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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액티브 100만명? 프로젝트 세카이, 직접 해봤습니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10.13 16:37

리듬게임은 하는 사람만 한다고 알려진 장르입니다. 그런데 그 하는 사람이 터무니없이 많다면 어떨까요. 캐릭터 리듬게임 시장의 본산인 일본에 신작 하나가 강타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feat.하츠네 미쿠(이하 프로젝트 세카이)는 돌풍이 예견된 게임이었습니다. 프로젝트 디바의 세가게임즈와 뱅드림! 걸즈밴드 파티!(이하 뱅드림)의 크래프트 에그가 만나 개발한 합작품이거든요. 트레일러에 나타난 훌륭한 퀄리티와 모바일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요구사양도 화제를 높였습니다.

9월 30일 출시 이후, 초반 분위기는 '역대급'이라고 할 만큼 기대 이상입니다. 일주일 넘게 일본 앱스토어 인기 다운로드 1위를 유지했고, 이벤트에 참가한 실제 플레이 유저만 100만명을 넘겼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이제 크게 새로울 것도 없는 게임성일 텐데, 어떤 매력이 이렇게 수많은 유저들을 신작에 집중시켰을까요. 직접 '세카이'를 찾아가 일주일 동안 즐겨봤습니다. 하츠네 미쿠는 잘 모르지만 장르 경험은 충분히 갖춘 입장에서 감상입니다.

* 하츠네 미쿠 + 뱅드림

뱅드림에 미쿠 세계관을 스킨으로 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임 방식과 구조가 완전히 같습니다. 뱅드림을 해본 적이 있다면, 언어를 전혀 읽지 못해도 원활하게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정해진 유닛 소속으로 캐릭터가 있고, 유닛과 인물별 스토리가 순서대로 해금됩니다. 협력 라이브 중심으로 곡을 즐기고, 플레이 보상으로 유닛이나 속성별 패러미터를 올려주는 아이템을 구매하고 레벨업합니다. 에어리어 구분과 아이템 종류까지 동일합니다. 표절은 아닙니다. 개발사는 같으니까요.

캐릭터는 미쿠를 비롯한 인기 보컬로이드에 오리지널 캐릭터가 섞여 있습니다. 총 26명 중 남성 캐릭터도 보컬로이드 포함 5명(어쩌면 6명) 존재합니다. 우타 마크로스를 연상시키는 비율인데요. 취향이 갈릴 수 있겠지만, 보컬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곡 추가가 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편리한 요소입니다. 혼성보컬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고요.

* 순수 리듬게임으로도 훌륭한 재미

리듬게임 방식도 뱅드림과 유사합니다. 협력 라이브 포인트 분배와 피버 시스템까지도요. 거기에 세가의 대표 리듬게임 츄니즘의 시스템이 접목됐습니다. 노트 처리 폭, 플립노트 처리 방향이 고정되지 않아 더욱 대처로운 패턴 구현이 가능합니다.

장점과 장점이 만나 좋은 시너지를 일으킨 사례입니다. 뱅드림과 츄니즘은 각각 모바일과 아케이드 플랫폼에서 게임성으로 가장 고평가를 받은 바 있거든요. 노트 한계를 없앤 결과 캐릭터 필요 없이 싱글 라이브로 리듬게임만 즐겨도 될 만큼 재미있는 플레이가 완성됐습니다.

패턴 제작에 공들인 흔적도 선명합니다. 뮤직비디오 안무를 따라 노트를 그리거나 세션 변화에 생동감 있게 상호작용하는 등 곡마다 개성이 빛납니다. 단점이라면 엄지손가락 조작으로 고난이도 곡에 도전할 때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도 피로가 심하다는 것 정도입니다. 적어도 이 장르에서 리듬게임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재미를 준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 '덕질' 업그레이드는 비주얼에서 나온다

마니아 유저를 위한 캐릭터 구축도 잘 되어 있습니다. 오리지널 캐릭터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설정이나 대화에서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는 편입니다.

일러스트 역시 뱅드림 전성기의 압도적인 디테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상위권 퀄리티입니다. 스토리나 성우 연기 등 기반 요소도 준수하고요.

의상도 특장점으로 꼽을 만합니다. 뱅드림처럼 라이브2D에 그치지 않고 뮤직비디오 무대에 입힐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죠. 재료만 있으면 캐릭터별 의상을 구매할 수 있고, 어나더 옵션으로 색상까지 변경되면서 코디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최고 등급인 4성 캐릭터는 고유 의상이 따로 추가되죠. 4성 뽑기 확률은 3%, 장르 기준 평범합니다.

3D 뮤직비디오는 놀라운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모바일에서 이 정도로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는 모션과 안무를 본 적이 있었나 싶은데요. 다만 지원하는 곡이 아직은 몇 없고, 캐릭터 이외 카메라워킹이나 연출 등은 경쟁작들에 비해 아쉽습니다. 뮤비 등장인물과 보컬 성별이 다를 때 위화감도 피할 수 없고 말이죠.

* "이벤트 좀 재미있게" 아직 남아 있는 운영 개선점

이벤트에 참여할 매력이 적다는 점은 불만입니다. 진행 방식도 뱅드림과 똑같아서 신선한 맛이 떨어지는데, 의상도 따로 주지 않아 오히려 하위호환이 된 느낌입니다. 크리스탈 재화도 많이 주는 편이 아니고요.

뱅드림 시스템을 계승하면서 단점도 함께 이어졌는데요. 이벤트 포인트를 받는 효율이 곡마다 다르다 보니 협력 라이브에서 스트레스가 종종 쌓입니다. 다른 유저가 수많은 곡 중에 '멜트'만 하루종일 골라 강제로 쳐야 하는 사태도 벌어지곤 했습니다. 피드백을 수렴해 특정 곡 효율 너프를 진행하겠다는 공지도 나왔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버 문제도 자주 생깁니다. 선곡 과정이나 로딩 화면에서 누군가 오류가 뜨면 다시 방을 찾아야 하는데요. 접속 유저가 상상 이상으로 많아서 불가피한 면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협력 라이브가 메인 콘텐츠인 만큼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 롱런은 '확실', 글로벌 경쟁력은 지켜봐야

일본 내 캐릭터 리듬게임 시장은 정체 상태였습니다. 6년차를 맞이한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데레스테)가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매출 꼭대기를 지키고 있죠. 뱅드림과 밀리시타, 스쿠스타 등 라이벌로 등장했던 게임들은 일제히 주춤하는 중입니다. 여성향 리듬육성 게임들의 약진이 주목을 받는 정도고요.

굳어진 판도가 뒤흔들릴 조짐이 보입니다. 일본 현지에 보컬로이드 저변이 넓고 초반 이목 끌기도 대성공을 거뒀죠. 캐릭터 활용을 통한 미디어 확장도 쉽습니다. 운영 단계에서 무리만 하지 않으면 데레스테와 양강 체제, 혹은 그 이상 성과를 길게 끌어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로벌 진출도 검토 중이라는 언급은 있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보컬로이드에 대한 수요층이 그리 넓지 않고, 한국 서버의 필요성도 적은 장르라 조금 불투명한데요. 서구권 유저들 사이에서도 하츠네 미쿠 인지도가 굉장히 높은 만큼 잠재력은 큽니다. 다만, 게임방식 선호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흥행을 낙관할 수준은 아닙니다.

프로젝트 세카이는 독특한 게임은 아닙니다. 대신 퀄리티를 최대한 끌어올린 게임입니다. 게임 캐릭터 산업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지금, 이 게임의 향후 행보는 지켜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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