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현실의 만남은 또다른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 넥슨과 현대자동차의 공동 마케팅이 선순환 사례를 만들었다.

시작은 9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공개된 티저 영상이었다. 막 출시된 신형 모델, 쏘나타N 라인의 실루엣이 드러나면서 신규 카트의 등장을 예고했다. 카트라이더에 실제 차량을 모티브로 제작된 카트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공식 제휴를 통해 차량을 이름과 외형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는 최초 사례다.

시기도 서로 맞아떨어졌다. 성공적인 출시 이후 3개월이 지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업데이트로 2차 이슈몰이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신제품을 내놓은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효과적인 비대면 마케팅이 필요했다. 게임과 차량의 만남은 신형 카트, 쏘나타N 라인 업데이트로 어우러졌다.

단기 매출을 위해 벌이는 프로모션은 아니었다. 퀘스트 보상으로 이벤트 재화를 넣었고, 40개를 교환해 쏘나타N 라인 영구 이용권을 얻도록 만들었다. 누구든 게임 플레이만으로 쉽게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장치다.

가상의 카트 가운데 현실 차량이 들어올 때 밸런스 조절은 어렵다. 성능이 지나치게 좋으면 '쏘나타라이더'가 될 것이고, 다른 대체 카트가 있으면 아무도 쓰지 않아 마케팅의 의미가 없다. 넥슨은 장단점을 확실하게 구별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쏘나타N 라인 카트바디는 속도와 가속이 낮은 편이다. 대신 레어 등급 중 최고급 감속력과 준수한 드리프트를 갖췄다. 무과금이나 라이트유저, 컨트롤이 서투른 유저가 사용하기 좋은 밸런스 디자인이다. 여기에 예쁘게 완성된 모델링까지 곁들여지면서 수집 가치를 함께 높였다.

10월 말, PC판 카트라이더에도 쏘나타N 라인 카트바디가 등장했다. 11월 11일까지 접속한 모든 유저에게 카트바디 1일권을 증정하고, 그랑프리 모드에서 누적 99km를 주행하면 영구 소장이 가능하게 했다.
 
이벤트 보상 상자에서도 높은 확률로 무제한이 나오기 때문에 게임을 조금만 해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카트다. 일반 등급이지만, 감속 능력이 최상위권이고 회전민첩성도 높아 실전에 충분히 사용할 만한 성능을 유저들에게 배포한 셈이다.

현실 보상과 연계된 프로모션도 이루어졌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지난 10월 유저 참여대회 ‘카러플 쏘나타N 라인 컵'을 개최하고 경기 생중계를 진행했다. 일반부 우승을 거둔 선수에게 실제 쏘나타N 라인 차량을, 직장인부 우승팀은 현대차 차량 구독 서비스와 상금 1천만원을 증정했다.

PC판 카트라이더는 그랑프리 코스를 100회 이상 완주한 유저 중 1명을 추첨해 실제 차량을 제공한다. 필요 조건에 과금은 없다. 최대한 많은 유저가 쏘나타 차량을 경험하게 하고, 게임 접속자도 늘리도록 하는 일거양득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이벤트 기간 동안, 제휴 카트를 얻은 유저는 약 290만 명이다. 자동차 일회성 마케팅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많은 숫자다.

게임이 현실 오브젝트와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업체와 유저가 모두 만족하는 선에서 마케팅 사업의 순환이 만들어진다. 주목받기 시작하는 신규 모델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까. 그 영역은 이미 어느 정도 우리 옆으로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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