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의 협곡 생태계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소외받던 탱커 챔피언들이 프리시즌을 기점으로 OP 대열에 합류했다. 

그중 아무무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정글 챔피언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승률은 1위까지 상승했고 100위권에 머무르던 밴률 또한 6위로 급등했다. 몇몇 챔피언들이 개편으로 전성기를 맞은 바 있지만 이처럼 직접적인 리워크 없이 반등한 사례는 드물다. 

아무무의 57%가 넘는 평균 승률은 챌린저부터 언랭크 티어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아무무를 플레이했을 때, 실력과 관계없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 

말파이트, 쉔, 오른, 마오카이도 유망주로 떠올랐다. 브루저에게 입지를 빼앗겼던 이전 시즌과 달리, 픽률과 승률 모든 수치에서 다른 탑 챔피언을 압도한다. 몇 시즌 만에 주력 라인으로 다시 돌아온 챔피언들이 협곡의 격변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프리시즌에서 챔피언과 협곡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티어 구도가 바뀐 데에는 대규모 아이템 개편이 주요했다. 과거 메타를 주도했던 불타는 향로와 룬 메아리처럼 새로운 아이템과 탱커 챔피언들의 상성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중 태양불꽃방패는 탱커 챔피언에게 필요한 모든 능력치를 가진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불꽃망토 시절과 달리 체력과 방어력, 마법 저향력, 스킬 가속 능력치 모두 올려주는 만능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특히, 챔피언 주위에 지속 피해를 입히는 ‘불사르기’ 효과는 라인전을 넘어, 딜 교환에서 위력을 발휘할 정도로 강력하게 바뀌었다. 

챔피언과 에픽몬스터에게 불사르기 피해를 입히면 최대 6회까지 스택을 쌓을 수 있는데, 스택이 높을수록 피해량도 늘어난다. 모든 스택을 쌓았을 경우에는 해당 효과를 일반 공격에 묻혀 추가 광역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불사르기는 과도하게 강력한 효과로 인해, 몇 차례 너프를 받았지만 태양불꽃방패는 여전히 탱커 계열 신화 아이템 중에서 높은 입지다. 

아이템이 등장한 이후 상대에게 싸움을 먼저 걸 수 있는 오른, 쉔, 마오카이, 말파이트의 평가가 크게 올랐으며, 올라프, 볼리베어, 트런들 등 스택을 빠르게 쌓고 스킬 가속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챔피언도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됐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21일 개발자 블로그로 프리시즌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템의 위력이 지나치게 상승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으며, 향후 패치로 아이템의 선택지를 넓힐 계획이다. 현재 폭발적인 대미지로 대처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암살자 관련 아이템 너프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태양불꽃 방패와 악마의 포옹 등 탱커 아이템의 추가 너프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탱커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강력하지만 대응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카운터 챔피언으로 카밀과 케일, 다리우스가 인기리에 기용되고 있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리시즌 협곡 생태계는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 변화가 컸던 탑, 정글 라인 구도도 나름의 상성 관계를 갖췄고 암살자 아이템 밸런스 조정으로 미드와 바텀 상황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티어 변화는 아이템 개편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동안 탱커 챔피언은 아쉬운 라인전 능력과 스킬 구조로 외면 받았으나, 아이템 개편으로 능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탱킹과 딜링 모두 가능한 잠재력은 OP 챔피언에게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커뮤니티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연구를 계속하는 가운데, 탱커 챔피언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향후 개발자 노트와 프로들의 플레이를 주의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