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전장은 소환사의협곡을 함축적으로 담았다. 리그오브레전드: 와일드리프트(이하 와일드리프트)는 원작의 재미를 쉽고 간편하게 풀었다.

와일드리프트는 라이엇게임즈가 앞서 공개했던 전략적 팀전투 모바일, 레전드오브룬테라 모바일과 다른 방향이다. PC버전을 그대로 이식한 두 게임과 달리, 원작을 모바일에 맞춰 재구성하는데 주력했다. 겉모습은 비슷하더라도 LoL PC버전과 와일드리프트는 크로스플레이 를 지원하지 않는 서로 다른 게임이다.

첫인상부터 차이점은 드러난다. 협곡은 크기와 내용이 간소화됐다. 라인 길이는 짧아졌고 억제기와 쌍둥이 타워가 사라졌다. 정글 몬스터와 첫 라인 대기 시간도 사라져, 매칭부터 라인전까지 빠르면 3분도 걸리지 않는다.

간소화한 맵은 템포에 가속도를 붙인다. 전장 복귀, 팀 합류 속도가 빠르고 교전도 자주 일어난다. 교전이 잦다 보니, 레벨업과 아이템 속도도 빠르다. 와일드리프트 특유의 전투 중심 운영은 원작의 칼바람나락과 비슷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강화한 편의성이다. CS 수급은 ‘막타’를 치지 않아도 칼바람나락처럼 일정 골드를 제공한다. 여기에 구매 리스트를 미리 설정하면 상점을 열지 않고 화면에서 터치로 장비를 마련할 수 있다.

슈퍼 플레이를 보조하기 위한 기능도 눈에 띈다. 기본 공격과 스킬 대상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 사용하면, 중요도에 따라 자동으로 발사된다. 챔피언과 미니언이 얽힌 상황이면 챔피언을 우선 조준하고 상대가 뭉쳤다면 체력이 가장 적을 노린다.

이러한 편의 기능은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전투가 익숙하지 않더라도 버튼만 누르면 미니언 사이에 숨어있는 상대를 알아서 타격한다. 피가 적은 챔피언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선택해야 했던 포커싱 능력을 시스템으로 지원하는 것과 같다.

기존 유저라면 아이템과 룬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와일드리프트는 원작에 없는 아이템과 룬으로 챔피언 특성을 강화 했다. 조화로운메아리는 루덴의메아리의 치유버전으로 중첩 스택을 소모해, 주변 아군을 최대 3명까지 치유한다. 이외에도 깨어난영혼약탈자, 무한의구, 수호자의맹세 등은 원작에 없는 새로운 아이템다.

복잡한 룬 시스템은 챔피언마다 4종류의 룬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했다. 게임에 진입하기 전 1종의 핵심룬과 지배, 결의, 영감 항목에서 각각 1종의 룬을 선택, 총 4종의 룬으로 챔피언을 강화할 수 있다.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와일드리프트 전용 룬은 파격적인 성능으로 게임의 템포를 끌어올린다. 에픽몬스터, 포탑에 10% 고정피해를 입히고 추가 경험치와 골드까지 획득하는 지휘자부터 원작에서 사라진 OP룬 도벽이 대표적이다.

와일드리프트의 모든 특징은 경기 흐름을 가속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칭부터 넥서스 파괴까지 아무리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항복까지 감안하면 10~15분이면 보상을 챙길 수 있으니, 야외에서도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플레이 타임은 짧지만 PC버전의 열화판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챔피언 기본 외형과 스킨, 스킬의 가시성은 원작 이상의 퀄리티다. 레드, 블루 진영과 관계없이 좌측 하단에 넥서스를 배치하는 설정처럼 몇몇 편의 기능은 PC버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모을만하다.

다만 원작에 익숙한 유저라면 매칭 시스템을 불편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특성상 채팅을 치고 라인을 정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다. 이러한 문제점은 라인을 정하는 과정에서 5미드 등의 불협화음으로 악화된다.

탈주 유저와 트롤러를 둘러싼 제재와 피해 유저의 구제책도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모바일 MOBA는 탈주 문제가 심각한 장르다. 라이엇게임즈는 탈주 유저를 대신할 AI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트롤링에 가까운 플레이로 팀 전력을 역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인게임 완성도와 만족도는 PC버전에 버금간다. 낮은 진입장벽과 손쉬운 조작은 LoL의 명성만 알고 있던 유저들에게 협곡의 재미를 알릴 수 있는 기회다.

정식출시까지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 신규 챔피언 스킨 등을 보강한다면, 와일드리프트는 리그오브레전드 IP(지식재산권)의 새로운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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