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던파 페스티벌(이하 던페)로 반등을 노린다. 

올해 던파는 흥행과 위기를 모두 경험했다. 여귀검사 진각성 업데이트로 거둔 성과와 의미는 소위 ‘궁댕이게이트’로 얼룩졌다. 이후 네오플 노정환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올리고 사건의 강경 대응과 운영 개선을 약속했으나, 이미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2020 던페는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는다. 개발자 노트가 8월에 업데이트 예고를 멈춘 이후, 처음으로 향후 방향성을 공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기존 콘텐츠 개편 계획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규, 복귀 유저의 선택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걸림돌이 된 진각성, 언제쯤 마무리될까?
첫 번째 진각성 업데이트로 거둔 성과는 기록적이었다. PC방 점유율은 업데이트 전주 대비 2배 이상 상승했으며, 복귀 유저 또한 4배 가까이 늘었다. 업데이트 첫날 접속한 유저의 50%이상이 여귀검사로 플레이했을 정도로 진각성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하지만 화제성은 오래가지 않았다. 몇몇 직업군의 아쉬운 스킬 모션과 일러스트 퀄리티, 기울어진 밸런스, 예측할 수 없는 업데이트 순서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기존 콘텐츠 개편이 필요한 가운데, 상당수 인력이 진각성 업데이트로 빠진 상황은 불안감을 키웠다. 

업데이트 주기를 감안하면 모든 캐릭터 진각성은 2021년 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유저들이 기다리는 소식인 만큼 다음 진각성 캐릭터와 밸런스 조정 방향, 업데이트 일정 등은 던페에서 공개됐을 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골인 지점이 필요한 장비, 탈리스만 파밍
100제 에픽 장비와 탈리스만은 레이드 입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다. 장비에 따라 대미지와 회복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특정 무기와 신화 방어구, 탈리스만 보유 여부가 공격대의 기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수집 과정은 쉽지 않다. 에픽과 신화 장비는 업그레이드 장비를 제외하면 특별보상과 지혜의인도에서 무작위로 드랍된다. 탈리스만 역시 합성 결과가 무작위로 나오다 보니, 파밍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신화 장비는 정가 구매가 불가능한 구조와 장비간의 성능 차이로 논란에 섰다. 군신의 숨겨진 유산, 나락의 구도자는 졸업 세트로 환영받는 반면, 소위 ‘흐무시아’는 활용가치가 없는 세트로 인식된다. 

최고레벨 확장 당시 강정호 디렉터는 100제 에픽 장비 수집 기간을 95제와 비슷하게 예상했다. 하지만 신화 장비와 탈리스만 그리고 시로코 레이드 보상으로 현재 던파의 아이템 파밍은 ‘운빨’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장비 옵션의 형평성, 어떻게 맞출까?
강 디렉터는 지난 8월, 향후 주요 개발의 첫 번째 항목으로 장비 옵션 형평성 검토를 꼽았다. 최초 설계 당시에는 버려지는 아이템이 없도록 옵션을 배정했으나, 예상과 다른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에픽 2세트 효과와 신화 등급을 도입해 장비의 교복화를 방지하고자 했으나 상황은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특정 신화 장비는 캐릭터의 최고 성능을 뽑아내는 졸업 세트로 고착화됐다. 여기에 정가 구매가 불가능한 파밍 구조와 세트간의 성능차, 밸런스 조정의 부재가 겹치면서 장비 옵션 차이는 노력으로 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됐다. 

이에 강 디렉터는 장비 옵션 일부를 유저가 직접 변경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변화를 약속한 운영
궁댕이게이트는 그동안 쌓인 운영의 문제점을 폭발시킨 불씨였다. 사건 이전부터 매크로 답변과 낮은 퀄리티의 일러스트, 기울어진 밸런스 등이 개선점으로 지목됐고 던파는 패치 의도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피드백 요청을 일단락했다. 

사건은 노정환 대표의 사과문과 파격적인 보상 지급으로 마무리했지만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상당수 고레벨 유저가 아쉬운 운영을 이유로 이탈했고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는 등 하락한 게임의 이미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게임을 지휘할 디렉터의 공백 또한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다. 연말에 신규 레이드 공개가 예정된 상황에 디렉터의 부재는 유저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던파, 클로저스, 마영전, 카트라이더 등 넥슨의 게임 디렉터가 가지는 위상을 감안하면, 새로운 디렉터와 방향성 발표는 이미지 쇄신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2020 던페가 기대되는 이유
여러 문제를 직면한 현 상황은 2년 전 2018 던페와 비슷하다. 당시 강 디렉터는 무대에 올라 프레이-이시스 레이드와 검귀, 인챈트리스, 스위칭 장비 개편 등의 소식으로 콘텐츠 대격변을 예고했고 긍정적인 반응과 유저 복귀라는 성과를 함께 거뒀다. 

게다가 올해 던페는 유니버스와 멀티버스 콘셉트로 어느 때보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포함하고 있다. 다중 세계관은 신규 지역, 레이드와 함께, 던파 모바일의 설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사상 처음 2회 나누어 진행하는 축제는 기존 던페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던페는 20일과 26일, 2회에 걸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20일에는 업데이트 발표와 DNF F1 e스포츠 대회가 열리며, 26일 일정은 행사 첫날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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