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는 게임의 트렌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과거 연예인의 유명세에 기댔던 광고는 스트리밍 채널의 성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대도서관, 악어, 풍월량 등은 게임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섭외 경쟁은 치열해졌다. 연예인에 비해, 기반 지식을 갖춘 인플루언서들은 긍정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새로운 시도는 트렌드를 관통하는 주류로 자리 잡았다. 게임은 ‘하는’ 영역에서 ‘보는’ 영역으로 시장을 넓혔고 유명 인플루언서의 영상은 공식 트레일러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부터 어몽어스까지, 올해 수많은 게임들이 유명 인플루언서의 방송 여부에 따라 흥행과 역주행을 반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광고의 대표적인 장점은 지속성이다”라며 “영상 플랫폼 알고리즘 상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검색차트 상위권에서 이름을 꾸준히 노출시킬 수 있다”라고 알렸다. 

‘서로 손해를 보지 않는 시스템이다’라는 말도 있다. 영상이 오래되더라도 게임이나 인플루언서 한 쪽이 이슈화되면, 알고리즘에 따라 다시 인기순위에 오르니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게임을 쉽게 풀어주는 전문성도 장점이다. MMORPG처럼 코어 장르는 게임사가 익숙한 인플루언서에게 가이드 역할을 맡긴다. 유저와 함께 플레이하며 콘텐츠의 특징을 짚는 방송은 광고의 형식적인 멘트와 다른 신뢰도를 가진다. 

(출처: 난닝구 유튜브)
(출처: 난닝구 유튜브)

모바일 MMORPG를 서비스 중인 게임사 관계자 역시 진입장벽 완화를 인플루언서 광고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정 장르 전문 인플루언서 방송에는 해당 장르에 관심 있는 유저들이 모이기 마련이다”라며 “콘텐츠의 장점과 게임사 입장에서 전달하지 못한 정보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시장의 상승세도 인플루언서 광고 확장에 힘을 싣는다. KOTRA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시장 성장세를 2017년 20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 100억 달러 규모로 집계했다. 또한 온라인 광고를 막는 애드블록 상용화로 인플루언서 광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만큼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다수 인플루언서 광고는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에게 게임을 시키거나, 한 장소에 초대해 예능 형태의 방송을 진행하는데 그친다. 비슷한 틀에 많은 돈이 몰리면서, 인플루언서 광고는 빠른 속도로 식상해지고 있다. 

익숙함은 홍보 효과 하락으로 이어진다. 인플루언서 광고는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다.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특징부터 단점까지 솔직하게 짚는 과정은 연예인 광고와 다른 경쟁력이다. 

최근 유튜버를 중심으로 문제됐던 소위 ‘뒷광고’ 사태에 게임업계는 자유롭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발표하자, 수많은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영상에 유료 광고 태그를 내걸었다. 

신뢰도가 사라진 자리에는 몰개성만이 남았다. 전문성과 리얼리티도 희미해지고 있다. 시장에 비해 인재폭이 좁다 보니, 게임 전문 인플루언서가 아님에도 리뷰어로 활동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성비의 가치도 흔들리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유저가 모바일게임의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중복 응답)는 스토어 순위(40.5%), 친구의 추천(39.2%)이며, 인플루언서 광고는 3.4%에 그쳤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지스타 2020 또한 효용성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코로나19 여파로 게임사들은 유명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했지만 이슈를 만들지 못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유튜브로 다시 공개됐음에도 조회수가 100대에 머무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광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영상과 유저 수 증가의 관계성은 뚜렷하지 않다”라고 알렸다. 

향후에는 전문성과 구독자의 성향 등 확실한 타겟 설정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럴 마케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수박 겉핥기식의 광고는 어떠한 경쟁력도 없다. 최근 트렌드는 미르4 비곡점령전, 엘리온 차원포탈처럼 콘텐츠를 심도있게 조명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인플루언서의 성장세가 돋보였지만 한계 또한 뚜렷했다. 성과와 시행착오를 토대로 게임사와 인플루언서, 유저들이 모두 웃을 수 있는 공생관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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