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화는 호기심과 걱정을 함께 가져온다. 지스타의 변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스타 2020은 19일, 사상 최초 온라인 중심으로 개최된다. BTC 방송무대와 스튜디오는 예년처럼 벡스코에 설치하지만, 일반 관객 입장은 받지 않고 방송 송출에 쓰인다. B2B 비즈매칭 역시 비대면 화상미팅으로 전면 진행한다. 사실상 모든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제공된다.

시간은 촉박했다. 전환은 9월 확정됐고, 참여 게임사가 모두 정해진 시기가 불과 지난달이다. 온라인 게임쇼 개최 경험이 없었기에 매끄러운 진행의 우려도 나온다. 일부 잃는 것이 있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은 있다. 지스타 2020은 크게 3개 과제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1. '신작'을 '기대작'으로 각인시키기

재료는 갖춰졌다. 메인 스폰서는 MMORPG 미르4 출시를 앞둔 위메이드. 그밖에 넥슨,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크래프톤, 컴투스 등 게임사가 자리잡았다.

모바일 확일화 현상도 완화됐다. 엘리온과 블레스 언리쉬드가 PC 플랫폼으로 참여하고, 네오위즈는 추가로 자사가 퍼블리싱하는 스팀 인디게임 6종을 선보인다. 넥슨이 공개할 신작 중에서도 KOG가 개발한 PC 온라인 액션게임 커츠펠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신작을 지스타 화제성에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유저가 직접 시연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저들이 시연 이후 솔직한 감상을 공유하고, 이를 피드백 삼아 신작 완성에 반영하는 패턴을 활용해왔다.

이제는 시연 영상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대작 그래픽이 아닌 플레이 중심 게임들은 불리할 여지가 있다. 현장 시연과 분위기를 통한 화제몰이가 막힌 지금, 신작을 향한 기대를 어떻게 불러올 것인지가 지스타와 게임사들에게 남은 최중요 과제다.

2. '영상 콘텐츠'에 시청자가 몰려들 것인가

'보는 게임'의 존재감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게임 실황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어느새 '하는 게임'의 지형까지 뒤흔들 정도가 됐다. 올해 역시 지스타에 참가한 게임사들은 다양한 유명인을 초청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이 공격적이다. 지스타TV에서 침착맨과 따효니 등 인기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주말 2회에 걸쳐 엘리온 원정대를 방송할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 관련으로는 에릴리, 우기 등 여성 연예인을 함께 출현시켜 맞춤형 방송 공략에 나선다.

2017년을 기점으로 지스타 주요 부스 프로그램은 게임 관련 인플루언서 출연을 중심으로 구성되기 시작했다. 최신 수요에 걸맞는 행보였다. "유명 인터넷 방송인을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지스타의 새로운 경쟁력이 됐다.

올해는 직접 만날 수 없다. 여타 인터넷방송과 같은 조건에서 영상노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아무리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송해도, 내용에서 재미가 떨어지면 시청자들이 클릭 한번에 채널을 바꿀 수 있다. 게임사들이 신작을 둘러싼 콘텐츠 구성에 얼마나 센스를 발휘했을까. 시험의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3. 내년, '지속 가능'한 지스타의 희망 제시

지스타는 매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관객은 늘었지만 할 것이 없다는 불만도 함께 늘었다. 이벤트 관람과 참여가 풍성한 대신, 게임 기대감은 제자리에서 맴돌았다.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세상을 바꾸었다. 게임계 프로모션에도 언택트 시대가 왔다. 올해 지스타가 유저에게 만족을 주는 온라인 관람 체계를 완성한다면, 이후 쌍방향 콘텐츠로 더욱 풍성해진 체험 기회를 유저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온라인 개최는 시험대인 동시에 기회다. 지스타 2020의 현장 관람객은 0이지만, 시청자는 얼마든 늘어날 수 있다. 내년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지스타가, 동시에 게임계가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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