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최고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라는 말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서비스 게임은 하향세를 그리지 않았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매출 최상단에 머물렀고, 장수 게임들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이끌었다. 자연스럽게 내년 출시될 신작들을 향한 기대감도 오른다.

엔씨의 기반 기술력은 모든 업계를 통틀어 손꼽히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인공지능, 서버, 클라이언트 개발, 음성인식 등 그중 인공지능 활용 분야는 빛난다. 2019년까지 인공지능 역량이 널리 알려진 시기라면, 2020년은 인공지능을 다방면으로 꽃피운 분기점이다. 

엔씨는 AI기술 태동기 무렵인 2011년부터 연구팀 설립을 시작했고, 매해 규모를 키워오면서 어느덧 인력이 200명에 달한다. AI와 NLP 2개 센터에 5개 연구소 규모다. 3년 전부터 인재 육성 프로그램 'NC Fellowship'과 지식 공유 컨퍼런스 NCDP를 개최하며 인공지능 토양을 다졌다.

10년의 노력은 만개하고 있다. 4월 선보인 머신러닝 기반 날씨 AI는 날씨 기사를 학습하고 기사 작성을 배워 자동으로 일기예보 기사를 송출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머신러닝 기반 자연어처리 기술이 미디어에 도입된 첫 사례다.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인공지능이 적극 활용됐다. 2020년 내내 신작이 없던 엔씨가 타 게임사들의 실적을 뛰어넘는 원동력이었다. 리니지2M은 필드보스가 AI 기반으로 행동하고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필드 변수를 창출했고, 블레이드앤소울 비무 AI로 밸런스 및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게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엔씨의 기술은 인공지능에서 끝나지 않았다. 작년 말 출시한 리니지2M의 롱런에는 기반 기술을 통한 안정적인 서비스가 큰 몫을 담당했다. 자체 플랫폼 '퍼플'을 통한 크로스플레이, 서버, 심리스 로딩과 충돌처리기술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리니지2M의 서버는 출시일부터 현재까지 어느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보였다. 출시 순간 엄청난 수의 접속자가 몰리며 새벽에 30여분 임시점검을 가진 것이 전부다. 대형 인원이 한 장소에 몰린 공성전에서도 서버 오류는 없었다. 

오픈월드의 심리스 로딩 구축 기술은 MMORPG에서 결정적 강점이다. 리니지2M은 모든 맵이 하나로 이어진 레벨디자인을 갖췄고, 순간이동을 사용할 때도 로딩이 필요없다. 섬세하게 구현된 충돌처리기술은 단체 전투에서 현실성을 높였다. 해당 기술들은 앞으로 출시될 모든 자사 게임에 적용하고 발전시킬 예정이다.

엔씨의 신기술 사업 확장을 상징하는 집약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와 금융 AI기술이다. 

유니버스는 K-POP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기는 올인원 플랫폼으로, 2021년 초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한다. 11월 12일 186개국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했고, 이미 100만명이 넘는 팬들이 참여했다. AI 음성 합성, 모션캡처, 캐릭터 스캔 등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한 색다른 즐길거리를 선보였다.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와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도 구성한다. 자사의 자연어처리(NLP) 기술과 협력사들의 금융 데이터를 접목해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AI PB(Private Banking)' 개발에 나선다. 금융 AI 기술 확보와 AI 경쟁력 고도화가 목표다.

게임의 개성과 재미 이전에 갖춰야 할 조건은 쾌적한 서비스 품질이다. 게임산업에서 기술력은 기본기다. 엔씨는 체급 차이를 입증했다. 그리고, 게임을 넘어 IT와 엔터테인먼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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