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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추석' 명절맞이 멀티플레이 게임 8선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9.28 18:04

굳이 '대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친구는 필요하다. 게임은 그때 빛난다.

2020년 추석은 비대면으로 기억될 듯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이번만큼은 집안 모임을 참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자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협조를 한다. KSOI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석연휴 기간 고향을 방문한다는 응답자는 16.5%,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은 1.6%에 머물렀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이동자제 권고를 따르겠다고 답했다.

혼자 맞이하는 연휴, 그것도 무려 5일이다. 가족, 친척, 친구 누구든 좋으니 모여서 무언가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 법하다. PC만 갖고 있으면 온라인에서 편하게 대화하며 즐기기 좋은 게임을 모아봤다. 물론 각자 게임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본인 재량에 달렸다.

마인크래프트 - 고인물 조카들과 함께

설명이 필요할까. 2억장 판매를 넘기면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아재 세대에게 스타크래프트가 있다면 지금 10대는 마인크래프트가 있다. 차세대 '민속놀이' 후보라고 할 만하다.

30대 이상 유저라면 조카들을 데리고 놀기 적절하고, 어린 유저는 이번 기회에 그 세계로 빠져들기 좋다. 처음 시작하면 광활한 블록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지만, 기본 제작법을 알고 나면 무한한 자유도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플레이 방법을 잘 몰라도 걱정은 없다. 조카들이 가르쳐줄 테니까.

어몽어스, 프로젝트 윈터 - "고향에 돌아가면 배신자의 정체를 폭로할 거야"

비슷한 세대 사촌이나 조카가 10명 있다면, 그중 2명 이상은 어몽어스를 알 확률이 높다. 그 정도로 게임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싸 픽'이다. 이해가 쉬운 마피아류 게임 방식, 직관적 그래픽과 긴장감, 임포스터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추리와 정치싸움까지. 아는 사람끼리 즐기기에 이만한 게임도 드물다.

어몽어스 방식에 익숙한 유저들이 모였다면 프로젝트 윈터도 괜찮다. 최근 난립한 마피아류 게임 중 가장 흥미로운 게임성이 돋보인다. 혹한 속에서 힘을 모아 생존하고 탈출하는 8인 협동 게임이고, 그중 2명은 배신자다. 그런데 플레이 방식이 독특하다. 직접 무기와 아이템을 이용해 싸워야 하고, 거리가 멀면 마이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현실적인 암살과 생존 경쟁이 가능해진다. 일부러 먼 곳에서 소리를 쳐서 한명만 유인해 죽이거나,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음식에 독을 넣거나 덫을 설치해 암살하는 전략도 쓰인다. 어몽어스에서 스케일과 자유도가 크게 오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돈 스타브 투게더 - "아 그거 생으로 씹어먹지 말라고"

2012년 출시해 로그라이크 생존 장르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굶지마'라는 제목처럼 매일 아사 위기에 내몰리고 몬스터에게 죽기 직전까지 가다가도, 장비와 시설을 발전시키면서 내 보금자리를 키우는 맛까지 갖춘 스테디셀러다.

이후 멀티플레이 버전이 열리면서 생명력은 더 길어졌다. 혼자보다 여럿이 할 때가 더 어려워지는 불가사의한 게임이기도 하다. 공들여 지은 농장에 친구가 불을 질러서 홀랑 태우더라도, 기껏 모은 음식재료를 누군가 다 먹어버려도 함께라면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언레일드 - "누군가 하겠지"

시작과 함께 열차는 출발한다. 철길은 실시간으로 깔아야 한다. 누군가 나무와 철을 캐오고, 누군가 선로를 만들어 잇는다. 강을 만나면 누군가 다리를 놓아야 한다. 열차에 불이 나면 누군가 물을 길어와서 꺼야 한다. 동료끼리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열차 동선을 짜면서 목적지에 도달시키면 미션은 성공한다.

하지만 우리네 현실이 그렇게 순탄할 리가 없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열차의 압박 속에 손발이 삐걱거리게 되어 있다. '누군가 하겠지'라며 내 일만 하는 순간 열차는 터진다. '조별과제'. 언레일드를 표현할 때 가장 알맞는 단어다. 

휴먼 폴플랫 - 협동게임계의 웃음벨

게임 진행 패턴은 단순하다. 힘을 합쳐 장애물을 넘거나 퍼즐을 풀고, 계속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가면 된다. 하지만 이 게임의 유머 센스는 '형태'에 있다. 불안정하게 꾸물거리는 캐릭터, 기묘한 물리엔진 덕택에 서로 뒤엉키고 웃다가 지치는 상황이 쉬지 않고 나온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자유로워서 순수한 개성으로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 콘솔에 이어 모바일까지 이식된 명성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니 엉망진창으로 출발해보자. 평소 악감정이 있었던 친척이나 친구의 멱살을 원 없이 잡아볼 기회다.

품멜 파티(Pummel party) - 우정파괴 파티

마리오파티를 스팀 보드게임과 결합하면 이런 형태의 게임이 나온다. 무조건 4명 이상 모여야 의미가 있어 국내에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꽤 명성을 떨친 스팀 파티게임이다.  

보드판에서 말판을 움직여 능력과 효과를 사용하고, 게임 칸에 걸리면 미니게임 중 하나가 등장해 실시간 경쟁을 펼친다. 모두 우정을 파괴하기 적합한 게임들이다. 특히 상대를 방해하는 수단이 아주 많아서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농락할 것인지 농락당할 것인지, 결과는 유저 손가락에 달렸다.

웹보드류 게임들 - 한게임, 피망, 넷마블. etc...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다. 게임을 정할 때 의견이 안 맞거나 게임에 큰 관심 없는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 게임 구매가격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그럴 때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는 고스톱과 포커의 세계로 달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언택트 만남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 중 물리적으로 멱살을 잡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명절에 만나 즐기곤 하는 게임들이 모두 있다. 윷놀이부터 시작해 각종 진짜 '민속놀이'가 존재하고, 섯다 같은 게임도 간단한 족보만 숙지하면 온라인을 관통하는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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