이틀 2~3개를 동시에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독형 서비스는 효율적이다. 신작 게임을 출시일에 플레이하고 DLC의 구매없이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구독형 서비스의 잠재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왓챠 등 OTT 서비스가 점령했다. 콘텐츠를 직접 구매해야 하는 IPTV, VOD 시장의 약세를 감안하면 게임의 유통 방식 역시 구독형 서비스로 인한 변화를 피할 수 없다.

다만 구독형 서비스가 기존 패키지, DL 타이틀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 판매에 영향을 받는 도, 소매 상인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게임사 역시 서비스 확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현재 자체 라인업으로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 가능한 게임사는 MS, EA 등 대형 기업으로 한정되어 있다. 대형 게임사는 많은 구독자를 유치하며 성과를 거두지만 플랫폼 입점이 어려운 인디게임, 중소 게임사의 입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처럼 구독형 서비스의 확대는 필연에 가까운 변화로 다가오고 있다. 유통 구조의 변화는 상인과 게임사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유저에겐 다양한 게임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구독형 서비스가 시장의 발전을 이끌 새로운 트렌드일지 아니면 대형 게임사의 독자적인 마케팅에 그칠지는 차세대 콘솔의 출시에 맞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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