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흔적은 보인다. 하지만 짧은 준비 시간에서 보완점들이 나타났다.

지스타 2020은 온라인 중심 운영으로 19일 개막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다. 방송을 위한 스테이지와 기업 부스는 벡스코에 설치됐지만, 일반 관람객 입장은 받지 않았다. B2C 콘텐츠는 모두 방송을 통해 소비됐다.

비대면 게임쇼는 올해 전세계 트렌드가 됐지만, 빠르게 준비하지 못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을 발표한 시기는 지난 9월 말. 6월 온-오프라인 병행을 발표한 뒤 다시 바뀐 방침이다. 게임사 참가도 급하게 이루어졌고, 방송 홍보 시간도 부족했다. 

19일 지스타 1일차는 낮 개막식부터 시작해 네오위즈 쇼케이스가 끝나는 밤 11시까지 방송됐다. 주요 채널은 트위치 지스타TV. 갖은 악조건 속에서 준비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프로그램 구성은 발빠르게 갖춰진 모습이다.

시청자 호응이 가장 큰 프로그램은 인디 쇼케이스였다. 개인개발자 및 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도 이목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실시간 소통이 핵심 강점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게임쇼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일깨워준 모습이다.

이성훈 캐스터와 최시은 아나운서가 MC를 맡아 생방송으로 게임 영상을 소개했고, 실시간 채팅을 직접 보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각종 애드립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평일 낮 시간이고 유명인이나 유명 게임이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5천명이 넘는 실시간 시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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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운 진행이나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쌍방향 소통이 배제된 게임사들의 프로그램 구성도 지적 중 하나다.

지스타 1일차에서 주요 신작 대부분은 정보 공개를 마쳤다. 그러나 사전에 촬영된 쇼케이스를 송출하는 선에서 그쳤고, 유저의 추가 의문을 풀어줄 시간도 마련되지 않았다. 게임에 따라서는 과거 공개된 영상된 그대로 재방송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쇼에서 미출시 신작은 시연이 불가능하다. 유저의 관심이 실제 플레이 모습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웠고, 쇼케이스 중에도 플레이 화면을 좀 보여달라는 불만이 다수 제기됐다. 5분이나 10분 정도라도 실제 시연을 해나가는 모습이 등장했다면 유저 궁금증은 해소될 수 있었을 것이다. 

지스타측의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음향 문제는 꾸준한 불만이 제기됐다. 생방송 현장이나 영상을 송출하는 과정 모두에서 음질이 불안정해 몰입이 쉽지 않았다. 특히 모바일로 트위치에 접속할 경우 사운드 문제가 더 크게 발생했다.

방송사고 역시 잦았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쇼케이스에서는 중요한 내용에서 화면 한가운데에 윈도우 메뉴가 긴 시간 켜지고, PC 효과음도 여러번 들리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쇼의 메인은 주말 시간이다. 아직 넥슨의 신작 쇼케이스도 남았고,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출연해 유저 친화적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코스프레 어워즈와 e스포츠 등 볼거리도 주말 양일에 걸쳐 이어진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지스타는 이제 온라인 첫경험을 겪었다. 시행착오를 데이터 삼아 세밀한 방송 진행을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 올해 지스타에서 온라인은 게임쇼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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